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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3점 쏘고도 탈락’ 진종오, 권총황제 불운의 연속

중앙일보 2018.09.02 15:54
2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창원사격장에서 열린 2018 창원세계사격선수권 대회 10m 공기권총 남녀 혼성팀 경기에서 한국 진종오가 경기 중 생각에 잠겨 있다.[연합뉴스]

2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창원사격장에서 열린 2018 창원세계사격선수권 대회 10m 공기권총 남녀 혼성팀 경기에서 한국 진종오가 경기 중 생각에 잠겨 있다.[연합뉴스]

 
진종오(39·KT)는 지구상에서 권총을 제일 잘 쏜다. 올림픽에서 네 개의 금메달을 땄다.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3회 연속 남자 50m 권총을 제패했다. 120년 올림픽 역사에서 사격 개인전 3연패는 처음이다. 2012년에는 10m 공기권총 금메달도 땄다.  

주종목 50m 폐지, AG 억울하게 5위
창원세계선수권 혼성도 아쉽게 탈락
6일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 도전

 
국제대회에 나가면 다른나라 사격선수들은 진종오를 케이팝 스타를 바라보듯 기다렸다가 셀카를 찍는다. 진종오 총쏘는 모습을 휴대폰 동영상으로 촬영할 정도다.  
 
하지만 ‘권총 황제’ 진종오는 최근 불운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6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혼성종목을 늘리겠다며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50m 권총을 폐지했다. 진종오는 방아쇠 한번 못당겨보고 올림픽 50m 권총 4연패가 좌절됐다.  
 
지난달 21일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는 대회 주최측의 동네운동회 수준의 미숙한 운영탓에 5위에 그쳤다. 당시 진종오는 결선을 앞두고 시사(시험 사격)에서 계속해서 10.9점 만점을 맞혔다. 주위에서는 금메달이 유력하다고했다. 
 
그런데 마지막발이 모니터 탄착에 안보였다. 원래 국제대회는 모니터를 고치고 무제한 시사를 주는데, 주최측은 한발밖에 주지 않고 그대로 경기를 진행시켰다. 사격은 멘털 스포츠인데, 천하의 진종오도 흔들릴수밖에 없었다. 진종오는 경기 후 억울해서 눈물까지 흘렸다.  
2일 창원국제사격장에서 열린 2018 창원 세계사격선수권대회 10m 공기권총 혼성팀 경기에 참가한 대한민국 곽정혜, 진종오가 사격하고 있다. [뉴스1]

2일 창원국제사격장에서 열린 2018 창원 세계사격선수권대회 10m 공기권총 혼성팀 경기에 참가한 대한민국 곽정혜, 진종오가 사격하고 있다. [뉴스1]

 
진종오는 2일 창원국제사격장에서 열린 2018 국제사격연맹(ISSF)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10m 공기권총 혼성에 출전했다. 4년에 한번 열리는 세계사격선수권대회는 축구 월드컵·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과 함께 ‘단일종목 5대 글로벌 스포츠’로 꼽히는 대회다. 
 
진종오는 이날 393점을 기록, 124명 남녀 선수 중 두번째 높은 점수를 쐈다. 하지만 파트너 곽정혜(IBK기업은행)가 376점으로 부진했다. 결국 진종오-곽정혜 팀은 9위로 밀려 5위까지 주어지는 결선진출에 실패했다.  
 
진종오 측근은 “진종오가 아시안게임 이후 스트레스가 심했다. 진종오도 나이를 먹어서인지 요즘엔 한발씩 크게 빗나가는 경우도 있다. 진종오는 요즘 정말 사격인생 마지막이란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진종오는 6일 10m 공기권총 개인전에 출전한다. 진종오는 “아시안게임은 기계적 결함이고 운이 없었으니 빨리 이겨내려고 했다”며 “10m 개인전에서는 긴장을 덜해서 금메달을 안겨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창원=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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