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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중개업소 “매수 문의 뚝 … 거래 절벽 심해질까 걱정”

중앙선데이 2018.09.15 01:00 601호 2면 지면보기
SPECIAL REPORT 
중개업소가 밀집한 서울 강남의 상가는 부동산 발표 직후 고객 발길이 끊겨 고요했다. [뉴스1]

중개업소가 밀집한 서울 강남의 상가는 부동산 발표 직후 고객 발길이 끊겨 고요했다. [뉴스1]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이 나온 다음날인 14일. 부동산 중개업소 50여 곳이 몰려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단지 내 상가는 차분한 분위기였다. 중개업소엔 전화벨 소리만 간간이 울리고 방문자는 거의 없었다. 이기충 대왕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가 지금보다 얼마나 늘지, 집을 팔아야 할지 묻는 집주인 전화만 올 뿐 매수 문의는 끊기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강력한 부동산 대책에 서울 강남권 주택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섰다. 집주인과 매수 희망자 모두 ‘시장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세금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급매물이 나오거나 호가(부르는 값)가 떨어지진 않고 있다”며 “양도소득세가 무겁고 임대사업자 등록을 많이 한 상황이라 매물이 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집을 팔기보다 임대사업자 등록이 늘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정부가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에서 신규로 집을 사 임대 등록하는 경우 양도세를 중과하는 등 세제 혜택을 축소했지만, 기존에 보유한 주택(전용면적 85㎡, 공시가격 6억원 이하)을 등록할 땐 종전 혜택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종부세는 세대별 합산이 아닌 인별과세여서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부부 공동명의 전환이나 증여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매수 희망자도 ‘눈치 보기’ 중이다. 서초구 잠원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어제 집을 사려다 주택 구매를 보류한 사람도 있다”며 “가격이 좀 내려가면 집을 사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변 중개업소들은 매수·매도 호가 차이로 ‘거래 절벽’이 심해질까 봐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이달 중 가동되는 ‘주택임대차 정보시스템(RHMS)’의 실체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토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이달 안에 이 시스템을 가동해 임대차 시장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세청의 주택 임대사업자 등록 같은 임대차 계약 정보와 국토부의 건축물대장, 행정안전부의 재산세 대장 정보가 통합 관리되는 게 특징이다. 이 시스템이 운영되면 다주택자의 주택 보유 현황과 임대 수입 현황 등을 샅샅이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미등록 임대사업자의 임대소득 현황도 추적할 수 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3일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임대차주택 정보시스템이 가동되면 거의 완벽하게 투기수요와 실수요를 구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도곡PWM센터 PB팀장은 “정부가 임대시장 통제권을 쥐겠다는 것”이라며 “다주택자의 숨겨졌던 임대소득이 드러나 과거에 내지 않았던 세금을 추징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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