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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스타일] 기본에 충실한 옷은 늙지 않는다

중앙일보 2018.09.04 00:02 종합 20면 지면보기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레이디 라이크 룩’의 대가이자 스타들이 사랑하는 디자이너로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 지춘희씨. 심은하의 ‘청담동 며느리 룩’, 이나영의 웨딩드레스를 만든 주인공이다. [장진영 기자]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레이디 라이크 룩’의 대가이자 스타들이 사랑하는 디자이너로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 지춘희씨. 심은하의 ‘청담동 며느리 룩’, 이나영의 웨딩드레스를 만든 주인공이다. [장진영 기자]

패션 디자이너 지춘희씨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지난 1일 CJ ENM 오쇼핑 부문과 손잡고 10만원대의 저렴한 라인 ‘지 스튜디오(g studio)’를 론칭했다. 1979년 ‘미스지 콜렉션’을 시작한 그는 97년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에 한국 디자이너로는 처음으로 입점하며 국내 최정상의 디자이너임을 확인시켰다. 레이디 라이크 룩(품위 있고 우아하게 보이는 여성복)의 대가인 그는 수많은 여성 스타들이 사랑하는 디자이너로도 유명하다. 배우 심은하를 통해 ‘청담동 며느리 룩’을 창조했는가 하면, 이보영·이나영의 웨딩드레스로 화제가 된 바 있다. 40년 동안 한 우물을 파온 그의 ‘미스지 콜렉션’은 한 벌에 수 백 만원을 호가하는 백화점 브랜드다. 그런 그가 홈쇼핑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고객들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디자이너 지춘희 홈쇼핑에 간 이유
늘 혁신적인 변화에 도전하고 싶어
예쁘고 좋은 옷은 1㎜ 차이 싸움

왜 갑자기 ‘홈쇼핑 옷’인가.
"세계의 유명 미술관에서 패션 전시가 열리면서 패션과 예술의 경계가 없어지고, 초고가의 옷을 만드는 럭셔리 브랜드의 디자이너들이 유니클로·H&M 같은 SPA 브랜드와 협업하는 시대 아닌가. 혁신적인 유통과 플랫폼에 도전하고 싶어졌다.”
 
이나영이 모델로 등장한 것도 파격적이다.
"오래된 인연으로 기꺼이 모델이 돼줬다. 가끔 주말에 강원도에 갈 일이 있으면 원빈·이나영 부부와 만나는데(두 사람은 정선 집에서 주말을 보낸다고 한다), 참 재밌고 예쁘게 산다.”
 
‘지 스튜디오’의 콘셉트는.
"‘기본에 충실한 옷’이다. 지금까지 ‘홈쇼핑 옷’은 가격은 저렴하지만 원단이나 재단, 바느질이 엉성해 어느 정도 품질은 포기하고 사는 옷이었다. 이런 맹점을 해결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울·순모 등의 원단도 이탈리아 수입원단을 사용하고 보이지 않는 곳의 심지, 시접까지도 일일이 챙겼다.”
 
20~50대의 여성을 타깃으로 한다. 연령대가 너무 넓은데 그게 가능한가.
"여성스러움에 초점을 맞추고, 기본에 충실한 옷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요즘 50대는 30대의 옷을 입는다. 입었을 때 예쁜 옷은 나이와 상관없다.”
 
‘1mm의 차이가 좋은 옷을 만든다’고 했다.
"여유와 조임, 결국 디테일의 마법이다. 허리선이 1mm만 올라가도 다리가 길어 보이고, 1mm만 주름을 잡아도 허리가 잘록해 보인다. 그런데 이 차이는 옷을 입었을 때 느낄 수 있다. 그동안 미스지 콜렉션이 여성스러움을 잘 표현한 옷으로 소문난 것은 허리·허벅지·팔뚝이 굵어 보이는 걸 싫어하는 여성의 마음을 내가 잘 알기 때문이다. 남성의 눈에 비치는 옷과 여성이 입어서 느끼는 옷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올봄 ‘미투(me too)’‘위드 유(with you)’ 등의 메시지를 옷에 담기도 했다.
"패션은 사회현상을 반영한다. 지금 이 사회와, 여성이 내는 목소리에 힘을 보태고 싶었다. 평소 신문·드라마·다큐멘터리영화 등을 통해 사회변화를 종합적으로 읽어내는 노력을 늘 하고 있다. 휴대폰 때문에 옛날보다 책은 덜 읽게 됐지만.(웃음)”
 
많은 시간, 휴대폰으로 무엇을 하나.
"낯선 곳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 매일 밤 머릿속에 지도를 그리고, 휴대폰으로 꼭 가볼 곳들을 찾아 체크해둔다. 그렇게 찾은 곳을 직접 가서 내 판단이 맞았음을 확인하는 탐험의 재미가 많은 영감을 준다.”
 
지난해 회화·가구 아트 협업 전도 열었다.
"추상화가 박승순, 덴마크의 가구 디자이너 핀 율의 작품들과 함께 의상을 전시했다. 다음 전시 주제는 도자기다. 투박하고 다양한 컬러의 도자기를 이미 준비해뒀다. 전시는 내년 쯤 열 계획이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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