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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여성과 단둘이 아침 먹은 이집트 남성 체포…빈살만 개혁 아직 먼 길

중앙일보 2018.09.11 15:25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동료 여성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는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체포된 이집트 남성 [소셜미디어 캡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동료 여성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는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체포된 이집트 남성 [소셜미디어 캡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성 동료와 아침 식사를 함께 한 이집트 남성이 체포됐다. 나란히 앉아 있는 장면을 영상으로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렸는데, 사우디에서는 업무 장소나 공공장소 등에서 남녀가 떨어져 앉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위터 영상서 호텔 동료 여성이 남성에 스낵 먹여줘
직장·식당 등서 여성은 다른 남성과 따로 앉아야
"여성 운전 허용 등 열린 사우디 추진한다더니…"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 헤자즈 지역에 있는 한 호텔에서 이 곳 직원인 남녀가 함께 있는 영상을 찍었다. 영상에서 두 사람은 아침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눴고, 눈 외에는 모두 가린 이슬람 복장을 한 여성이 남성에게 스낵을 먹여주는 모습이 등장했다.
 
 사우디에서 여성은 일반적으로 집 밖에서 하는 대부분의 활동에 남성 가디언을 동행하도록 하고 있다. 가디언은 남편이나 아버지, 남자 형제나 아들 등이 될 수 있다.  
 
 영상은 트위터에서 11만3000회 이상 공유됐고 위법이냐 아니냐는 논란을 낳았다. 영상이 퍼진 후 사우디 노동부는 해당 남성을 구금했다. 노동부 대변인은 “여성을 고용할 때 지켜야 할 사항을 충실히 지키지 않은 호텔 주인도 호출했다”고 말했다.
 
 사우디 법규에는 근무지에서 남성들로부터 분리된 사적인 공간을 여성에게 보장해야 한다고 돼 있지만, 일률적으로 적용되지는 않고 있다.
 
 이집트 남성의 체포 소식이 알려지자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두 사람 모두를 비난하며 해당 여성도 처벌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말락이라는 트위터 사용자는 “난 사우디 여성인데 왜 남성만 문제 삼나. 근무지에서 음식을 먹으며 웃고 제한이 없는 행동을 한 여성도 남성과 함께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타렉 아브드 알라지즈는 “직장 동료끼리는 농담을 하든 식사를 함께하든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운전이 허용된 사우디에서 한 여성이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운전이 허용된 사우디에서 한 여성이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남성의 국적인 이집트에서는 그런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고 체포된 것에 놀라움을 표하는 이들이 많았다. 여성의 운전을 허용하는 등 최근 사우디가 변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느냐는 의견도 있었다. 
 
 TV 진행자인 아사마 하위시는 “사우디 왕세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이 극장과 해변에 여성의 출입을 허용하고 2030 비전을 발표하는 등 새롭고 열린 사우디를 원하지 않았었느냐"고 반문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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