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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탐구]불법유턴했는데 의경이 딱지 안떼자 신고한 이해찬

중앙일보 2018.09.04 17:37
국무총리 시절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 [중앙포토]

국무총리 시절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 [중앙포토]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스스로도 인정하는 ‘깐깐한 성격’ 탓에 세간에 화제가 된 일화들이 많다. 1997년 불법 유턴을 한 자신의 차량에 ‘딱지’를 떼지 않은 교통 의경을 오히려 규정대로 처벌받게 한 일, 13대 국회 노동위원 시절 돈 봉투를 들고 온 한 업체 간부를 단박에 사무실 밖으로 쫓아버린 일 등이다. 교육부 장관 시절엔 지시한 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서 말로만 잘 된다고 보고하던 간부를 지방으로 좌천시켜버리기도 했다.
 
이 대표는 2004년 국무총리 인사 청문회에서 “재야 시절 모 중앙지 취재기자의 뺨을 때린 적이 있느냐”는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의 서면질의에 대해 “87년 재야운동을 할 당시 잘못된 보도에 항의하고 언쟁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고 답변했다. 서울시 정무부시장 시절엔 연로한 장학관의 뺨도 때렸다는 말도 나돌았다. 이에대해 이 대표는 2007년 발간한 저서 ‘청양 이면장 댁 셋째 아들’에서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무리한 부탁을 해와 나무랐을 뿐인데 와전됐다는 것이다.

1994년 10월 19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책임자 고소ㆍ고발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당시 민주당 설훈 부대변인이 고발장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 네번째가 지금의 이해찬 민주당 대표. [중앙포토]

1994년 10월 19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책임자 고소ㆍ고발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당시 민주당 설훈 부대변인이 고발장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 네번째가 지금의 이해찬 민주당 대표. [중앙포토]

 
이 대표가 ‘술고래’라는 얘기도 있다. 최근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건강 이상설’이 술 때문이란 루머까지 나왔다. 그러나 그가 손을 떠는 이유는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때 생긴 고문 후유증이란게 이 대표 측의 설명이다. 이 대표도 “그 당시 많이 맞아서 목이 손상됐다. 젊었을땐 잘 몰랐는데 요즘보니 그 후유증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이 대표가 독수리 타법인데 SNS를 직접 하는 게 맞냐는 질문도 나온다. 이 대표는 7년여 전부터 아이패드를 늘 갖고 다니면서 사무실이나 이동하는 차 안에서 수시로 인터넷 검색을 한다고 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아이패드를 사용한다. [이해찬 블로그]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아이패드를 사용한다. [이해찬 블로그]

 
이 대표 인맥의 뿌리는 ‘평화민주통일연구회(평민연)’이다. 올해로 창립 30주년인 평민연은 1987년 대선 때 김대중 평화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재야 인사들이 88년 평민당에 입당해 만든 모임이다.
 
이 대표는 평민연 소장과 상임이사를 지냈고 당시 함께 활동했던 인사들이 당ㆍ정ㆍ청에 고루 포진해 있다. 당 원내대표를 지낸 우원식 의원, 사무총장 후보로 거론되는 윤호중 의원, 김현 전 의원 등이 평민연 출신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87년 평민연 당보 기자로 정계에 입문했고,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은 평민연 기획실 간사였다.
평화민주당 소속으로 13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던 이해찬 후보 선거 벽보. [이해찬 블로그]

평화민주당 소속으로 13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던 이해찬 후보 선거 벽보. [이해찬 블로그]

 
7선인 이 대표 곁에는 수십년 씩 보좌한 사람들이 많다. 이 대표는 “보좌진에게 먼저 나가라고 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했다. 30년째 이 대표를 보좌하고 있는 전미숙 비서관은 “대표님이 ‘내가 죽으면 내 관에 담배 하나 놔줘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고 전했다.
 
13대 국회 때 노무현 전 대통령, 이 대표와 함께 ‘노동위 3총사’로 활약한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은 “노무현은 송곳으로 쑤시고, 이해찬은 면도칼로 저미고, 나는 도끼로 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호흡이 잘 맞았다”고 회고했다.
2011년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2주기 사진 전시회에서 이해찬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해찬 블로그]

2011년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2주기 사진 전시회에서 이해찬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해찬 블로그]

이해찬 대표의 말말말

“기생충이나 병균을 대통령에 앉히기 위해 멸사봉공한 증인은 앞으로 땅만 보고 살라.”  

-1988년 광주청문회에서 1980년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주영복씨에게.  
 

“지난 3.1절 날 사려 깊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들에게 큰 걱정을 끼쳐 드려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2006년 3월 7일 국무회의에서 3ㆍ1절 골프 파문에 대해 사과하며.  
 

“친구 얘기 좀 그만 하세요, 공적인 자리에서...”  

“아직도 한나라당 후보의 말과 비슷하다. 공부 좀 더 해라. 손 후보 공격했다간 또 나가실까 봐 못 하겠다.”  

-2007년 9월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 합동 연설에서 정동영ㆍ손학규 후보에게.  
 

“개인적으로 후회되는 선택은 교육부 장관을 간 거예요.”  

-대담집 『문제는 리더다』(2010년)에서 “전혀 준비 없이 임명됐다. 무지하게 어려운 분야이더라”고 말하면서.  
 

“위기가 닥치면 일로 돌파해야 합니다.”  

-저서 『광장에서 길을 묻다』(2011년)에서 “집권 세력은 통제의 유혹에 빠지기 쉽지만, 새로운 정책을 찾고 비전을 만들어 능력을 발전시켜야 한다”며.  
 

“그건 국가 원수의 언어가 아니다. 대통령이 사돈 남 말 하듯이 유체이탈 화법으로 말하면 안 된다.”  

-2015년 2월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퉁퉁 불은 국수를 먹게 된 경제가 불쌍하다”는 발언을 지적하며.  
 

“극우ㆍ보수세력들이 다시는 이 나라를 농단하지 못하게 철저히 궤멸시켜야 한다.”

-2017년 4월 대선 유세 중에.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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