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본문

유튜브도 방송법 적용하려는 與···한국당 "여론 재갈 물리기"

중앙일보 2018.09.14 06:00
‘유튜브’도 지상파 MBC나 SBS처럼 방송법의 규제를 받게 될까.
‘먹방’ 규제를 놓고 ‘국가주의’ 논쟁을 벌였던 여야의 미디어 전선(戰線)이 2라운드를 맞이하고 있다. 여권이 최근 1인 미디어도 방송법 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개정안을 준비하면서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중심이 된 언론공정성실현모임은 지난달 27일 인터넷방송 콘텐트 제작자도 일반 방송처럼 방송법의 규제를 받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 초안을 공개했다.
현재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콘텐츠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자율 규제 가이드라인을 만들도록 하고, 신고가 들어올 경우 사후 관리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방송법 대상에 포함되면 신고가 없이도 규제가 가능하며, 벌금이나 방송금지 등 제재 수위도 높아진다.
 
[사진 정규재TV 유튜브 화면]

[사진 정규재TV 유튜브 화면]

 
여권 측은 ‘동일서비스 동일규제’라는 원리에 따라 유튜브를 비롯한 인터넷 1인미디어도 방송법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인 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는 ‘가짜 뉴스’ 등의 폐해에 대해서도 지금보다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성수 의원은 “규제하겠다는 의미보다는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 영향력이 커진 새로운 미디어를 제도의 틀 안에 넣겠다는 의미가 더 강하다”며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를 이야기할 수 있지만 영향력이 커진만큼 ‘가짜 뉴스’ 등으로 인한 사회적 폐해에 대한 우려도 크다”고 말했다.
 
반면 야당은 국가주의적 발상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최근 보수층의 유튜브 활용이 급격하게 증대하자 이를 통제하겠다는 정략적 의도로 보고 있다. 실제로 과거엔 ‘뉴미디어=진보’라는 공식이 통용됐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팟캐스트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에서 약세였던 보수층은 유튜브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정규재 TV’ 등 보수층을 겨냥한 1인 미디어 방송이 노년층을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는가 하면 한국당의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2만6000명으로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7800명)보다 3배 가량 많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은 3일 당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 출연했다. [사진 오른소리 유튜브 캡처]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은 3일 당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 출연했다. [사진 오른소리 유튜브 캡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우파에서 유튜브 방송이 큰 인기를 얻자 정부·여당이 이런 식으로 족쇄를 채우려 한다”며 “우리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나꼼수’가 거짓 뉴스를 내보냈어도 팟캐스트를 규제한 적이 없는데 문재인 정부는 자신들과 다른 생각을 주장하면 법으로 막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1인 방송 탄압은 공산주의 국가나 하는 짓”이라고 주장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전문가들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가짜 뉴스’ 등의 사회적 폐해를 잡겠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콘텐트 제작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또한 개인이 등록하는 각종 콘텐트를 방송으로 규정할 수 있느냐도 논란거리다.
박성희 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과거 '아프리카TV'나 팟캐스트를 방송법으로 규제하지 못한 것도 개인 제작 콘텐트를 방송망을 사용하는 방송과 같은 기준으로 보기 어렵다는 반론 때문이었다”며 “또한 유튜브는 해외에 망을 갖춘 플랫폼 서비스인데 우리 법으로 규제를 하는 것이 가능할지부터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오히려 방송에 대한 규제를 풀어 해외 콘텐트 제작자나 플랫폼과 경쟁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게 올바른 방향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가짜 뉴스’나 음란동영상 등 각종 폐단은 막을 필요가 있다”며 “단지 여행이나 컴퓨터 수리 등 소소한 일상을 업로드하는 것까지 국가가 관리한다면 이제 막 꽃피기 시작한 1인미디어 시장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의원도 "'방송'의 대상을 규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의 콘텐트를 모두 방송법 대상으로 넣을 수 있을지는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다”며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더 참고해 개정안을 최종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기자 정보
유성운 유성운 기자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트렌드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