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미국 FOX에서 방송하는 미국판 ‘복면가왕(The Masked Singer)’이 탄생하게 된 일화다. ‘아메리카 갓 탤런트’ ‘딜, 노딜’ 등 인기 높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제작해온 크레이그 플레스티스 스마트독미디어 대표는 지난해 우연히 태국판을 보고 한국 MBC의 원작을 찾았다. “넌 해고야(You’re fired)”란 유행어로 트럼프를 대통령 취임 이전에 TV스타로 만든 ‘어프렌티스’도 NBC 시절 그의 손을 거친 작품이다.
![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BCWW에 참석한 스마트독미디어 대표 크레이그 플레스티스 . 미국판 '복면가왕' 제작자로 NBC에서 '아메리칸 갓 탤런트' '딜, 노딜' 등을 제작했다.[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9/06/a1713a3b-0e57-4e57-84e9-1901a1adcbc5.jpg)
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BCWW에 참석한 스마트독미디어 대표 크레이그 플레스티스 . 미국판 '복면가왕' 제작자로 NBC에서 '아메리칸 갓 탤런트' '딜, 노딜' 등을 제작했다.[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이번 BCWW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것 역시 K포맷이다. 미국판 ‘꽃보다 할배(Better Late Than Never)’가 미국 지상파 NBC에서 올 초 시즌 2까지 이어지며 한국 예능 포맷이 단발성 아닌 장기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 덕분이다. 드라마 ‘굿닥터’의 미국판 역시 현지 지상파 ABC에서 오는 24일 시즌2 방영을 앞두고 있다. 일본판 ‘굿닥터’도 현재 후지TV에서 13%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호평받고 있다.
해외 제작자들이 꼽는 K포맷의 매력은 독특함. 특히 음악 예능의 경우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가 불가리아 등 7개국, JTBC ‘히든싱어’가 이탈리아 등 4개국에서 방영될 만큼 인기가 높고 경쟁도 치열하다. 플레스티스는 “좋은 포맷은 20초 안에 설명할 수 있는 차별화된 특징이 있어야 한다”며 "‘아메리카 갓 탤런트’ 파일럿을 봤을 때 가장 좋았던 게 탈락자에게 뜨는 ‘X’ 표시였다면, ‘복면가왕’은 가면이었다. 친근하지만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공개된 미국판 '복면가왕' 예고편. 한층 화려한 의상과 커다란 규모를 자랑한다. [사진 FOX]](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9/06/a9b93472-e514-4108-bec1-05afc02871b3.jpg)
지난달 공개된 미국판 '복면가왕' 예고편. 한층 화려한 의상과 커다란 규모를 자랑한다. [사진 FOX]
포맷 판매 후 상대 국가를 오가며 새로운 포맷이 탄생하기도 한다. 11월 SBS에서 방영을 앞둔 ‘더 팬’(가제)은 바니제이 그룹과 공동 기획 및 개발한 작품이다. 지난해 ‘판타스틱 듀오’ 스페인판을 제작한 바니제이 측에서 한국의 적극적인 팬 문화를 보고 영감을 얻어 준비 단계에서부터 팬과 스타가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다. 김영욱 PD는 “단순히 포맷을 가져다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사전 시장조사를 통해 새로운 것을 끌어내고자 하는 노력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주연을 맡은 야마자키 켄토와 우에노 주리의 열연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판 '굿닥터'. [사진 후지TV]](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9/06/81d41618-90ed-45b0-bc7e-0fb763d775b0.jpg)
주연을 맡은 야마자키 켄토와 우에노 주리의 열연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판 '굿닥터'. [사진 후지TV]
이야기의 확장 가능성 역시 중요한 요소다. ‘굿닥터’ 판매를 이끈 유건식 KBS 방송문화연구소 연구원은 “과거 인기 미국 드라마 ‘천재 소년 두기’(1989~1993)의 경우 소년이 자라 성인이 되면서 더이상 이야기를 전개할 수 없었다”며 “‘굿닥터’는 소아과를 배경으로 펼쳐지기 때문에 의료 케이스에 따라 얼마든지 이야기를 늘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판 제작사인 엔터미디어콘텐츠의 이동훈 대표는 “시즌2는 원장(리차드 쉬프)의 뇌종양 투병기와 숀(프레디 하이모어)의 소통을 중심으로 전개된다”며 “주연배우 프레디 하이모어가 작품에 대한 열정이 남달라 1회의 극본, 10회의 연출에 참여한다”고 귀띔했다.
!['굿닥터' '미생' 등 한일 드라마 교류에 앞장 서고 있는 후지TV의 구보타 사토시. [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9/06/6b7f8de3-2a0c-4d07-91f9-3fb3ba74b7a4.jpg)
'굿닥터' '미생' 등 한일 드라마 교류에 앞장 서고 있는 후지TV의 구보타 사토시. [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