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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맥 논란 잠재운 황의조, 이번엔 칠레 재운다

중앙일보 2018.09.11 00:02 경제 7면 지면보기
황의조(左), 아르투로 비달(右). [연합뉴스]

황의조(左), 아르투로 비달(右). [연합뉴스]

황의조, 아르투로 비달

황의조, 아르투로 비달

한국과 칠레의 ‘축구 킹(King)’이 만난다. 한국의 ‘킹’ 황의조(26·감바 오사카)와 ‘킹 아서’로 불리는 칠레의 아르투로 비달(31·바르셀로나)이다.
 

대표팀, 오늘 밤 8시 두 번째 평가전
특급 중원 비달의 세계 12위 ‘강호’
벤투 감독, 황의조 실전테스트 예정
한국, 템포 빠른 축구로 2연승 도전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57위 한국은 11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의 강호’ 칠레(12위)와 평가전을 치른다. 칠레는 ‘에이스’ 알레시스 산체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소속팀 권고로 빠졌지만, 비달이 건재하다.
칠레 축구 국가대표팀 아르투로 비달 선수가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칠레 대표팀은 오는 11일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하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경기를 갖는다. [뉴스1]

칠레 축구 국가대표팀 아르투로 비달 선수가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칠레 대표팀은 오는 11일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하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경기를 갖는다. [뉴스1]

 
비달은 레버쿠젠(독일)-유벤투스(이탈리아)-바이에른 뮌헨(독일)을 거쳐 올 시즌 2500만 유로(약 325억원)에 바르셀로나(스페인)로 이적한 세계 톱클래스의 미드필더다. 바이에른 뮌헨 시절 비달은 엄청난 활동량을 과시했다. 어떤 상대를 만나도 거친 태클을 마다치 않는 ‘파이터’다.
 
비달은 2015년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 도중 음주운전 파문에 휩싸였지만, 결승에서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를 꺾으면서 ‘성난 팬심’을 돌려놓았다. 이듬해에도 칠레를 이끌고 대회 2연패를 차지했다.
지난 3월 2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A매치 평가전에서 스웨덴 공격수 올라 토이보넨(왼쪽)과 칠레의 아르투로 비달(오른쪽)이 공을 다투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3월 2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A매치 평가전에서 스웨덴 공격수 올라 토이보넨(왼쪽)과 칠레의 아르투로 비달(오른쪽)이 공을 다투고 있다. [AP=연합뉴스]

 
칠레 팬들은 중원을 지배하는 아르투로 비달을 아서왕(King Arthur)의 이름에 빗대 ‘킹 아르투로(Arturo)’라 부른다. 모히칸 헤어스타일과 덥수룩한 수염을 보면 마치 전설 속의 ‘왕’ 같다.
 
칠레대표팀은 지난 6일 일본 홋카이도에 규모 6.7 강진이 발생하는 바람에 7일 일본과의 원정 평가전을 취소했다. 홋카이도 숙소에 정전이 되면서 촛불과 손전등에 의지하며 지진의 공포에 떨었다. 이들은 지난 8일 한국에 도착했다. CDF 등 칠레 언론은 “한국 팬들이 인천공항에서 ‘킹’ 비달과 셀카를 찍으며 좋아했다”고 보도했다. 비달은 무릎 보호 차원에서 한국과의 평가전에는 45분~60분 정도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전반 5분 선제골을 터뜨린 황의조(왼쪽)가 손흥민과 함께 주먹을 불끈 쥐고 기뻐하고 있다. 아시안게임에 와일드카드로 발탁된 황의조는 이날 해트트릭을 포함, 5경기에서 8골을 터뜨려 득점 1위를 달렸다. [연합뉴스]

전반 5분 선제골을 터뜨린 황의조(왼쪽)가 손흥민과 함께 주먹을 불끈 쥐고 기뻐하고 있다. 아시안게임에 와일드카드로 발탁된 황의조는 이날 해트트릭을 포함, 5경기에서 8골을 터뜨려 득점 1위를 달렸다. [연합뉴스]

 
비달의 명성에는 못 미치지만 한국의 황의조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9골을 터트리면서 ‘킹’이란 별명을 얻었다. 김학범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단 이유로 ‘인맥 축구’ 논란에 휩싸였던 황의조는 아시아게임 후 ‘킹의조’ ‘빛의조’라고 불린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황의조·손흥민(토트넘)·이승우(베로나)는 최근 아이돌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경기장은 물론 연습장에도 10대와 20대 여성축구 팬들이 몰려든다. 여고 교실에 방탄소년단과 함께 이들의 사진이 나란히 걸릴 정도다.
 
지난해 K리그 성남에서 일본 J리그 감바 오사카로 이적한 황의조는 일본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를 악물고 헌신적으로 뛰었다. 황의조는 일본 특유의 세밀한 축구를 경험하면서 실력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권상선 지스포츠 대표는 “의조는 쉴 때도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수 카림 벤제마(프랑스)의 득점 장면 영상을 돌려보면서 연구를 거듭했다”고 귀띔했다.
지난달 29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 한국과 베트남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득점한 황의조와 환호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 한국과 베트남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득점한 황의조와 환호하고 있다.[연합뉴스]

 
한국 축구의 정통 스트라이커 계보는 이회택(72)-차범근(65)-최순호(57)-황선홍(50)-이동국(39·전북)-박주영(33·서울)으로 이어진다. 한동안 스트라이커의 계보가 끊겼었는데 황의조가 후계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회택 전 대표팀 감독은 “최근 1~2년 사이에 황의조의 실력이 엄청나게 늘었다. 천지개벽에 가까운 수준이다. 상대를 등지는 플레이가 좋아졌고, 인스텝 슛 등 다양한 슛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였던 황선홍도 “황의조는 공격할 때 움직임이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황의조는 특히 선배 황선홍처럼 골문에서 패스를 기다리지 않는 스타일이다. 활동폭이 넓고, 슈팅 타이밍이 빠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축구 국가대표팀 황의조 선수가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칠레와의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칠레와 A매치를 갖는다. [뉴스1]

축구 국가대표팀 황의조 선수가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칠레와의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칠레와 A매치를 갖는다. [뉴스1]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은 지난 7일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 빠른 템포 축구로 2-0 완승을 거뒀다. 당시 후반 21분 교체 투입한 황의조를 칠레전에서 다시 한번 테스트할 예정이다.
 
황의조는 “아시안게임 당시엔 댓글을 아예 보지 않았다. 축구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면서 “팬들의 함성을 들으니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킹의조’ ‘빛의조’ 란 별명은 무한한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벤투 감독님은 공격수에게도 많은 활동량을 요구한다. 패스하고 움직이란 뜻에서 ‘패스 앤 무브’를 끊임없이 외친다. 찬스가 생기면 과감한 슈팅으로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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