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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보복 중단하자" 트럼프 달래는 애플, 중국 편드는 이유

중앙일보 2018.09.15 00:01
중국산 제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에 타격을 준다. 우리는 미국 정부가 다른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기 바란다.
중국 정부의 주장이 아닙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IT 기업 애플의 발언입니다. 애플이 지난 5일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서한을 전달했다고 CNBC와 블룸버그가 보도했습니다.
 
이미 팀 쿡 애플 CEO는 지난 7월 투자자들을 상대로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때로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관세는 소비자의 세금으로 이어져 경제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며 "올바른 접근 방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미국의 관세 보복을 우려하는 기업은 애플 한 곳이 아닙니다. 인텔, 시스코, 휴렛팩커드, 델 등 미국의 주요 IT 기업들이 이미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를 공개적으로 반대했고 USTR에 공동 서한을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왜 애써 만든 전자제품을 따라 만들고 지적 재산권에 아랑곳하지 않는 중국을 편드는 걸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을 통해 노동력과 부품을 공급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 때문에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유럽 등 각국이 중국 공장을 통해 많은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비록 자국에서 주요 부품을 개발하고 생산한다고 해도 중국에서 최종적으로 조립되는 상품은 무역 통계상 중국산으로 분류됩니다.
 
만약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 추가 관세를 매긴다면 중국에서 생산되는 애플 워치, 에어팟, 애플 펜슬, 맥미니 등 다수의 애플 제품 가격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만약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밝혀온 대로 이달부터 추가 관세가 부과된다면 애플은 상품뿐만 아니라 서비스 가격도 인상할 수 있습니다. 애플 데이터센터와 애플 스토어에서 사용하는 장비와 기자재 등도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중국산 제품의 관세가 올라가면 애플이 미국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을 텐데요. 현재 애플 영업이익의 절반은 미국 시장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가장 큰 시장의 외면을 받게 되면 애플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겁니다. 애플은 미국에서 가장 많은 법인세를 내는 기업이기도 합니다. 애플의 이익이 감소한다는 것은 미국 정부의 세수가 줄어든다는 것을 뜻합니다. 애플에 근무하는 많은 미국인 근로자의 소득도 타격을 입겠죠. 애플이 미국에서 직접 고용하는 직원은 약 8만명. 9000개 공급업체 직원 45만명과 앱 개발자 153만명도 있습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에 따르면 미국이 관세를 부과할 2000억 달러 규모 중국 수입품의 최초 목록 안에는 각각 150억 달러와 80억 달러 어치의 컴퓨터 부품과 컴퓨터가 들어가 있습니다. 또한 240억 달러 규모의 통신 장비도 있습니다. 루시 루 PIIE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수입 관세를 부과하는 품목의 47%는 중간재"라며 "관세는 미국 기술기업의 비용을 올리고 이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IT 업계의 우려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미국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라"는 트윗으로 간단히 답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에 트럼프의 머릿속도 복잡하게 돌아갈 듯합니다.
 
시작은 트럼프와 시진핑이었지만 열쇠는 미국 기업들이 쥐고 있습니다. 무역 전쟁의 끝이 더욱 궁금해집니다.
 
차이나랩 김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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