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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필사 안하면 안마봉으로 때려” 엄마와 선교사 징역

중앙일보 2018.09.15 14:17
[사진제공=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사진제공=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미국인 선교사와 함께 10대 딸을 안마봉과 드럼 스틱으로 수십차례 때린 40대 엄마 A(45)씨가 징역을 선고받았다. 선교사 B(53)씨도 같은 수준의 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4단독 정원석 판사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발 방지 프로그램 수강을 명령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2016년 3~11월 인천시 연수구 B씨 자택 등지에서 안마봉과 드럼 스틱으로 딸 C(16)양을 수십차례 때려 학대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학대에 가담한 B씨도 쇠로 된 50㎝ 길이의 피리로 C양의 몸을 수십 차례 때린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딸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행했다. 허락을 받지 않고 대안학교 친구에게 연락하거나 말대꾸를 한다는 등의 이유였다.  
 
또, 하루 20장씩 성경 필사를 하지 않으면 안마봉으로 마구 때렸다. A씨가 딸에게 성경 필사를 강요한 기간은 그해 8~11월인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2015년 7월 같은 종교를 믿는 A씨를 알게돼 A씨의 부탁으로 C양의 교육에 동참하며 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C양은 지난해 2월 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이들의 학대를 신고했다. 그는 학대 신고를 한 뒤에도 A씨에게 뺨을 맞기도 했다.
 
정 판사는 "피고인들은 피해자를 대상으로 일종의 의식에 가까운 징벌을 했다"며 "경미하거나 개선할 수 있는 일탈을 가혹하게 응징했고 정당한 훈육의 테두리를 벗어난 신체적 폭력을 행사했다"고 전제했다.
 
이어 "어린 시절 부모 등으로부터 빈번하게 학대받은 경험은 성장과 발달에 직접 악영향을 끼치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자아에 고착된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다"며 "피고인들에게 재산형에 그치는 처벌을 하면 형벌의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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