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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평양서 '문의 기적' 기대", 성과따라 북ㆍ미 회담 속도 조절

중앙일보 2018.09.14 16:53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악수하고 있다. [중앙포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악수하고 있다. [중앙포토]

미국은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8일 평양 정상회담에서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 조치”에 대한 약속을 받아낼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문 대통령에 부탁한 “최고 협상가로서 역할”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북·미 실무 협상부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재개, 트럼프 대통령의 2차 정상회담등 향후 북ㆍ미 협상의 시간표도 3차 남북 정상회담 이후 결정될 전망이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어떤 성과를 기대하느냐’는 중앙선데이 질의에 “미국과 동맹국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합의한 대로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라는 동일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ㆍ미 양국은 북한 문제에 관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통일된 대북 대응을 조율하기 위해 긴밀한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밝혔듯 남북 관계 개선은 북핵 문제 해결과 별개로 진전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국무부 논평을 대신하겠다며 입장을 밝히길 거절했지만, 백악관은 문 대통령의 방북 성과를 본 뒤 국무부와 조율을 거쳐 북ㆍ미 정상회담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알려졌다.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0일 “북ㆍ미 정상이 다시 만날 가능성은 확실히 있다. 그렇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열려있는 문을 북한이 통과하도록 강제할 순 없다”며 “우리는 여전히 그들 스스로 통과하도록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협상을 통한 북한의 자발적인 비핵화 조치를 기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볼턴 또 “(4월 판문점 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를 1년 내 이루면 어떻겠냐’고 제안하자, 김 위원장은 ‘1년 안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김 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정상회담 제안을 수락하면서 지난달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편지 이후 냉랭했던 대북 협상팀의 기류도 달라지고 있다. 한ㆍ중ㆍ일 3국을 순방 중인 스티브 비건 대북 특별대표가 주말 다시 방한하는 것도 평양 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할 내용에 대해 한·미 조율이 정교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신호란 해석도 나왔다. 한·미 중재안을 수용해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기 보유 현황에 대한 신고와 사찰을 수용할 경우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은 물론 연내 남ㆍ북ㆍ미 종전선언 일정까지 일사천리로 잡힐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카자니스 "핵신고-종전선언 교환 합의, '문의 기적' 기대"
해리 카자니스 미 국익센터 방위연구국장

해리 카자니스 미 국익센터 방위연구국장

미국 내 전문가들은 평양 회담에서 연내 핵 신고ㆍ사찰과 종전선언을 교환하는 내용의 합의를 이뤄낼지에 대해 전망이 엇갈렸다. 
해리 카자니스 미 국가이익센터 방위연구국장은 “이번 평양 정상회담을 ‘문의 기적’으로 부르기를 기대한다”며 “김 위원장이 핵미사일 시험의 영구동결과 함께 정확한 위치는 유보하더라도 핵무기 보유 현황을 신고하는 양보를 하는 대신, 남ㆍ북한이 추진하는 평화선언에 트럼프 행정부의 서명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자니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내 비핵화를 완료할 것이란 김 위원장의 제안이나 북한의 9ㆍ9절 열병식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빠진 것은 모두 중대한 진전을 예고하는 신호였다”며 “평양 회담에 이어 2차 북ㆍ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전 종전선언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도 덧붙였다.
 
맥스웰 "종전선언, 주한미군 지위, 장사정포 후퇴 명시해야" 
데이비드 맥스웰 FDD 선임 연구원

데이비드 맥스웰 FDD 선임 연구원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도 “평양 정상회담에서 핵·미사일 시험과 한ㆍ미 군사훈련 중단을 맞바꾼 ‘동결 대 동결’처럼 핵 신고와 종전선언 합의를 보게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통적인 ‘톱다운’ 외교 실험에 따라 이는 현실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육군 특수부대 대령 출신인 맥스웰은 “한ㆍ미 상호방위조약에 따른 주한미군의 지위는 종전선언에도 변함이 없으며, 군사분계선(DMZ) 40㎞ 이북까지 북한의 장사정포 후퇴를 포함한 재래식 전력 감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누지 "남ㆍ북ㆍ미ㆍ중 한반도 평화위원회 합의를"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비무장지대 평화 보장을 위한 전력 재배치를 포함한 남북관계의 진전은 이뤄질 것”이라며 “종전선언문 작성을 위해 최소 남ㆍ북ㆍ미ㆍ중 4개국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위원회 구성에도 합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핵 시설 신고와 사찰은 북ㆍ미 비핵화 협상에서 직접 다룰 문제이기 때문에 남북 정상회담에서 이뤄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종전선언 선행을 고집하면서 비핵화 조치를 계속 거부할 경우 한ㆍ미 간 이견은 커지고 문 대통령에겐 앞으로 진행 방법을 놓고 선택에 직면하게 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리비어 "北 만년보검 포기 의사없어…2차 북·미 회담 큰 실책" 
에번스 리비어 전 동아태 부차관보

에번스 리비어 전 동아태 부차관보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아태담당 부차관보 역시 “북한은 이번 주 초 노동신문 1면 사설에서 ‘최강의 전쟁억제력’과 ‘만년보검’의 중요성을 확인하며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다고 했기 때문에 실질적 진전을 기대해선 안 된다”며 “마찬가지로 김 위원장이 핵신고와 검증에 필수적인 사찰을 수용할 것으로도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나려는 건 개인적 이유 때문이기에 평양 회담에서 획기적 돌파구를 마련하지 않는 한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은 1차 회담보다 비핵화에 더 큰 타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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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식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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