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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눌의 본성은 삼식이를 미워하지 않았다

중앙일보 2018.09.04 07:00
[더,오래] 강인춘의 마눌님! 마눌님!(49) 
[일러스트 강인춘]

[일러스트 강인춘]

 
삼식아, 너무 속상해하지 마!
마눌이 겉으로만 미워하는 척하는 거야.
마음속 깊은 곳에선 아직도 너에 대한 사랑은 지워지지 않았단다.
겁나니? 자! 웃어봐.
 
아직도 내 말을 믿지 못하니?
만약에 마눌이 인생 말년에 너를 싫어했다면
그 흔한 ‘황혼이혼장’이니 ‘졸혼장’을 내밀었을 거야.
말로는 “웬수”니 “내가 못 살아”, “내 눈꺼풀이 뒤집어졌지”라는
볼멘소리는 입에 달고 있었지만
그러나 끝내는 단 한 번도 이혼, 졸혼을 시행하진 못했잖아.
 
어쩌면 마눌은 주책없이 행동하는 너보다는
더 속 깊은 사랑을 가슴속에서 짓고 있었는지도 몰라.
 
삼식아!
당장 오늘부터라도 새벽같이 일어나
그 누렇게 찌든 백수, 삼식이란 옷들을 벗어 세탁기에 집어넣고
청소도구를 들고 베란다부터 말끔하게 치워 봐.
 
저것 봐! 주방에서 마눌이 “별꼴이야! 웬일이래?”
입을 삐죽이며 웃고 있잖아.
마눌은 결코 너를 싫어하지 않는다는 증거야.
바보야!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Kangcho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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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춘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필진

[강인춘의 웃긴다! 79살이란다] 신문사 미술부장으로 은퇴한 아트디렉터. 『여보야』 『프로포즈 메모리』 『우리 부부야? 웬수야?』 『썩을년넘들』 등을 출간한 전력이 있다. 이제 그 힘을 모아 다시 ‘웃겼다! 일흔아홉이란다’라는 제목으로 노년의 외침을 그림과 글로 엮으려 한다. 때는 바야흐로 100세 시대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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