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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권리금 0’의 벼랑 끝 자영업 … 일자리가 최선의 대책

중앙일보 2018.09.04 00:13 종합 30면 지면보기
자영업자들이 폐업조차 하기 힘든 상황에 몰렸다. 권리금이 뚝 떨어져서다. 어제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서울 강남역이나 신촌·홍대 같은 핵심 상권에서도 장사가 안 돼 권리금이 0이 된 사례가 수두룩하다. 폐업하려는 자영업자로서는 쌓인 적자에 수천만원 권리금까지 포기해야 할 판이다.
 
자영업이 한계에 이른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자영업자가 워낙 많아 경쟁이 심한 데다 경기는 가라앉았다. 정부는 최저임금을 2년간 29% 올려 기름을 부었다. 이대로 가면 올해 680만 명 자영업자 중 100만 명 이상이 문을 닫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리마저 오르면 600조원이 넘는 자영업 부채는 금융시장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위기를 감지한 정부와 여당은 지난달 말 일자리안정자금 지원을 늘리는 등 7조원 규모의 자영업자 지원책을 내놨다. 그러나 최저임금 대책 등이 빠져 자영업자들로부터 ‘언 발에 오줌 누기’란 비판을 받았다.
 
이 가운데 인태연 청와대 자영업비서관이 어제 “2차 자영업 대책이 필요하다. 자영업자들이 참여하는 조직을 만들어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영업자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최선의 자영업 대책은 임금을 받는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다. 자영업자들이 이런 일자리로 옮겨가야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자연스러운 출구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늘어난 임금 근로자들이 지갑을 열어야 자영업도 되살아나게 된다.
 
일자리를 늘리려면 기업이 투자하고 채용할 숨통을 틔워야 한다.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하고 규제를 확 푸는 등의 친기업 정책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국회가 규제 개선에 발목을 잡아서는 자영업자도 고통에서 헤어나기 어렵다. 더불어 5인 미만 영세 사업장에 대해서는 최저임금 기준을 낮추는 등 최저임금을 업종·지역별로 달리 적용하는 방안 역시 하루빨리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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