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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리·미디어·악기·사진 등 다양한 박물관이 있는 영월

일간스포츠 2018.09.06 07:00

강원도 영월은 자연이 아름답다. 명승 제14호로 지정된 어라연은 동강에서 가장 경치가 빼어나고, 칠랑이계곡은 태백산 줄기의 험준한 산맥이 만들어 낸 태곳적 신비를 간직한 이끼 계곡이다. 그런데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 자연이 아름다운 영월이 박물관과 미술관의 고장이라는 것을…. 영월 곳곳에 25개나 되는 미술관과 박물관이 있는데 폐교를 재사용한 곳이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지붕 없는 박물관의 고장' 영월을 돌아다녀 봤다.


영월종교미술박물관
 

영월군청에서 차로 10여 분 동안 북쪽으로 달려서 찾아간 곳은 영월종교미술박물관. 붉은 고추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고추밭이 줄지어 나오는 곳에 박물관이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오른쪽에 철제문이 나왔다. 영월종교미술박물관의 입구였다. 이곳은 종교를 주제로 한 미술 작품이 전시돼 있는, 좀 독특한 박물관이었다. 전시관은 2개 동으로 돼 있는데 주로 성서를 기반으로 제작한 100여 점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이런 시골에 박물관을 연 사람은 최바오로씨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교인인 그는 프랑스와 독일·이탈리아 등지에서 목공예를 배운 조각가다. 수장고에는 약 600점의 작품이  보관돼 있는데, 그는 전시품이 수시로 교체된다고 했다.
 

눈에 띄는 작품은 박물관 입구에 전시된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상이다. 부산비엔날레에 출품했던 작품으로, 예수상 크기가 3m가 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작품이라는 것이 최씨의 설명이다. 전시실 1동에는 성서를 기반으로 한 작품이 전시돼 있고, 2동에는 불교와 힌두교 등 동서양의 종교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입장료는 어른 5000원, 어린이 4000원.

 

호야지리박물관
 

36년간 교단에서 지리 과목을 가르친 호야 양재룡 선생이 설립한 박물관이다. 양재룡 관장은 "우리나라 광물 자원의 천연 표본실이자 각종 지리 지형 현상이 집약돼 있는 영월군에 지리박물관이 있다는 것은 자연의 섭리를 따른 것과 같다"고 밝혔다.


본관과 지오토피오관이 있는데 먼저 지오토피아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광개토대왕 비문 실물 탁본'이 전시돼 있어서다. 전시관에 들어서니 정말 실물 크기의 탁본이 관람객을 압도하고 있었다. 탁본의 높이가 6m나 될 정도로 어머어마하게 컸다. 안내를 맡은 학예사가 마치 꼬마처럼 보일 정도였다. 이런 실물 크기의 탁본은 좀처럼 볼 수 없는 귀한 사료라고 한다. 탁본 곳곳이 지워진 흔적이 보였는데 일본인들이 그들의 '임나일본부설'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지웠다고 한다. 
 

상설전시관 입구에는 페루에서 가져온 태양석이 손님을 반갑게 맞아 주고 있었다. 전시관에는 한반도가 섬으로 표현된 1600년 된 고지도, 동해가 한국해로 표시된 1700년대 지도, 독도가 한국 영토로 표시된 일본 교과서 지도(1897년) 등 중요한 자료들이 전시돼 있었다. 입장료는 어른 5000원, 어린이 4000원이다.

 

동강사진박물관
 

영월군청 앞에도 박물관이 하나 있었다. 국내 최초의 공립 사진박물관인 동강사진박물관이다. 사진작가들 사이에서 영월을 '사진의 고장'이라고 한단다. 사연은 이렇다.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인 2001년 9월 1일 영월은 자체적으로 '동강사진마을'로 선언했다. 그러면서 이듬해인 2002년 여름 '동강사진축전'을 개최했는데 이때부터 국내 사진 문화의 새로운 거점으로 자리 잡게 됐다고 한다.

 

동강사진박물관은 우리나라 사진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다. 194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우리 삶의 모습을 진솔하게 기록한 다큐멘터리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사진으로 보는 역사, 문화유산 자료 등 다양한 기획·전시 작품들도 있다. 2002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동강국제사진제 수상작 1500여 점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2018 동강국제사진제 작품들은 오는 21일까지 전시된다. 입장료는 어른 3000원, 어린이 1000원.

 

세계민속악기박물관
 

세계민속악기박물관은 영월군 남면 연당리에 있다. 지구촌의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만든 별별 악기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악기박물관은 세계의 여러 음악과 악기로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통한 인류애를 나누는데 의미를 둔다고 한다.

 

경기도 파주 헤이리에도 같은 박물관이 있다. 영월관은 100여 개국 2000여 점의 악기를 소장하고 있다. 동북아시아, 인도와 서남아시아,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아메리카, 유럽, 오세아니아 등 문화권별로 전시 공간이 나뉘어 있다.
 

체험실에선 가믈란·젬베·발라폰·안클릉·보공 등 듣도 보도 못한 생소한 악기들을 직접 연주해 볼 수 있다. 이용 요금은 어른 5000원, 어린이 4000원.
 
영월 미디어기자박물관
 

한국일보에서 사진기자로 활동했던 고명진 관장이 폐교를 활용해 만든 박물관이다. 청소년들이 올바른 미디어의 역할 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들었다. 3개의 실내 전시실과 야외 전시실 그리고 프레스룸이 있다.
 

우리나라 신문의 역사는 물론이고 현장에서 기자들이 사용했던 다양한 장비와 역사의 한 획을 그었던 소중한 자료 등이 전시돼 있다. 지난 1일 기자 체험을 통해 '역사의 파수꾼'으로 불리는 기자의 세계를 이해하고 현장 보도의 소중한 가치를 일깨워 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가족 신문과 여행 신문을 직접 제작해 보고 기념으로 간직할 수 있는 학습 공간도 있다. 요금은 어른 5000원, 어린이 4000원.


이 밖에도 국제현대미술관은 폐교가 된 삼옥초등학교를 활용했다. 프랑스, 이탈리아 등 70개국의 조각 작품 350여 점을 만나 볼 수 있다. 야외 조각공원이 눈길을 끄는데 영월의 멋진 경치와 함께 다양한 작품을 감상하기에 좋은 곳이다. 화석박물관, 인도미술박물관, 영월초등교육박물관 등도 있다.
 
·사진=이석희 기자 seri19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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