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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점·헬스장서 음악 틀 때도 저작권료 내야

중앙일보 2018.09.05 01:00 경제 5면 지면보기
[더,오래] 정세형의 무전무죄(無錢無罪)(7)
저작권을 침해한 경우 손해배상 등 민사적 책임은 물론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형사적 책임을 질 수 있다. [사진 pixabay]

저작권을 침해한 경우 손해배상 등 민사적 책임은 물론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형사적 책임을 질 수 있다. [사진 pixabay]

 
최근 SNS와 1인 미디어의 발달로 저작권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법적 분쟁도 늘고 있다. 저작권을 침해한 경우 손해배상 등 민사적 책임은 물론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형사적 책임도 질 수 있다. 저작권 문제를 결코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되는 이유다.
 
우선 저작권법에서 보호하는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이다. 이런 저작물은 창작과 동시에 저작권이 발생하기 때문에(이를 ‘무방식주의’라고 한다) 저작권을 등록하거나 저작권 표시를 하지 않더라도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이 된다.


저작물 표시 없더라도 함부로 이용해선 안 돼
다만 저작권을 등록하면 저작권 침해가 있을 때 실손해 여부를 입증하지 않더라도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저작권 표시가 없는 창작물이라고 함부로 이용해선 안 된다.
 
저작권법에서는 보호받지 못하는 저작물도 명시하고 있다. 바로 ‘법규’라고 하는 것들이다. 구체적으론 헌법·법률·조약·명령·조례 및 규칙을 비롯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고시·공고·훈령, 법원의 판결·결정·명령 및 심판이나 행정심판절차 등이다. 이런 법규와 판례의 편집물과 번역물도 저작물로 보호받지 못함은 물론이다.
 
아울러 신문 기사 같은 사실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 역시 저작물로 인정되지 않는다. 이런 것들은 자유롭게 이용하더라도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
 
저작권 대상에는 포함되지만 권리가 제한되는 경우도 있다. 바꾸어 말하면 저작권자가 아닌 제3자가 저작물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경우라도 그 출처를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정치인 연설 영상 편집해 이용하면 저작권 침해 
원칙적으로 정치인들의 연설 영상을 공유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으나 연설을 편집해 게시하는 것은 저작권법 위반 소지가 생길 수 있다. [중앙포토]

원칙적으로 정치인들의 연설 영상을 공유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으나 연설을 편집해 게시하는 것은 저작권법 위반 소지가 생길 수 있다. [중앙포토]

 
공개적으로 이루어진 정치적 연설이나 법정·국회 또는 지방의회에서 나온 진술은 어떤 식으로든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 정치인의 연설 영상을 공유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연설이나 진술을 편집해 이용하는 경우는 예외라는 단서 조항이 있다. 특정인의 연설을 편집한 동영상을 게시하는 것은 저작권법 위반 소지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공공저작물은 허락 없이 이용 가능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업무상 작성해 공표한 저작물은 해당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허락을 받지 않더라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단 국가안전보장과 관련한 정보를 포함하거나 개인의 사생활 또는 사업상 비밀에 해당하면 예외다.


학교 수업 자료에 쓰인 저작물, 복제방지 조치해야
학교에서 ‘수업 목적상 필요하다’면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해선 안 된다. 예를 들어 가정통신문이나 알림장을 만드는 것 같은 경우 저작물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특히 수업자료를 학교 홈페이지 등에 게시하는 경우 학생 외의 다른 사람이 함부로 이용하지 못하도록 복제방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


비영리 목적이라면 저작물 방송 가능
청중이나 관중 또는 제3자로부터 어떤 명목으로든지 반대급부를 받지 아니하는 경우 공표된 저작물을 공연 또는 방송할 수 있다. 김성룡 기자

청중이나 관중 또는 제3자로부터 어떤 명목으로든지 반대급부를 받지 아니하는 경우 공표된 저작물을 공연 또는 방송할 수 있다. 김성룡 기자

 
청중이나 관중 또는 제3자로부터 어떤 명목으로든지 반대급부를 받지 아니하는 경우 공표된 저작물을 공연 또는 방송할 수 있다. 상업용 음반 또는 상업적 목적으로 공표된 영상저작물을 재생해 공중에게 공연하는 경우 반대급부가 없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유흥주점이나 골프장, 스키장 등 특정시설은 제외).
 
따라서 돈을 받지 않는 순수한 장기자랑에 이용하기 위해 다른 가수의 노래나 음악을 트는 것이나, 주민센터·사회복지관·도서관 같은 공적시설에서 시민 복지 차원으로 6개월이 지난 영화를 무료로 상영하는 것은 가능하다.
 
다만 종전엔 커피전문점·헬스장 등에서는 권리자의 허락을 받지 않더라도 음악을 틀 수 있었지만 저작권법 시행령이 개정됨에 따라 올해 8월 23일부터는 저작권료를 지급해야만 매장에서 음악을 틀 수 있다(전통시장과 50㎡ 미만 소규모 영업장 제외).


비영리 목적이라도 카페·블로그에 올리는 건 안 돼
공표된 저작물을 영리 목적이 아니고 개인적으로 이용하거나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된 범위 안에서 이용하는 경우 이를 복제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비영리 목적’일 것과 ‘한정된 범위’라는 요건이다. 전파성이 강한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 등에 공유하는 것은 저작권법에 위반될 소지가 높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공공장소의 미술품 사진 찍기는 무방
공중에게 개방된 장소에 설치된 유명 건축물이나 동상을 사진 찍어 개인 블로그에 게시하는 것은 무방하다. 사진은 2016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 설치했었던 '슈퍼문'.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공공미술작가 그룹 '프렌즈 위드 유(Friends With You)’가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선보인 지름 20m 크기의 설치미술 작품이다. [중앙포토]

공중에게 개방된 장소에 설치된 유명 건축물이나 동상을 사진 찍어 개인 블로그에 게시하는 것은 무방하다. 사진은 2016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 설치했었던 '슈퍼문'.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공공미술작가 그룹 '프렌즈 위드 유(Friends With You)’가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선보인 지름 20m 크기의 설치미술 작품이다. [중앙포토]

 
가로·공원·건축물의 외벽 등 공중에게 개방된 장소에 항시 전시되는 미술저작물은 이를 복제해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 개방된 장소에 설치된 유명 건축물이나 동상을 사진 찍어 개인 블로그에 게시하는 것은 무방하다.
 
그러나 건축물을 건축물로 복제하는 경우, 조각 또는 회화를 조각 또는 회화로 복제하는 경우, 개방된 장소에 항시 전시하기 위해 복제하는 경우는 허용되지 않는다. 판매 목적으로 복제하는 것은 금지돼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이렇게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경우라도 그 출처를 명시하여야 한다.
 
실제 사례에서는 전문가들도 법의 해석과 적용에 대해 의견이 나뉘는 만큼 저작권법 위반 여부를 명확히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입장을 바꾸어 내가 애써 만든 것을 다른 사람이 마음대로 이용하고 심지어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한다면 어떨지 먼저 생각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큐렉스 법률사무소 정세형 변호사 jungsehy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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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형 정세형 큐렉스 법률사무소 변호사 필진

[정세형의 무전무죄(無錢無罪)] 많은 사람이 은퇴 이후 새로운 도전을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법 없이 사는 분도 있지만 그렇다고 법이 무작정 그들의 편이 되어주진 않는다. 법을 내 편으로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법을 알고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계약에서부터 소송에 이르기까지 실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례와 이에 대한 대응방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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