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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자전거 타고, 향토 별미 맛보고 … 즐거움 가득한 비무장지대

중앙일보 2018.09.04 00:02 5면 지면보기
평화 관광지 DMZ
지난해 9월 ‘뚜르 드 디엠지’ 국제 자전거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레이싱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9월 ‘뚜르 드 디엠지’ 국제 자전거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레이싱을 펼치고 있다.

 
남북의 화해 분위기가 점점 무르익고 있다. 전쟁 걱정으로 마음 졸였던 지난해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국민들도 이런 따뜻한 바람을 피부로 직접 느끼고 있다. 지난 8월 2년10개월 만에 재개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 장면을 보고 함께 눈물 흘렸고, ‘평창 겨울올림픽’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북한 선수를 한마음으로 응원했다. 나아가 물리적인 부분까지 북한과 가까워지고 있다. 긴장감 가득했던 남북 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DMZ)에서 국제 자전거 대회를 열고, 마음껏 볼거리·먹을거리 가득한 축제를 즐기게 됐다. 
 
DMZ는 이름부터 긴장감이 흐른다. 이곳에선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북한군에게 공격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마저 든다. 그런데 최근 남북관계의 훈풍을 타고 DMZ의 긴장감이 즐거움으로 바뀌고 있다. 정부와 각 지자체에서도 남북의 평화 모드에 힘입어 새로운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 거리를 마련해 DMZ와 접경 지역을 ‘평화 관광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31일부터 오늘(4일)까지 진행되는 국제 자전거 대회 ‘뚜르 드 디엠지(Tour de DMZ) 2018’이 대표적인 행사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이하는 ‘뚜르 드 디엠지 2018’은 국제사이클연맹(UCI)이 공인한 ‘제3회 국제청소년도로사이클대회’ ‘2018 마스터즈도로사이클대회’ ‘연천자전거투어’로 진행됐다. 특히 제3회 국제청소년도로사이클대회는 지난해에 비해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15개국 참가한 ‘뚜르 드 디엠지 2018’
북한이 핵실험을 진행한 지난해의 경우 선수의 안전을 걱정한 미국·프랑스·네덜란드·멕시코 등의 해외 팀이 갑작스럽게 불참을 통보했었다. 하지만 평화의 기운이 가득한 올해는 불참했던 해외 팀이 모두 대회에 참가해 실력을 겨뤘다. 총 15개국에서 25개 팀이 함께했다.
 
주행 코스도 길어졌다. 인천시 강화군이 새롭게 경기 코스에 포함되며 서해부터 동해까지 5개 구간, 총 479㎞를 달렸다. 이 대회를 주관한 대한자전거연맹은 “지난해에 비해 달라진 남북의 평화 분위기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자전거가 아니어도 버스나 열차로도 DMZ를 둘러볼 수 있다. 반세기 넘게 사람의 발길이 끊기면서 천혜의 자연환경을 그대로 간직한 DMZ는 생태 관광지로도 가치가 높다. 특히 북한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민간인통제구역이 단연 인기 코스다.
 
이곳은 개별적으로 관광할 수 없어서 경기도 파주시의 ‘임진각국민관광지’ 주차장에서 출발하는 ‘DMZ 안보관광 셔틀버스’나 서울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평화열차 DMZ 트레인’을 타야 한다. ‘DMZ 안보관광 셔틀버스’는 총 3시간 코스다. 임진각 매표소부터 도라전망대~제3땅굴(사진1)~도라산역~통일촌을 관광한다. 열차는 용산역에서 출발해 문산역~운천역~임진강역을 지나 도라산역~도라산 평화공원~통일촌~도라전망대~제3땅굴~도라산역 통일 플랫폼 코스로 진행된다. 도라산역은 민간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구역이 있어 신원확인 절차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신분증을 지참하거나 신원확인서를 작성해야 하니 미리 준비하면 좋다.
 
나들이하기 좋은 가을,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도 다양하다. 우선 가을의 감수성을 끌어올려줄 영화제를 즐겨보자.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DMZ 국제다큐영화제’가 오는 13일부터 20일까지 경기도 고양시와 파주시 일대에서 열린다. 39개국에서 140여 편의 작품을 출품하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국내외의 우수한 다큐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군사시설물에서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한 ‘캠프 그리브스’도 매력적인 관광지다. ‘캠프 그리브스’는 1953년부터 2004년까지 미군이 주둔했던 반환 미군기지로 지금까진 안보관광이나 군부대 체험 시설로 쓰였다. 최근엔 ‘캠프 그리브스 DMZ 평화정거장’ 사업의 일환으로 미술 전시 등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가 열리는 공간으로 변신했다. 10월까지 매주 토요일·일요일에 열리는 ‘놀아보자 in DMZ’라는 거리 공연을 즐길 수 있고, 10월 31일까지는 ‘평화의 정원’이라는 전시가 열리니 기억해두자.
 

고이 간직한 천혜의 자연감상…다채로운 문화예술 행사관람…청정지역서 자란 특산물 구입 

 
'맛집 투어'가 빠진 여행은 팥소 없는 찐빵과 같다. DMZ 일대의 청정 지역에서만 나는 특산물을 먹어보고 구매하는 시간을 빼놓지 말자. 경기도 연천군의 임진강 유역에서는 장어·메기·쏘가리 같은 신선한 민물고기 요리와 참게 요리를 즐길 수 있다. 또 강원도 인제군 용대리에는 우리나라 황태의 70%를 생산하는 60년 역사의 황태 덕장이 있다.
 
이외에도 벼의 생육에 최적지라고 여겨지는 강원도 고성군(북위 38도에 위치한 지역)에서 생산한 오대미와 양구군 해안면의 펀치볼(사진2)에서 바짝 말린 부드러운 식감의 시래기, 임진강 맑은 물이 만들어낸 파주 장단콩 등도 대표 특산물이다. 이들을 맛볼 수 있는 가을 축제에도 참가하면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다. 다음달 27일부터 28일까지 양구 해안면의 펀치볼에서는 시래기 등을 파는 농산물 직거래 장터가 운영되며 시래기 수확 및 건조 체험을 할 수 있는 체험 농장이 열릴 예정이다.
 
신윤애 기자 shin.yun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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