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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흐리! 조흐리!" 주경기장을 흥분시킨 인도네시아 '육상 영웅'

중앙일보 2018.08.27 00:00
26일 열린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100m 준결승에서 역주하는 인도네시아 육상 스타 라루 무함마드 조흐리(가운데). [AP=연합뉴스]

26일 열린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100m 준결승에서 역주하는 인도네시아 육상 스타 라루 무함마드 조흐리(가운데). [AP=연합뉴스]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주경기장.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100m 경기엔 한 선수에 인도네시아 관중들이 크게 열광했다. 그들은 한 목소리로 '조흐리! 조흐리!'를 외쳤다. 인도네시아 육상 스타이자 '국민 영웅' 라루 무함마드 조흐리(18)를 응원하는 구호였다.
 
조흐리는 이날 준결승에서 10초24를 기록해 전체 7위로 8명이 겨루는 결승에 올라섰다. 이미 1조 2위로 각 조 2위까지 주어지는 결승 티켓을 확보했던 조흐리를 향해 인도네시아 관중들은 열광적인 환호를 보냈다. 육상 100m 아시아 최고 기록을 보유한 쑤빙톈(중국), 일본 역대 2위 기록(10초00)을 갖고 있는 야마가타 료타(일본)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 그는 결승에선 비록 10초20으로 7위에 그쳐 메달을 따진 못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한 그에게 인도네시아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조흐리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직접 챙길 만큼 나라의 자랑으로 꼽힌다. 인도네시아 롬복 섬에서 자란 그는 어릴 적 부모를 잃었다. 어려운 가정 환경에서 달리는 게 좋았던 그는 섬에서 맨발로 뛰고 훈련하는 게 익숙했다. 그러다 지난해 4월 인도네시아 주니어육상선수권대회에 참가할 스파이크가 필요했고, 그 대회에서 100m 10초42로 정상에 올랐다. 주니어 대표가 된 그는 올해 6월 아시아주니어선수권에서 10초27로 우승한 뒤, 지난달 핀란드에서 열린 세계주니어선수권 100m에선 10초18의 기록으로 인도네시아 선수론 최초로 이 대회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조흐리의 집을 방문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조코 위도도 인스타그램]

조흐리의 집을 방문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조코 위도도 인스타그램]

 
조흐리가 성장해 세계 정상에 오른 과정은 인도네시아를 감동에 빠트렸다. 위도도 대통령은 그를 직접 초청해 식사를 하고, 정부에서 롬복섬에 조흐리의 집을 지어주는 등 특별 대우를 했다. 기업에서도 후원이 잇따르면서 조흐리의 누나가 "스파이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게 됐다"며 웃어보이기도 했다.
 
이달 초 롬복 섬이 강진으로 지진 피해를 입자 조흐리가 다시 주목받았다. 위도도 대통령은 롬복 섬을 방문해 피해 복구 현장을 보면서 조흐리의 집을 직접 찾기도 했다. 위도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네트워크에 "다행히 집이 피해를 보지 않았다. 조흐리가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고향에 희망을 안겼으면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조흐리는 개최국 인도네시아의 얼굴이 됐다"고 표현했다. 첫 아시안게임에서 자신보다 경험 많은 다른 나라 성인 선수들과 겨뤄서 결선까지 오른 조흐리에 인도네시아 관중들이 더 뜨겁게 박수를 칠 수밖에 없었다.
 
자카르타=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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