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주지법 "알츠하이머인데 회고록 어떻게 썼나", 전두환 출석 재요구

중앙일보 2018.08.27 10:43
전두환 전 대통령. [중앙포토]

전두환 전 대통령. [중앙포토]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이유로 출석을 거부한 전두환(87) 전 대통령에 대해 광주지법이 법정 출석을 재차 요구하고 나섰다. 법원 측은 전 전 대통령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호석 판사는 27일 오후 2시30분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전날 알츠하이머 진단 사실을 밝히며 재판 출석 불가 입장을 언론에 공개한 전 전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

광주지법, 27일 피고인 없이 재판 진행
"10월 1일 두 번째 공판에 참석" 요구

전 전 대통령 측에서는 정주교 변호사가 출석했다. 정 변호사는 전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79) 여사가 전날 밝힌 것처럼 전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설명하며 재판부에 양해를 구했다.
 
고(故)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성직자가 아니다’고 표현한 『전두환 회고록』. [중앙포토]

고(故)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성직자가 아니다’고 표현한 『전두환 회고록』. [중앙포토]

그러나 김 판사는 "2013년부터 알츠하이머를 앓았다는데 회고록은 2017년 4월에 발매됐다. 모순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정 변호사는 "회고록 준비는 (증세가 오기) 오래 전부터 했다"고 답변했다.
재판부는 전 전 대통령 측이 법원에 불출석 사유서를 내지 않았다며 두 번째 공판기일(10월 1일)에 전 전 대통령이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1980년 5월 옛 전남도청 앞에 떠 있는 군 헬기.[중앙포토]

1980년 5월 옛 전남도청 앞에 떠 있는 군 헬기.[중앙포토]

형사 재판에서 피고인의 출석은 의무 사항이다. 특별한 이유 없이 재판에 나오지 않으면 법원은 구인장을 발부할 수 있다.
전 전 대통령 측은 전날 알츠하이머 증세가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건강상 이유로 광주까지 이동해 재판에 참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 전 대통령 측은 또 문제의 회고록이 광주보다 서울에서 더 많이 판매된 점에서 재판 관할 문제도 제기했다. 특히 5ㆍ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재판을 광주에서 받을 경우 ‘지방의 민심’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낸 회고록에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가면을 쓴 사탄’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는 표현을 해 불구속 기소됐다. 조비오 신부가 5ㆍ18 당시 헬기 기총소사를 목격했다고 생전 증언한 점을 비판하면서다. ‘기총소사는 없었으므로 왜곡된 악의적인 주장’이라는 게 전 전 대통령의 입장이다. 이날 법정에서도 정 변호사는 "헬기 사격 실제 여부는 서로 다른 시각이 존재하므로 입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광주광역시=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