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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이슈] 아줌마 옷 아니죠, 한층 젊어진 주름치마

중앙일보 2018.09.16 00:02
올가을 스타일에 포인트를 주고 싶다면 하나쯤 구비해 둬야 할 아이템이 있다. 바로 플리츠스커트다. 플리츠(pleats)는 스커트 등 의상에 아코디언 주름상자 모양으로 잘게 모를 내어 잡은 주름을 말한다. 흔하게는 규칙적인 모양으로 잘게 잡힌 주름치마를 떠올리면 쉽다. 전반적으로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올가을 클래식 아이템의 대명사인 플리츠스커트가 주목받고 있다. 조셉 2018 가을겨울 컬렉션으로 등장한 체크 패턴의 롱 플리츠스커트. [사진 조셉]

올가을 클래식 아이템의 대명사인 플리츠스커트가 주목받고 있다. 조셉 2018 가을겨울 컬렉션으로 등장한 체크 패턴의 롱 플리츠스커트. [사진 조셉]

플리츠 디자인을 의상에 적용한 대표적인 패션 디자이너는 일본의 이세이 미야케다. 이세이 미야케는 1992년 발표한 ‘플리츠 플리즈(Pleats Please)’ 컬렉션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기존에는 패브릭의 주름을 잡은 다음 디자인에 맞게 재단해 옷을 만들었다면, 이세이 미야케는 의상의 형태를 먼저 완성한 후 주름을 넣는 혁신적인 방식을 사용했다. 그러다 보니 아주 가는(micro) 주름을 다양한 소재와 컬러의 패브릭에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주름 의상이 고전적인 이미지를 주로 냈다면, 이때부터는 역동적이고 현대적인 느낌이 더해졌다.    
이세이 미야케의 플리츠 플리즈 2018 가을겨울 컬렉션. 선명한 컬러와 경쾌한 실루엣의 플리츠 아이템을 선보이는 브랜드로 유명하다. [사진 이세이 미야케 홈페이지]

이세이 미야케의 플리츠 플리즈 2018 가을겨울 컬렉션. 선명한 컬러와 경쾌한 실루엣의 플리츠 아이템을 선보이는 브랜드로 유명하다. [사진 이세이 미야케 홈페이지]

지난해부터 1990년대 플리츠 디자인이 다시 거리로 돌아오고 있다. 특히 폭이 넓은 주름보다는 이세이 미야케가 일찍이 선보였던 가는 주름(micro pleats)이 대세다. 폭이 넓은 주름보다 한층 어른스럽고 현대적인 느낌이 드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봄 공개된 2018 가을·겨울 컬렉션에서 이미 마이크로 플리츠의 인기는 예견된 바 있다. 발렌시아가를 필두로 랑방, 빅토리아 베컴, 아크네 스튜디오, 루이비통 등 다양한 브랜드에서 플리츠 디자인의 스커트와 원피스, 심지어 바지 등을 선보였다. 올가을에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플리츠 유행 대열에 합류한 모양새다. 자라, H&M 등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SPA 브랜드까지 마이크로 플리츠를 활용한 드레스와 튜닉, 스커트, 바지 등을 내놓았다.  
 
플리츠, 젊어지다
기존 플리츠 디자인의 의상들은 주로 중장년층 여성들의 전유물로 평가받아왔다. 정갈하게 잡힌 주름 디자인이 어딘가 우아하고 점잖은 느낌을 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유난히 젊어진 플리츠 의상들이 눈에 띈다. 반짝이는 메탈릭 소재의 플리츠스커트가 대표적이다. 걸을 때마다 광택이 돋보이면서 한층 역동적인 느낌을 낸다.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발망은 거의 발목까지 내려오는 긴 기장의 메탈릭 플리츠스커트를 스웨트셔츠나 편안한 실루엣의 티셔츠와 매치해 선보였다. 메탈릭 소재 덕에 출렁이는 주름의 흐름이 한층 강렬해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로우 클래식은 광택이 도는 가죽 소재의 플리츠스커트로 여성스러우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룩을 완성했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리드미컬하게 흩날리는 광택감 있는 주름 디자인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왼쪽부터 발망 2018 FW 컬렉션, 로우 클래식 2018 FW 컬렉션. [사진 각 브랜드]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리드미컬하게 흩날리는 광택감 있는 주름 디자인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왼쪽부터 발망 2018 FW 컬렉션, 로우 클래식 2018 FW 컬렉션. [사진 각 브랜드]

컬러 역시 젊어졌다. 주로 모노톤 혹은 자연스러운 뉴트럴 컬러로 여성미를 강조했던 것과 달리 발렌시아가와 발렌티노는 선명한 핑크색과 붉은색 플리츠스커트와 팬츠로 룩에 포인트를 줬다. H&M은 붉은색과 핑크가 뒤섞인 멀티 컬러의 플리츠스커트를 선보였다. 
가을이라고 해서 모노톤이나 뉴트럴 컬러만 생각해선 안 된다. 올가을엔 핑크, 레드, 바이올렛 등 선명한 컬러감의 플리츠스커트가 많이 등장했다. 왼쪽부터 발렌시아가, 발렌티노 FW 컬렉션. H&M은 두 가지 색을 연결한 멀티컬러의 플리츠스커트를 선보였다. [사진 각 브랜드]

가을이라고 해서 모노톤이나 뉴트럴 컬러만 생각해선 안 된다. 올가을엔 핑크, 레드, 바이올렛 등 선명한 컬러감의 플리츠스커트가 많이 등장했다. 왼쪽부터 발렌시아가, 발렌티노 FW 컬렉션. H&M은 두 가지 색을 연결한 멀티컬러의 플리츠스커트를 선보였다. [사진 각 브랜드]

모노톤이 아닌 체크무늬 혹은 기하학적인 무늬가 들어간 제품도 눈에 띈다. 빈폴레이디스는 클래식한 그레이 체크 소재의 플리츠스커트에 밑단 라인을 비대칭으로 디자인해 눈길을 끌었다. 끌로에 역시 밑단의 길이를 비대칭으로 재단한 플리츠스커트를 선보였다. 
햄라인(밑단)의 길이를 비대칭으로 디자인해 변화를 주기도 했다. [사진 끌로에]

햄라인(밑단)의 길이를 비대칭으로 디자인해 변화를 주기도 했다. [사진 끌로에]

 
얌전한 블라우스는 NG, 스웨트셔츠·운동화와 매치해라
무엇보다 젊어진 것은 플리츠 디자인의 제품을 입는 방식이다. 플리츠 아이템의 가장 큰 특징은 우아함이다. 스커트의 경우 걸을 때마다 리듬감 있게 찰랑거리는 주름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흐르는 듯한 유연한 실루엣도 장점이다. 스커트, 블라우스 등 플리츠 디자인이 적용된 아이템 하나만으로 전체 룩에 여성스러운 느낌을 배가시킨다. 때문에 플리츠 아이템을 여성스럽게만 연출하는 것은 지루해 보인다. 이번 시즌 플리츠 아이템이 유난히 현대적이면서도 젊어 보이는 이유는 이런 뻔한 매칭 방식을 지양했기 때문이다.  
플리츠스커트가 한층 젊어졌다. 캐주얼한 상의와 함께 매치하거나, 플리츠 스커트에 청바지를 덧입고, 원피스에 플리츠 팬츠를 더하기도 한다. 왼쪽부터 JW 앤더슨, 루이비통, 빅토리아 베컴 2018 FW 컬렉션. [사진 각 브랜드]

플리츠스커트가 한층 젊어졌다. 캐주얼한 상의와 함께 매치하거나, 플리츠 스커트에 청바지를 덧입고, 원피스에 플리츠 팬츠를 더하기도 한다. 왼쪽부터 JW 앤더슨, 루이비통, 빅토리아 베컴 2018 FW 컬렉션. [사진 각 브랜드]

먼저 거의 발목까지 오는 긴 기장의 플리츠스커트는 자칫 너무 얌전해 보일 수 있다. 이때 구원투수로 등장하는 아이템이 바로 부츠다. 플리츠스커트에 하이힐 대신 매끈한 다리 라인을 가리는 투박한 부츠를 신는 식이다. 통이 넓고 장식적인 카우보이 부츠를 매치하는 것도 색다른 느낌을 내는 방법이다.
플리츠스커트에 통이 넓은 부츠를 매치하면 색다른 느낌의 룩을 완성할 수 있다. [사진 보브]

플리츠스커트에 통이 넓은 부츠를 매치하면 색다른 느낌의 룩을 완성할 수 있다. [사진 보브]

부츠 대신 최근 트렌드로 떠오른 어글리 슈즈를 신는 방법도 추천한다. 여성미 넘치는 긴 기장의 플리츠스커트와 아빠의 운동화 같은 투박한 스니커즈를 매치해서 극과 극의 아이템을 섞었을 때 각 아이템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고 매력은 돋보이게 하는 방식이다. 플리츠스커트와 어글리 슈즈를 매치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다소 투박하고 남성적인 라인의 레이스업 슈즈 정도로 플리츠스커트의 여성미를 중화시키는 것도 괜찮다.  
플리츠스커트에 어글리 슈즈 혹은 남성적인 실루엣의 레이스업 슈즈 등을 매치했다. 왼쪽부터 포츠1961, 스포막스 2018 FW 컬렉션. [사진 각 브랜드]

플리츠스커트에 어글리 슈즈 혹은 남성적인 실루엣의 레이스업 슈즈 등을 매치했다. 왼쪽부터 포츠1961, 스포막스 2018 FW 컬렉션. [사진 각 브랜드]

스웨트셔츠나 기본 티셔츠, 넉넉한 실루엣의 니트 스웨터 등을 더하는 것도 방법이다. 곧게 아래로 떨어지는 플리츠스커트 자체가 길고 가는 실루엣이기 때문에 상의는 다소 오버 실루엣으로 입는 것이 좋다.  
넉넉한 실루엣의 재킷이나 트렌치코트 등과 매치하면 감성적이면서도 세련된 가을 플리츠 룩이 완성된다. 왼쪽부터 빈폴레이디스, 리스의 2018 FW 컬렉션. [사진 각 브랜드]

넉넉한 실루엣의 재킷이나 트렌치코트 등과 매치하면 감성적이면서도 세련된 가을 플리츠 룩이 완성된다. 왼쪽부터 빈폴레이디스, 리스의 2018 FW 컬렉션. [사진 각 브랜드]

빈폴레이디스의 임수현 디자인 실장은 플리츠스커트를 오버사이즈 재킷이나 트렌치코트와 함께 입을 것을 제안했다. 임 실장은 “플리츠스커트에 풍성한 실루엣의 베이지색 트렌치코트 혹은 편안한 느낌의 울 소재 재킷 등을 더하면 한층 세련되고 감성적인 가을 스타일링을 연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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