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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길막' 차주, 이번엔 임금체불 논란 "월급 15만원 줬다"

중앙일보 2018.09.09 14:00
지난주 그 뉴스 ㅣ 새 국면 접어든 송도 아파트 '길막' 사건
'지난주 그 뉴스'는 일주일 전 관심을 모았다가 지금은 다소 관심에서 멀어진 이슈가 지금 이 시점 어떻게 마무리 또는 진행되고 있는지 짚어보는 기획입니다.
 
지난달 29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한 아파트 단지 앞 인도에 입주민 50대 여성의 차량이 주차돼 있다. 차량에 '불법주차 안하무인' '갑질 운전자님아 제발 개념 좀' 등 문구가 적힌 메시지가 여기저기 붙여져 있다. [뉴스1]

지난달 29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한 아파트 단지 앞 인도에 입주민 50대 여성의 차량이 주차돼 있다. 차량에 '불법주차 안하무인' '갑질 운전자님아 제발 개념 좀' 등 문구가 적힌 메시지가 여기저기 붙여져 있다. [뉴스1]

 
주차위반 스티커를 붙였다는 이유로 아파트 지하 주차장 입구를 차량으로 막았던 50대 차주. 지난달 27일 일어난 이른바 '송도 불법주차 사건'이다. 이 사건은 전국적인 비판 여론을 불러일으킨 끝에 차주가 주민들에게 사과를 하며 마무리됐다. 사건 발생 나흘 만이었다.
 
차주의 사과로 일단락되는 듯했던 이 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법적 절차가 진행되면서다.
 
경찰은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차주 A씨(51·여)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한 차례 경찰 소환 조사도 받았다. 이와 함께 A씨가 운영하는 미용실에서 일했던 직원이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고용노동청이 조사에 나섰다. 차주는 순간의 '욱' 하는 마음에 아파트 주차장 입구를 막았다가 경찰과 노동청을 드나드는 처지가 됐다.
인천 한 아파트단지 지하주차장 진입로를 승용차로 막아 물의를 일으킨 50대 여성 주민이 결국 아파트 이웃들에게 사과하고 차량을 이동하고 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단은 지난달 30일 아파트단지 정문에서 50대 여성 A씨의 사과문을 대신 읽었다. [연합뉴스]

인천 한 아파트단지 지하주차장 진입로를 승용차로 막아 물의를 일으킨 50대 여성 주민이 결국 아파트 이웃들에게 사과하고 차량을 이동하고 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단은 지난달 30일 아파트단지 정문에서 50대 여성 A씨의 사과문을 대신 읽었다. [연합뉴스]

 
최근엔 A씨가 자신의 스마트폰 메신저 알림말을 통해 일종의 '복수'를 다짐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A씨가 자신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던 이들의 전화번호까지 공개하면서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예고를 했다는 주장이다.
 
사건은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시작됐다. 이 아파트 입주민 A씨는 자신의 도요타 캠리 승용차 앞유리에 주차위반 스티커가 붙어있는 것을 보고 화가 나 지하주차장 입구를 고의로 막았다. A씨가 차량을 관리사무소에 등록하지 않은 채 주차를 하면서 불거진 일이다.
 
이후 A씨는 아파트 주민 뿐 아니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A씨의 차량 외부에는 비난의 글이 적힌 포스트잇이 대량으로 붙었고, 주민들은 A씨가 몰래 차량을 타고 떠나지 못하도록 차량 주변에 볼라드와 주차금지 안내판을 설치했다.
 인천시 연수구 한 아파트 입주민들이 캠리 승용차를 인도 위로 옮긴 뒤 이동을 못하게 막아 놓은 모습. [연합뉴스]

인천시 연수구 한 아파트 입주민들이 캠리 승용차를 인도 위로 옮긴 뒤 이동을 못하게 막아 놓은 모습. [연합뉴스]

 
사건 나흘째인 지난달 30일 오후엔 A씨로부터 차량을 구입했다는 중고차 업체 관계자가 견인차를 불러 A씨의 차량을 가져가려고 했지만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돌아가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A씨는 대리인을 통해 사과문을 전했다. A씨는 "아파트 정문에 나와 사과하는 것이 마땅하오나 죄송스럽게도 얼굴을 들 자신이 없어 아파트 입주자대표단을 대면해 사과를 드린다"며 "개인적인 사유로 이곳을 떠날 계획이다. 차량은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모 아파트단지에서 지하주차장 진입로를 자신의 캠리 승용차로 막아 물의를 빚은 50대 주민(오른쪽)이 입주자대표단에 사과문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모 아파트단지에서 지하주차장 진입로를 자신의 캠리 승용차로 막아 물의를 빚은 50대 주민(오른쪽)이 입주자대표단에 사과문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A씨는 이제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 경찰이 지난 5일 A씨를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면서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A씨를 한 차례 소환해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A씨에게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지난 2일 '송도 불법주차 아줌마가 제 월급 떼어먹었습니다'란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는 A씨가 미용실 원장이며, 직원들에게 임금을 체불했다고 주장했다.
 
게시물 작성자는 "5월 8일 문자 한 통으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 해고 이유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없었으며 원장은 이에 앞서서도 직원 7명을 동시 해고했다"며 "해고된 달 9시간씩 22일 일했지만 입금된 월급은 15만원이었다"고 했다.
'송도 불법주차' 논란을 일으킨 A씨에게 임금을 받지 못했다는 내용의 폭로글이 온라인에 공개됐다. [사진 보배드림 게시물 캡처]

'송도 불법주차' 논란을 일으킨 A씨에게 임금을 받지 못했다는 내용의 폭로글이 온라인에 공개됐다. [사진 보배드림 게시물 캡처]

 
중앙일보 확인 결과 인천 중부고용노동청은 "조사 중인 사건이어서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순 없지만, 이런 내용의 진정서가 여러 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A씨도 한 차례 소환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일엔 같은 커뮤니티에 "A씨 카카오톡 메신저 알림말에 자기한테 전화하고 문자한 사람들 고소하겠다고 협박하는 메시지가 가득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작성자가 캡쳐해 올린 게시물에는 A씨로 추정되는 카카오톡 사용자가 알림말에 '차근차근 꼼꼼히 한 사람까지도 누구인지 꼭 밝혀내 정산 똑바로 하겠습니다' '한 번호당 얼마야? 아직 더 많은데~' 등 글귀를 적은 모습이 보인다.
4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의 한 상가 주차장 입구를 막았던 트럭을 구청이 강제 견인하고 있다. [사진 노원구청]

4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의 한 상가 주차장 입구를 막았던 트럭을 구청이 강제 견인하고 있다. [사진 노원구청]

 
송도 불법주차 사건 이후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보증금 조기 반환 문제로 건물주와 갈등을 겪던 세입자가 4일 자신의 화물차로 주차장 입구를 가로막았다.
 
인천·대구=임명수·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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