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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시위대와 타협 안 돼" 현직 경감, 경찰청 앞 1인시위

중앙일보 2018.09.14 14:00
지난 13일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 앞에서 동대문경찰서 용신지구대 소속 홍성환 경감이 세월호 국가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한 법원의 강제조정안을 경찰이 수용한 것에 대해 항의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3일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 앞에서 동대문경찰서 용신지구대 소속 홍성환 경감이 세월호 국가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한 법원의 강제조정안을 경찰이 수용한 것에 대해 항의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직 경찰관이 정복을 입고 경찰 지휘부를 비판하는 1인시위에 나서 눈길을 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 용신지구대 소속 홍성환 경감은 13일 오전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 앞에서 세월호 국가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한 법원 강제 조정안을 경찰이 수용한 것에 대해 비판하는 1인시위를 벌였다. 그가 든 피켓에는 세월호 참사 추모 집회 당시 시위대에 의해 파손된 경찰버스 사진과 ‘불법과 타협한 경찰 NO!’라는 문구가 적혔다. 경찰대학 28기인 홍 경감은 민갑룡(4기) 경찰청장의 대학 후배이기도 하다.
 
앞서 법원은 2015년 4월 18일 세월호 추모 집회 당시 경찰관을 부상 입히고, 장비 등을 파손한 주최 측 등에게 경찰이 7780만원을 물어내라고 낸 소송을 강제조정으로 마무리했다. 법원은 주최 측이 경찰에게 유감을 표명하는 대신 금전적인 배상을 청구하지 않는 조정안을 내놨다. 경찰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서 강제조정이 이뤄졌다. 이를 놓고 경찰 내부에선 “도를 넘어선 폭력시위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홍 경감은 입장문을 통해 “상호 간의 기분 문제라면 당연히 화해로 소송을 종결할 수 있지만, 해당 소송은 기동버스가 불타고 경찰 장비와 개인용품이 약탈당했으며 경찰관들이 피를 봐야 했던 불법시위와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사과로 갈음한다면 국민의 세금으로 메꾸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현장 경찰관이 1만~2만원짜리 공용 물품을 분실하면 경고 또는 경징계가 나오는데 이번에 우리가 포기한 막대한 피해보상과 혈세 낭비는 도대체 누가 어떤 징계를 받아야 하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경찰은 오로지 침묵하는 다수 국민을 위해 욕을 먹더라도 법 대로 하는, 고독하지만 명예로운 조직이어야 한다”며 “경찰의 진정한 개혁은 수사권 독립, 자치경찰제 이전에 정치와 결별하고 법과 국민을 가까이하는 기본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말했다. 홍 경감은 불법 시위를 한 시위대에 대해서도 “여러분이 증오해 마지않는 경찰이 여러분의 자유와 안전을 지키고 있다”며 “시위 현장에서 술에 취해 법을 무시하고 질서를 유린할 때마다 다수의 국민이 여러분을 지켜보고 있음을 기억해달라. 경찰관도 국민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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