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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상도유치원 철거 … 이 총리 “시공사·지자체 책임 무겁게 묻겠다”

중앙일보 2018.09.10 00:03 종합 8면 지면보기
서울상도유치원 철거작업이 9일 오후 시작됐다. 서울시교육청은 방과후 과정반 58명 에게 10일부터 상도초에서 정상 돌봄을 제공할 예정이다. [김경록 기자]

서울상도유치원 철거작업이 9일 오후 시작됐다. 서울시교육청은 방과후 과정반 58명 에게 10일부터 상도초에서 정상 돌봄을 제공할 예정이다. [김경록 기자]

인근 공동주택 공사장의 흙막이 붕괴로 건물이 기울어진 서울상도유치원이 9일 철거작업에 들어갔다.
 

경찰 “시공·감리 부실 여부 조사”
원생들은 상도초 건물서 수업

유치원 건물 중 기울어지지 않은 부분을 지탱하고 손상 부분을 철거할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25t 트럭 308대가 동원됐다. 김해룡 동작구청 건축과장은 “주민 민원을 우려해 밤샘작업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울어진 부분에 대한 철거작업은 10일 오후 6시를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후 한때 먼지가 많이 날린다는 주민 반발로 작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또 일부 학부모가 “갑자기 철거하는 건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서가 아니냐”고 항의하면서 구청과 교육청, 학부모 간 간담회도 열렸다. 기울어지지 않은 유치원 건물 부분은 원인 규명과 추가 조사를 위해 당분간 유지한다.
 
사고는 지난 6일 오후 11시22분쯤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49세대 규모 공동주택 공사장에서 흙막이가 붕괴하면서 일어났다. 가로·세로 50m 크기의 땅꺼짐 현상도 생겼다. 이로 인해 공사장 인근에 있던 4층짜리 서울상도유치원이 10도 정도 기울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8일 오후 8시쯤 사고 현장을 방문했다. 이 총리는 “지자체는 공사 허가나 안전진단을 서류로만 하지 말고 현장을 보고 주민들의 말씀도 들어서 하라. 지하 안전관리특별법을 엄격히 이행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시공사나 지자체의 잘못에 대해서는 책임을 무겁게 묻겠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애초 8일 오전 SNS에 “내일(9일) 조용히 상도동에 들르겠다. 보고받지 않을 테니 준비하지 말고 현장 수습에 전념하라”고 밝혔지만 예고와 달리 하루 먼저 현장을 찾았다.
 
동작경찰서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공사 과정에서 시공사·감리사 등이 안전 의무를 잘 지켰는지, 부실공사는 없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동작구청과 시공사에 지질검사와 안전영향평가서 등 관련 서류를 요청했다”며 “서류를 검토한 뒤 혐의점이 발견되면 소환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인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지난 3월 서울상도유치원의 의뢰를 받아 현장조사를 했는데 당시 주변 지질이 취약하다는 사실이 파악됐다”며 “붕괴 위험성을 지적하는 내용의 보고서까지 전달했고 (유치원 측에) 구청에도 내라고 했다”고 말했다. 서울상도유치원이 지난 5월 25일 작성한 회의록엔 유치원 관계자가 “구청에서 (교육청에 답변하길) 상주감리도 있고 현장소장도 있으니까 우기 때도 안전에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했다”고 발언한 대목이 나온다.
 
홍철호 자유한국당 의원도 “유치원 측이 자체 안전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5일 구청에 민원을 제기했다”며 “동작구청은 공사 중지 등의 명령을 할 수 있음에도 현장에 가보지도 않은 채 시공사 등에 공문을 보내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동작구청 측은 “현장에 가보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민원 접수 후 대응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고의 직접적 원인은 1월부터 시작된 유치원 옆 공동주택 공사로 추정된다. 하지만 공사업체 측은 “터파기 공사는 5일 오후 마무리됐으나 건물이 기운 것은 하루가 지난 다음날 밤이라 터파기 공사가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계속되는 강우로 지반이 약해진 데다 싱크홀 등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상도유치원에 다니는 원아 122명 가운데 방과후 과정반을 신청한 58명에 대해 10일부터 상도초등학교 교실을 활용해 정상 돌봄을 제공할 예정이다. 나머지 64명은 일주일간 휴업한 뒤 17일부터 정상 수업에 들어간다. 
 
성시윤·이태윤 기자 sung.siy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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