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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字, 세상을 말하다] 淸廉<청렴>

중앙선데이 2018.09.15 01:00 601호 34면 지면보기
반듯한 건축물은 우람하고 멋지다. 그래서 사람의 성정(性情)을 그에 빗대 표현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 대표적인 단어 중 하나가 청렴(淸廉)이다. 앞 글자는 ‘맑은 물’을 표현한다. 다음 글자 廉(렴)이 집을 지을 때 건물의 가장자리인 ‘변(邊)’을 가리키는 명사다. 번듯한 건물의 가장자리는 곧아야 한다. 직선으로 옳게 뻗어 있어야 다른 요소들이 엉키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휘어지면 건물 전체가 일그러진다. 따라서 건물의 정각(正角)을 잡아주는 ‘기준’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맑은 물’을 가리키는 淸(청)과 廉(렴)이 합쳐지면 뜻은 더 청아해진다. 깨끗하고 맑으며 반듯하고 곧다는 뜻이다. 그 변이 모아지는 구석이나 모퉁이를 한자로는 隅(우)라고 적는다. 이 隅(우) 또한 곧아야 한다. 그래서 생겨난 단어가 廉隅(염우)다. 올바른 행실, 깨끗한 몸가짐을 가리킨다.
 
세분하는 경우도 있다. 높은 공직에 오른 사람이 곧고 바름을 유지하면 廉(렴), 남의 재물을 엿보거나 받는다면 貪(탐)이다. 청렴한 관리는 염관(廉官) 또는 염리(廉吏)다. 그런 성정으로 공직에 올라 주변을 샅샅이 살펴 혼탁함에 물들지 않는 경우를 성어로는 청렴명찰(淸廉明察), 단어로는 염명(廉明)이라 적는다. 고도의 자기 절제가 따라야 생기는 덕목이다. 탐심에 욕심, 사리사욕(私利私慾)이 곁들여지면 결코 나올 수 없는 덕이다. 특히 많은 사람의 공익을 관리해야 하는 공직자에게 필요한 품성이다.
 
양속이라는 동한(東漢) 때 관리가 누군가 선물로 들고 온 생선을 건드리지도 않은 채 마루 앞에 걸어두고서 뇌물을 건네려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보여줬다는 양속현어(羊續懸魚), 명(明)나라 조정에서 “상관에게 바칠 뇌물은 없고 두 소매에는 깨끗한 바람 뿐”이라고 했던 우겸(于謙)이라는 인물의 양수청풍(兩袖淸風)이라는 성어가 대표적이다. 국회 청문회만 열리면 드러나는 고관과 대작들의 부정(不正)과 비위(非違), 청렴과는 거리가 먼 고위 공직자들의 여러 모습을 보면서 오늘도 떠올려 본 맑고 곧음이다.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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