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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 하루 앞두고 선배 앞에서 투신한 제천 여고생

중앙일보 2018.09.04 17:35
제천경찰서 전경

제천경찰서 전경

 
충북 제천에서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이 학교 선배가 보는 앞에서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친구 관계 틀어져 심리적 압박 받은 듯"
'학교폭력' '왕따' 추측 난무…가해자 처벌 청와대 국민청원도

4일 제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2시50분쯤 제천시 한 건물에서 제천지역 고교 여고생 A양(16)이 학교 선배 B양(18)이 지켜보는 가운데 투신했다. A양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머리 등을 크게 다쳐 숨졌다. 현장에서 유서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A양은 이날 3학년인 B양 함께 개학을 하루 앞두고 노래방에 갔다. 이후 노래방을 나와 택시를 타고 다른 상가 옥상으로 올라가 B양에게 ”친구들과 사이가 틀어져 고민이 많다“고 털어놓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B양은 경찰 조사에서 “함께 있던 A양이 건물 옥상에서 자꾸 뛰어내리려 해 말렸으나 이를 뿌리치고 투신했다”며 “학교생활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B양은 평소 A양의 고민 상담을해줄 만큼 친한 사이였다. 경찰 관계자는 “A양이 친구 문제로 갈등을 겪던 중 심리적 압박을 받은 상황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같다”며 “다만 교우관계가 왜 나빠졌는지는 수사를 해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A양이 학교폭력이나 왕따를 당했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찰은 학교 동급생을 상대로 A양이 평소 친구 관계로 갈등이 있었는지 조사 중이다. 또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는 대로 A양의 휴대폰 통화내용 등을 분석해 사망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다. 이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유족과 B양의 참고인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A양이 떨어지는 것을 직접 목격한 B양은 현재 심리 치료를 받고 있다. 충북교육청 생활지도담당최동하 장학관은 “A양은 1학기 동안 학교생활을 원만히 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다만 방학 중에 친구들 사이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파악이 되지 않는다. 투신 현장에 있던 B양의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수사기관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제천 여고생 투신 자살 사건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사진 청와대홈페이지]

제천 여고생 투신 자살 사건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사진 청와대홈페이지]

 
이 사건을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숨진 여고생이 학교폭력이나 왕따를 당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개학을 하루 앞둔 여고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점, 평소 친분이 있던 학교 선배에게 교우관계 문제를 토로하던 중 벌어진 일이라 사건 전말을 조속히 밝혀달라는 여론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제천 여고생 투신과 관련한 8건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제천 여고생 투신 자살/가해 학생 엄벌’ ‘왕따 투신자살 사건 가해자 신상 공개’ ‘학교폭력 가해자 엄중처벌’ 등 진상 조사 촉구와 함께 청소년 범죄 처벌을 강화해달라는 요구했다. 한 청원인은 “지금 실시간 검색어에 제천 여고생 투신 자살이 올라오고 있다. 글을 작성하는 나 또한, 학교 폭력에 시달렸다”며 “학생들이 학교에서 괴롭힘과 왕따, 이런것들에 표적이 되지 않게 소년법 폐지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또 “요즘 10대들이 더욱 난폭해진다. 봉사활동으로 끝내면 안된다. 반드시 첫뿌리를꺽어야지만이 제2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는다”고 촉구했다.
 
제천=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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