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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부산시장, 30년만에 형제복지원 인권유린 사건 사과

중앙일보 2018.09.16 16:01
오거돈 부산시장의 기자회견 도중 오열하는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 가족들. 황선윤 기자

오거돈 부산시장의 기자회견 도중 오열하는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 가족들. 황선윤 기자

오거돈 부산시장이 30여년 전 부산 사상구 주례동 형제복지원에서 일어난 인권유린 사건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공식으로 사과했다.
 
오 시장은 16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당시 부산시는 형제복지원에 대한 관리 감독 책임을 소홀히 해 시민 인권을 보호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형제복지원 사건으로 부산시장이 피해자에게 공식으로 사과한 것은 1987년 사건이 불거진 이후 30여년 만에 처음이다. 
16일 오후 오거돈 부산시장이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 시민 인권을 보호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30년 만에 피해자와 그 가족 앞에 사과하고 있다. 황선윤 기자

16일 오후 오거돈 부산시장이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 시민 인권을 보호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30년 만에 피해자와 그 가족 앞에 사과하고 있다. 황선윤 기자

 
오 시장은 “현재 국회 계류 중인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상조사와 피해보상을 위한 특별법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촉구한 뒤 “법률 제정 때까지 행·재정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특별법은 ‘내무부 훈령 등에 의한 형제복지원 피해사건 진상규명 법률안’을 말한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내무부 훈령 제410호에 근거해 1975년부터 87년까지 12년간 “사회적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명분으로 3000명 이상을 마구잡이로 잡아들여 강제 감금하고, 강제노역과 폭행·살인 등을 일삼은 인권유린 사건이다. 당시 정당 등의 진상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12년간 550여명 넘게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 모습.[연합뉴스]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 모습.[연합뉴스]

 
오 시장은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정한 해결은 국회에서 특별법이 제정돼 진상규명과 피해보상이 이뤄지는 것”이라며 “부산시는 국회에서 특별법이 조속히 제정될 수 있게 앞으로 지역 국회의원과 해당 상임위 위원들, 공동 발의한 의원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설명했다.   
 
형제복지원 사건이 불거진 이후 당시 박인근 원장은 1심 때 징역 10년형을 받았으나 대법원에서 특수 감금 혐의는 무죄, 횡령 혐의만 유죄가 인정돼 징역 2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형제복지원은 2014년 법인이 청산됐고, 당시 복지원 용지도 매각돼 아파트 등이 들어서 있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16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공사과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황선윤 기자

오거돈 부산시장이 16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공사과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황선윤 기자

 
하지만 이 사건 피해자들이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국회 등에서 농성을 하고, 국가인권위원회와 전국 사회복지 관련 단체가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면서 사건 진상 규명이 다시 공론화됐다. 해당 사건 수사검사였던 김용원 변호사는 “수사 과정에서 5공화국 정부의 외압이 있었다”며 진상규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 13일에는 대검 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송두환 전 헌법재판관)가 이 사건 무죄 판결의 유일한 근거가 됐던 내무부 훈령 제410호가 명백한 위헌·위법성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 검찰총장에게 대법원에 비상상고를 권고했다.
 
비상상고란 대법원 확정판결이 난 형사사건에서 법령위반 사항이 발견됐을 경우 검찰총장이 잘못을 바로잡아달라며 대법원에 직접 상고하는 조치다. 대검 개혁위원회가 1989년 7월 박인근 당시 형제복지원장의 특수 감금 혐의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 확정판결이 잘못됐다고 본 것이다.
 
형제복지원에 강제수용된 어린이들의 모습.[중앙포토]

형제복지원에 강제수용된 어린이들의 모습.[중앙포토]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종선 피해자 가족 대표는 피해 생존자 실태조사, 생존자 상담창구 개설, 진상규명 위한 특별법 제정·지원 등 11개 사항을 부산시와 정부에 요구했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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