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알베르토 몬디의 비정상의 눈] 이탈리아에 비친 한국 예술

중앙일보 2018.08.29 00:24 종합 27면 지면보기
알베르토 몬디 이탈리아인·JTBC ‘비정상회담’ 출연자

알베르토 몬디 이탈리아인·JTBC ‘비정상회담’ 출연자

며칠 전 업무차 이탈리아에서의 한국 음악 현황을 알아볼 일이 있었다. 겨우 K-POP에 대한 기사들이나 좀 찾아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면서 이탈리아의 주요 대형 사이트들을 찾아보곤 깜짝 놀랐다. 한국의 클래식 음악가 관련 뉴스와 평가는 물론이고 조수미씨를 비롯한 한국인 피아니스트와 성악가에 대한 자료들이 너무도 많았던 것이다.
 
특히 올해 이탈리아 ‘부소니 피아노 음악제’가 전적으로 한국인 피아니스트들만을 위한 장을 마련했던 것도 한국인 클래식 음악가에 대한 큰 관심과 일맥상통한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았다. 이탈리아처럼 언제나 클래식 음악을 가까이 두고 사랑해왔던 나라에서 K-POP의 신세계를 맛보기 시작한 젊은 팬들 외에도 다양한 연령대의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훌륭한 피아니스트 양성 국가로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매우 뿌듯했다.
 
비정상의 눈 8/29

비정상의 눈 8/29

이탈리아에서의 한국 영화 평가는 어떤지에 대해서도 호기심이 생겨 조사를 해봤다. 놀랍게도 내가 찾아낸 영화판에서의 상황은 생각했던 것과 너무도 달랐다. 의외로 이탈리아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한국 영화들은 한국에서도 그다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들이 많았다. 김기덕 감독의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이창동 감독의 ‘초록물고기’, 임권택 감독의 ‘천년학’ 같은 작품들이다.
 
이제 한국은 음악이나 영화, 방송, 패션 등의 영역에서 자신들만의 상품을 생산해 전 세계로 수출하고 큰 인기를 누리는 나라 중 하나로 진입한 모양새다. 이런 사실을 늘 염두에 두고 있는 문화상품 생산자와 판매자에게 한국은 점점 더 중요한 나라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15년간 한류로 인해 많은 외국인이 한국의 예술적 면모와 매력에 깊이 매료되었다고 한다면, 아마도 이제 한류의 다음 단계는 한국의 비주류 문화, 그리고 실험적 예술을 하는 이들을 위한 자리가 아닐까 싶다.
 
한국 사회가 아직은 덜 알려진 예술가들에게 작품을 선보일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할 수 있다면 한국의 예술과 문화는 보다 풍성해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금은 단지 ‘K-POP’의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한류가 ‘K-MUSIC’으로 진일보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할 날이 올 거라 믿는다.
 
알베르토 몬디 이탈리아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