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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화되면 다음 단계로 이동 … 4단계 교도소 타운 짓자”

중앙일보 2018.09.10 00:02 종합 14면 지면보기
2018 교도소 실태보고서 ⑥
“범죄자를 잘 교화해 사회에 복귀시키는 것이 국민 안전과 국가 이익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 시급하다.”

전문가 7인 교정정책 제언 좌담회
재범률 10%대로 낮추는 게 목표
교화 가능성 높은 단기수형자들
단계적 치료해 사회 복귀시켜야

 
지난달 31일 중앙일보 본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교정행정을 위한 정책 제언’ 좌담회에서 7명의 자문위원들은 이같은 진단을 내렸다. 이를 위해 재범률 10%대를 목표로 한 ‘한국형 교정타운’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열악한 시설과 부족한 예산·인력이 거미줄처럼 얽힌 지금의 교정 현실에선 ‘독립된 교정 실험’이 국민에게 모범적 교정행정의 결실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방법”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전문위원 7인 주요발언

전문위원 7인 주요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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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철 경기대(교정보호학과) 교수="한 부지에 1등급부터 4등급까지 등급별 교도소 네 곳을 타운 형태로 몰아 짓고 재소자의 교화 정도에 따라 옮겨가며 단계적 치료를 하면 교정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재범률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교정행정의 모범 사례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교과서대로 교도소를 만들고 그 결과물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산을 요구하기도 편하고 국민들도 그 실행 이전과 이후를 평가하고 공감해줄 수 있을 것 같다.”
 
▶김안식 백석대(교정보호학과) 교수="정부가 의지를 보인다면 구치소 신설 예정지인 경기 북부 지역(의정부)이나 경기남부법조타운 예정지(의왕) 등이 후보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주민들의 ‘님비(NIMBY·지역 이기주의)’를 어떻게 뚫고 나갈지가 관건이다.”
 
전문위원들은 한국형 교정타운이 도입되면 경범죄자 등 단기수형자도 집중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내비쳤다.
 
 
 
▶유병철 법무부 대전교정지방청장="교정본부는 교도관 인력배치의 한계로 인해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 가능한 고위험 범죄자들, 강력범죄들에 치중을 한다. 단기 수용자들이 교정사각지대에 놓여있긴 하다. 형기가 짧고 죄가 중하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실제 복역기간이 몇 개월 되지 않는다. 다른 교도소로 넘기기보다는 그냥 그 구치소에서 머무르는 경우가 많아 직업교육을 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금태섭 의원=중앙일보가 기사에서 지적한 내용은 절도범의 경우 재범을 통해 범죄자의 길로 들어선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소년범의 문제도 비슷하다. 제 경험에서도 소년범은 초범에서 재범을 끊어주는 게 중요하다. 이렇게 재범을 막을 수 있는 후보군을 압축할 수 있기 때문에 여기에 더 집중하는 게 좋다고 본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재범, 삼범을 한 범죄자를 상대로 한 재사회화도 잘해야겠지만 교정 타운에서 단기 복역을 받은 사람들이 인생의 패자부활전에서 승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해줘야 한다. 이들의 복귀가 곧 우리 사회의 안전이 된다.”
 
 
전문위원들은 이같은 제안이 정부의 중장기 정책이나 입법을 통해 단계적으로 실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단기적으로 작은 문제 하나만을 다루다 보면 큰 틀에서의 정책 목표가 실현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대근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큰 틀의 법은 기본법이란 이름과 같은 입법방식들이 있다. 우리 법 집행법이 이미 기본법적 성격이 있기도 해서 이 법 집행법을 전면 개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법이 사회를 바꿀 수 있는 방식 중 하나가 이런 선진적인, 급진적인 제도적 기반을 얹어 실현하는 것이다."
 
▶이백철 교수="미국은 1990년대 중반부터 중장기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법률로써 구현해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때(1994년) 만들어진 ‘폭력범죄 통제와 법 집행에 관한 법률’이 출발점이 됐다. 이 법이 정한 정책 목표는 6년간 300억 달러를 투입해 단계적으로 실행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선 ‘판결 개혁과 교정에 관한 법(2015년)’을 만들어 교정행정의 방향을 사회 복귀로 선회했다.”
  
교정행정을 확 뜯어 고칠 목적이라면 지금 같은 구금, 격리의 기준과 방식부터 다시 고민해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교도소에 집어 넣고 격리를 하는 것이 과연 최선인지부터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금태섭 의원=지금 교도소와 구치소에 있는 수용자 수가 5만여 명이다. 국가가 이들을 수용할 시설을 갖추고 개별면담을 해주는 게 가능하지 않다면 이 수를 줄이는 데 집중해야한다. 국민 인구대비 재소자 비율이 높은 국가는 미국과 중국이 대표적이다. 노르웨이의 경우 교도소 자체의 시설도 좋지만 인구 대비 수감인원이 적다. 많이 가둬둔다고 효과가 있는 게 아니다."  
 
 
수용자 수를 줄이려면 수사 단계에서 불구속 수사가 확대되고 사법부에선 실형이 아닌 보호관찰 등의 사회적 처우 선고를 내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교정행정 선진화를 위해선 수사기관과 사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한국의 형사사법체계의 틀부터 다시 고쳐 잡아야 한다는 게 전문위원들의 분석이다.
 
 
▶김대근 연구위원="현재 과밀 수용의 가장 큰 문제는 미결부분이다. 검찰의 불구속 수사는 많이 늘었는데 법원에서의 피고인 구금이 통제 없는 수준으로 많이 이뤄지고 있다. 사법부는 민주적 정당성을 갖춘 조직도 아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 법원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윤옥경 교수="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과밀문제 해결을 위해 세미나를 개최했었다. 해결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했지만 실제로는 가석방처럼 일단 가두둔 뒤 풀어주는 출구 전략보다는 애초에 가두는 비율을 줄이는 방식의 입구 전략에 대한 통제가 더 필요하다는 분위기였다. 인권위는 검찰이나 법원에 (수용자를) 덜 들여보내달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한다.  
 
▶주광덕 의원="결국 각 기관들이 해오던 방식대로 일을 처리하기 때문에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 것 같다. 국회의원 차원에서는 국회에 가서 이런 사회적 문제에 대해 큰 화두를 던져 여론과 행정부처의 관심과 필요성을 환기시킬 수 있게 해야 한다."
 
◆특별취재팀=윤호진·윤정민·하준호 기자 yoong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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