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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강한 민주당"···첫날 이낙연·임종석 개각 논의

중앙일보 2018.08.27 00:05 종합 6면 지면보기
7선의 이해찬 의원이 25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됐다. 이 신임 대표가 당 대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7선의 이해찬 의원이 25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됐다. 이 신임 대표가 당 대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내 최다선(7선)으로 친노 좌장 역할을 해 온 이해찬(66) 의원이 새 당 대표로 선출되면서 당·청 관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이 대표가 지난 25일 전대에서 당선된 뒤 밝힌 취임 일성이 “강한 민주당”이었다.
 

기울었던 당·청 관계 변화 예고
일부선 “수석들이 부담스러워 해”

문 대통령 “궁합 잘 맞을 것” 축하
이 대표, 당분간은 각 안 세울 듯

당내에선 전임 추미애 대표 체제에서 여당이 청와대에 끌려만 다녔다는 지적이 거셌던 만큼 ‘강한 여당 대표’를 내세워 당의 존재감을 키우자는 표심이 이번 전대 결과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와 가까운 한 당직자는 26일 “이 대표는 지금 당·청 관계가 정상이 아니라는 인식이 강하다. 시간을 두고 청와대를 향해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이 대표를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게 청와대 수석들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시기적으로 봐도 이 대표의 임기 2년은 문재인 정부 집권 중반(2~4년차)에 해당된다. 여당에 대한 청와대의 장악력이 저하되고, 여당이 독자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국면이다. 특히 이 대표는 2020년 총선 공천권도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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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 극심한 당·청 갈등 때문에 선거에서 줄줄이 참패했던 ‘학습 효과’를 고려하면 이 대표가 당장은 당·청 화합에 역점을 둘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 대표는 당선 직후 수락연설에서 “철통같은 단결로 문재인 정부를 지키자”며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공동운명체다. 문재인 정부가 곧 민주당 정부”라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과 이 대표는 26일 오후 10여 분간 축하 전화를 나눴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장시간 경선을 치르느라 힘드셨을 텐데 완주하고 승리해 기쁘다. 당·청 관계가 궁합이 잘 맞을 것 같다’고 했고, 이 대표도 ‘감사하다. 당·정·청 관계를 긴밀히 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입법 문제는 당에서 크게 도와주셔야 한다. 조만간 지도부를 모시고 식사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당 지도부와 함께 삼청동 총리공관을 방문해 이낙연 국무총리,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나 국정현안을 논의했다. 이 날 ‘미니’ 당·정·청 회의에선 개각에 대한 의견도 오갔다고 한다.
 
이 대표는 앞으로 당·정·청 회의를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 대표는 노무현정부 때 대통령을 대신해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책임총리’로서 매주 당·정·청 회의를 개최하는 등 정부·여당 내 의견조율을 했다. 이번에도 청와대가 이 대표에게 실질적인 권한과 역할을 부여해 ‘책임 대표’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단 이 대표에겐 ‘당 장악’이 선결 과제다. 이 대표는 과반에 못 미치는 득표율(42.9%)로 당선됐다. 송영길(30.7%)·김진표(26.4%)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차이로 따돌렸지만 경선 과정에서 ‘친문(친문재인)의 분화’라고 할 정도로 당내 균열이 생겼다. 이 후보로선 86세대와 비문재인계 중진들을 끌어안아야 하는 숙제가 생긴 셈이다. 이 대표가 27일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면서 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 등을 포함시킨 것이나 이희호(28일), 권양숙 여사(9월 1일)를 예방하는 것도 당내 계파를 두루 감안한 행보다.
 
이번 전대에서 최고위원 당선자는 박주민(초선)·박광온(재선)·설훈(4선)·김해영(초선) 의원 순으로 뽑혔다. 남인순(재선) 의원은 여성 몫으로 한 자리 배정된 최고위원 자리에 올랐다. ‘안정형 당 대표’에 힘을 실어 준 당심이 최고위원 구성에선 세대 교체를 선택하는 전략적 투표를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당 지도부 선거 당락을 좌우한 건 권리당원이었다”며 “권리당원의 지지율로 현장 투표를 뒤집은 후보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주민 의원은 대의원 득표율은 14.7%로 박광온·설훈 의원보다 낮았지만 권리당원 득표율이 27.0%로 압도적 우위를 점해 최종 1위를 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선 전체 권리당원 71만여 명 중 24만6496명이 투표(34.7%)했다.
 
현일훈·김경희·하준호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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