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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몸이 마음을, 마음이 행동을, 행동이 결과를 바꾼다면?

중앙일보 2018.09.16 00:02
심리학자 에이미 커디의 파워 포즈…“자세의 변화가 강력함 힘 발휘”
 
세계적인 심리학자 에이미 커디. / 사진:에이미 커디 트위터

세계적인 심리학자 에이미 커디. / 사진:에이미 커디 트위터

2012년 자신감을 주는 자세(power posing)에 대한 한 여성의 이야기가 큰 인기를 끌었다. 그 이후 많은 사람이 그녀의 주장을 사기라며 반박한다. 논문에 참여했던 동료 교수까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이야기라며 믿을 수 없다는 이야기라고 했다. 이에 대해 그녀는 재반박을 하는 등 논란이 가중됐다.
 
“몸이 신체를 지배할 수 있죠. 우리가 우리의 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강한 자세를 취함으로써 강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거예요.”
 
그녀의 주장은 사기? 
누구의 말이 맞는지를 떠나 우울증이 많은 세상에서 우리의 몸과 신체를 제대로 생각해보는 것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손동작을 크게 하고 일부러라도 기쁘게 행동하려는 자세가 우울증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연구에 회의적인 학자들은 더 많은 증거를 제시하며 반박할 수도 있겠다. 여하튼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우리가 2분 동안 평소의 자세를 바꾼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그렇게 한 여성이 강연을 시작한다. 자신의 몸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알고 있을지 무척 궁금하다. 건강만 생각하지 사실 자기가 평소 어떤 모습을 하는지 거의 무심할 때가 많지 않나. 지금 그녀의 강연을 듣고 있는 사람들을 보자. 누구는 구부정하거나 웅크리고 있다. 또 누구는 다리를 꼬기도 하고 다리를 감싸기도 한다. 몸을 뒤로 젖히고 있는 사람도 눈에 띈다. 강연을 떠나 우리의 평소 자세를 한번 살펴보자. 걸을 때 보폭이나 팔을 흔드는 높낮이는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큰 액션을 취하면서 가끔 일부러 팔을 활짝 펼쳐 보이기도 한다. 자신감을 표출하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 만약 우리의 몸의 자세를 약간 변화시키는 게 삶에 큰 변화를 준다면 우리는 그녀의 말에 혹할 수 있을 것 같다. TED 강연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사 중 한 명이자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인 그녀의 이름은 에이미 커디다.
 
“내가 사람들에게 우리의 몸이 마음가짐을 바꿀 수 있고, 우리의 마음이 행동을 변화시키고 행동이 결과를 바꿀 수도 있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죠. ‘글쎄, 뭔가 속이는 것 같은데…’. 여러분은 어때요? 그렇게 생각하나요?”
 
그녀의 주장은 자세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조그마한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고, 그러한 변화가 모이면 더 큰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일까라는 의심이 드는 게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오늘 당신이 웅크린 모습을 하고 있다면 그녀의 강연을 듣고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으로 변신해 보면 어떨까? 그녀는 누군가를 응원하는 노래를 들려주는 강연자로 나선 모습이다.
 
나를 점검하기 위해 자세부터 관찰 
우선 나를 점검하기 위해 자세를 한번 관찰해 보자는 그녀의 제의를 받아들여 보자. 돈 들이지 않고 동영상을 틀어서 그녀가 전해주는 삶의 특효약을 접해봐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인간의 소통은 언어적 요소가 30%, 비언어적 요소가 70%라니 외양, 신체적 행위, 제스처, 얼굴 표정, 시선 처리 등 비언어적 요소가 중요한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첫인상이나 당당함에 속기도 하지만 그게 판단의 기초로 작용하기도 한다. 누구는 소개팅에 가서 5초 만에 사람을 판단한다. 물론 그런 부분은 편견에 치우친 행동일 수도 있다. 하지만 몸의 표현에 따라 마음도 달라진다는 것은 옛 성인의 말과도 크게 다르지 않는 이야기다. 물론 마음 쓰기에 따라 몸의 변화도 나타날 수 있다. 그녀는 언어적 소통이 아니라 자신 혹은 타인과의 비언어적 소통의 중요성을 과학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내 말이 유효하다고 보는 이유는 많아요. 사회과학자들은 이른바 신체언어의 효과를 유심히 관찰하지요. 하긴 우리는 그러한 것으로 사람을 판단하거나 추론합니다. 그런 판단으로 사람을 고용하거나 승진시키거나 데이트 상대를 고른다면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닌가요? 어떤 연구자는 의사와 환자 간의 상호반응을 찍은 무음처리 동영상을 잠시 보고는 의사의 친절함을 판단합니다. 그리고 그가 소송을 당할 것인지 아닌지를 예측합니다. 이런 경우에 둘 사이의 상호반응만 중요하지 의사의 유능함은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누군가는 정치에 나선 후보의 얼굴 표정만을 초 단위로 보고 선거 결과를 점치기도 합니다. 디지털 세상에서 이모티콘을 잘못 사용하면 협상을 그르치는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다른 사람의 신체언어에 많은 관심을 가집니다. 비위를 맞추어야 할 때도 우리는 ‘척’합니다. 어쨌든 자신감에 넘친 얼굴을 하는 사람의 표정을 보면 신뢰가 가기도 하죠. 그렇다면 여러분은 스스로의 신체언어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나요? 나는 사회과학자로서 편견을 공부하고 힘의 역학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강하고 우월해지기 위한 비언어적 표현에 관심이 많아요. 인류의 오랜 역사 속에서 자신의 우월함을 보이려는 영장류의 신체언어는 늘 존재했습니다. 동물의 세계도 그러했고 인간의 세계도 그러했습니다. 스포츠 경기에서 승리하는 사람들의 자신감 어린 표정을 보세요.”
 
우리는 힘이 없을 때 얼굴을 푹 숙이거나 스스로를 감싼다. 우리 스스로 마음이 작아질 때 행동도 작아진다. 옆의 사람도 귀찮고 누군가와 부딪히기도 싫다. 동물이건 사람이건 마찬가지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누군가가 힘이 너무 세면 우리는 위축된다는 것이다. 당당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반대가 되기 쉽다. 상대의 당당한 모습이 자신에게 거울로 투영되는 것이 아니라 반대가 되어 위축되는 경향이 강하다. 그것은 사람의 심리를 반영하는 것이 아닐까? 경쟁 사회에서 내가 좀 뒤쳐지는 느낌이 들었을 때 ‘아니 괜찮아, 다음에 잘 할 수 있어’라고 자신에게 최면을 걸고 큰 액션을 그리는 비언어적 행동을 취한다면 상대는 당신을 달리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나는 사람들의 행동을 학교 수업시간에 지켜봅니다. MBA 학생들은 대개 힘으로 가득 찬 행동을 보여줍니다. 무엇이든 잘하고 자신감에 가득 찬 알파걸 알파남이라고나 할까요.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교실에 들어와서 정중앙에 앉으며 기지개를 크게 켜고 손도 크게 올려 질문을 하고 그래요. 그런데 다른 학생들을 보면 들어와서 그들과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을 많이 목격합니다. 얼굴 표정도 그렇고 신체 언어가 작아요. 손도 높이 올리지 않죠. 물론 남녀 간의 차이도 있어요. 여성은 남성보다 힘이 덜 세잖아요. 그래서 작은 행동을 하는 경우가 남성보다 흔하죠. 이게 문제되는 것은 수업 참여율과 관계되는 겁니다. MBA 학생들 성적을 낼 때 참여율을 고려하는데, 남녀의 성향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니 고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성향을 숨기고 이른바 ‘척’해보면 어떨까? 안면몰수하고 큰 목소리로 큰 행동으로 의기양양한 척 여학생들이 행동을 하고 수업에 대한 참여를 높여야 하지 않을까? 커디 교수는 그 ‘척’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 ‘척’하다 보면 요령이 트이고 그게 태연한 행동이 될 때가 되면 더 이상 척하지 않아도 되고 마음이 편안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것이다. 그녀는 버클리 대학교의 한 교수와 이에 대한 실험을 하고 그것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 행동이 마음을 지배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힘 있는 척하는데 호르몬이 바뀐다면?
에이미 커디는 마음이 몸을 바꾸듯 몸이 마음을 바꾼다고 주장한다. / 사진:에이미 커디 트위터

에이미 커디는 마음이 몸을 바꾸듯 몸이 마음을 바꾼다고 주장한다. / 사진:에이미 커디 트위터

“나 자신을 최고로 이끌기 위해서는 프레전스(presence)가 중요합니다. 프레전스란 자신의 진정한 생각·느낌·가치·잠재력을 최고로 이끌어낼 수 있도록 조정된 심리상태입니다. 하루 종일 프레전스를 켜놓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자신을 드러내야 하는 결정적인 순간에 그 상황과 자기 자신을 연결해야 될 때 ‘프레전스’를 아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결과에 연연해하지 않더라도 결과가 좋을 수 있죠. 내가 강력한 존재란 걸 느끼기 위해, 여기서 나를 최고로 이끌기 위해 우리를 조금 속이는 겁니다. 아주 최소한의 노력으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팁이 바로 자세의 변화입니다. 몸이 바뀌면 나를 지배하는 생각도, 마음도 변한다는 것이죠. 어깨를 펴고 팔을 벌리는 자세만으로도 당신의 호르몬이 바뀌고 실제로 자신감이 가득 차게 됩니다. 자신의 힘을 가장 잘 발휘해야 하는 순간마다 자세를 만들어 보세요, 내가 있는 그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 될 때까지 그런 ‘척’을 하세요. 언젠가 그렇게 되어 있을 겁니다.”
 
우리의 마음이 좋지 않을 때 신체에 변화가 오는 것은 당연하다. 그 경우에도 괜찮은 ‘척’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대개 힘이 있는 사람들은 단호하고 자신감이 넘치고 낙천적이다. 게임에서 승리하는 기분이 든다. 위험도 감수하는 경향이 짙다. 이런 사람에게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많이 분비된다. 반대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분비되는 코르티졸은 그다지 분비되지 않는다. 이 역시 실험으로 입증됐다. 얼굴 표정 변화나 역할 변화라는 작은 조작을 통해서도 호르몬 분비의 변화를 감지하는 실험으로 입증한 것이다. 2분 간의 자세 교정이 우리에게 더 힘이 센 느낌을 준다는 것을 실험으로 보여줬다. 행동이 위험을 수용하는 능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실험도 했다. 힘이 센 경우 내기나 도박을 할 확률이 훨씬 높았다. 누군가는 그녀가 사기를 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확실한 증거를 제시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그녀의 강연이 상당히 인기 있다고 정당화 되는 것은 아니나 사실 그녀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 보면 사람들이 감동을 받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녀는 교통사고를 크게 당한 후 누구보다 똑똑했던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힘들어했다. 남들보다 4년이나 늦게 대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원 과정 중 ‘난 여기에 있을 자격이 있는가’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더 이상 학업을 할 수 없어서 그만두려고까지 했다.
 
“프린스턴 대학교 1학년 때 나는 20명의 학생들 앞에서 20분 간 발표를 하게 되어 있었어요. 나는 너무 두려워서 교수님께 전화를 걸어 그만 두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교수님께서 ‘그만두지 않을 거야. 나는 너에게 내기를 할 거야. 넌 그곳에서 머물고 임무를 완수하는 너 자신을 보게 될 거야. 너는 잘하는 척하면 돼. 공포에 질려도 마비가 오는 것 같아도 그냥 하고 또 해.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정말 잘하고 있을 거야’.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지도교수님의 말씀 덕분에 그렇게 될 때까지 노력하고 정말로 그렇게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그녀는 ‘내가 이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인가’ ‘과연 내가 이걸 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저 멀리 가고 자신에 찬 자신이 남은 것을 발견했을 때 얼마나 기뻤을까? 그녀는 하버드대학 교수가 되어 있고 더 이상 나는 이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라는 말을 내뱉지 않게 된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는 우리는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어보는 삶을 살아 보면 어떨까 생각하게 된다. 나는 할 수 있어. 그렇게 내 행동에 최면을 걸고 스스로를 응원하는 것이다. 물론 노력하지 않고 긍정의 심리만 가져서 해결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 노력하면서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 행동을 동시에 해보라는 것이다. 커디 교수는 실제로 이를 하버드에서 목격했다.
 
“하버드 대학에서 첫해를 거의 끝내는 시기였어요, 한 학기 동안 수업에서 한마디도 하지 않은 학생이 있었죠. 내가 그랬어요. 수업에 참여하지 않으면 과목 이수 통과가 어렵다고요. 그 학생이 내 사무실에 왔어요. 사실 나는 그녀를 전혀 모르고 있었어요. 그녀는 완전히 패잔병처럼 하고 와서 내게 말했죠. ‘나는 이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닌 것 같아요’. 그 순간 뭔가 나를 친 느낌이 들었어요. 그건 과거의 나의 모습이잖아요. 나는 두 가지를 느꼈어요. 더 이상 내가 그런 생각을 안 한다는 것과 그녀가 나처럼 ‘척’하면서 살면 그녀 역시 나처럼 될 수 있다는 것을요. 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말했어요. ‘너는 여기 어울리는 사람이야. 내일 너는 ‘척’하는 거야. 그러면 너는 힘을 얻게 될 거야. 교실로 가서 최고의 의견을 내는 거야’. 정말 그녀는 최고의 의견을 냈습니다. 사람들은 그녀를 쳐다보게 되었습니다. 몇 개월 후 그녀는 나를 찾아왔어요. 나는 그녀가 한 번 성공하려고 ‘척’하지 않았고 완전히 숙련될 때까지 ‘척’했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래서 그녀에게 다시 말했어요. 그래 네가 완전히 그렇게 될 때까지 충분히 ‘척’해. 그리고 그것을 내면화해서 너의 것으로 만들어.”
 
2분의 기적을 공유하는 아름다운 마음
그녀의 논리에 대한 이견 여부를 떠나 ‘척’해보는 것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통계적 측면에서 과학적 정밀성을 차치하고 그렇게 행동해 보는 게 나쁘지만은 않아 보인다. 객석에서 많은 사람이 박수를 친다. 강연은 클라이맥스로 치닫고 그녀는 마지막 말을 남긴다.
 
“2분입니다. 다음의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에서 여러분은 ‘척’하세요. 엘리베이터에서든 화장실에서든, 문을 잠그고 책상에서든. 그렇게 여러분 뇌에 최면을 거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테스토스테론은 올라가고 코르티졸은 내려갑니다. 절대 그 상황을 모면하려고 하지 마시고 맞이하세요. 자, 이제 여러분에게 부탁할 것이 있습니다. 우선 힘을 과시하는 포즈를 취하시고요. 내가 말씀 드린 과학을 공유하세요. 이 쉬운 것을 여러분들은 많은 사람이 알게 해야 합니다. 세상에는 자원도 기술도 지위도 힘도 약한 사람이 너무 많아요. 이 교훈을 나누어 주세요. 그들이 힘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부탁합니다. 그들에게 몸과 프라이버시, 2분이 있으면 됩니다. 그 2분이 그들의 삶의 결과를 크게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독일의 철학자 발터 벤야민은 그의 예술이론에서 ‘아우라’라는 말을 사용했다. 예술작품에서, 흉내 낼 수 없는 고고한 분위기를 이르는 말이다. 사람에게도 그런 아우라가 있다. 벤야민은 아우라를 ‘유일하고도 아주 먼 것이 아주 가까운 것으로 나타날 수 있는 일회적인 현상’이라고 정의했다. 그렇게도 먼 것이 친숙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은 ‘시간과 공간의 기이하게 얽힌 짜임’에 기인한다.
 
사실 원과 근은 서로 상반되는 개념이고, 먼 것은 접근할 수 없는 본질이 있다. 벤야민은 원과 근의 동시성, 그 유착을 인식하고 경험하고자 했고 이로 인해 나타난 것이 아우라다. 당신이 어느 연예인을 좋아한다고 하자. 그녀 혹은 그에게서 ‘감히 다가갈 수 없는 아우라’를 느낄 수 있다. 그런데 그 아우라가 연예기획사든 본인이든 자기 최면과 수많은 노력 끝에 ‘척’의 결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그 ‘척’하는 행위는 완전하게 될 때까지 그만 두어서는 안 된다. 오늘 아픈 당신에게 누군가 응원을 하고 있다. 나쁜 의미로 ‘척’하는 것은 좋지 않으나 본인에게 최면을 거는 ‘척’하기는 어쩌면 자신을 응원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어서 해롭지 않다. 남을 해치려고 ‘척’하는 것이 아니기에 남과 척이 질 이유도 없다. 이별을 하는 연인의 경우 아픈 척하지 않을 수 있다. 돌아가서 눈물을 엄청 흘릴 수도 있다. 갑자기 ‘척’ 이야기를 하니 그런 슬픈 마음이 든다. 그리고 애써 태연한 ‘척’하려는 노래가 생각난다. 마이클 런스 투 록(Michael Learns To Rock)의 25분(25minutes)을 잠시 감상하며 우리를 응원하는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자.
 
‘난 교회 앞에 서있는 그녀를 찾았지. 내가 유일하게 찾아보지 않았던 그 교회 말이야.
 
그녀는 웨딩드레스를 입고 정말 행복해 보였어. 그러나 그녀는 이런 말을 하면서 울었지.
 
아. 난 늘 당신의 키스를 그리워했지만. 이번 25분은 너무 늦었습니다. 비록 당신이 날 찾기 위해 먼 길을 달려왔지만, 미안해요. 25분은 너무 늦었어요.’
 
헤어진 사랑하는 연인을 방방곡곡 찾았는데 유일하게 찾지 않은 교회에서 그녀는 결혼식을 올리고 있었다. 25분 늦었다면서. 어쩌겠나. 그녀의 행복을 바라는 척해야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아닌가. 이제 2분의 연습으로 우리는 이별의 상처를 극복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때로는 ‘척’하지 말자.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슬플 때는 엉엉 울어 버리고 화날 때는 집에 가서 샌드백을 실컷 두들겨 보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의 얼굴 사진을 보면 눈가와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하다. 수수한 옷차림의 메르켈 총리든 화려한 옷차림으로 유명한 메이 총리든 주름살은 동일하다. 누군가는 ‘국민 앞에 나서는데 보톡스로 주름을 줄이지’라고 할 수 있다. 리더의 얼굴에 새겨진 주름은 그가 타인의 감정을 느끼며 살아왔다는 ‘아름다운 증거’로 해석할 수 있다. 보톡스로 주름을 펴면 국민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능력이 손상될 수 있다는 주장이 그래서 제기된다. 보톡스 맞고 젊은 척할 수 있지만 자연 그대로 보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에이미 커디는 말한다.
 
“당신의 눈가 주름을 친절하게 대하라. 잔주름도 당신을 친절하게 대할 것이다. 또 그 잔주름은 당신이 한결 쉽게 다른 사람들을 친절히 대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줄 것이다.”
 
“당신의 눈가 주름을 친절하게 대하라” 
주름을 없애겠다고 감정을 메마르게 하는 실수는 하지 말라고 그녀는 권한다. 다만 우리는 가치 있는 일에는 ‘척’할 필요가 여전히 있다. 그러면 당신의 호르몬이 조절되고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오늘도 당신을 응원하는 누군가의 노래가 있어 행복한 시간이다. 그런 최면은 단꿈을 꾸게 하는 특효약이다.
 
- 조원경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심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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