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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는 돈 문제다…이케아 '전기료 절약 마케팅' 나서다

중앙일보 2018.08.26 06:00
유럽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공장이나 발전소 등이 부담하는 탄소배출권 가격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로이터]

유럽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공장이나 발전소 등이 부담하는 탄소배출권 가격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로이터]

 
‘이케아가 연간 전기요금 300파운드(약 43만원)를 절약하게 도와드립니다.’

[특파원 리포트] 김성탁의 유레카 유럽

 지난 3월 글로벌 가구업체 이케아의 영국 지점에 이런 안내문이 내걸렸다. 영국에선 소비자가 민간 전기회사의 상품을 골라 계약을 맺고 사용한다. 이케아가 100% 재생 에너지만으로 전기를 생산해 공급하는 ‘빅 클린 스위치'(Big Clean Switch) 사와 공동 마케팅을 벌인 것이다. 고객을 향해 단체로 이 업체로 갈아타라면서, 석탄ㆍ가스 등 화석연료로 전기를 생산하는 업체보다 재생 에너지 업체의 요금이 더 싸다는 점을 홍보했다.
 
 이케아·코카콜라…재생에너지로 전환 봇물 
 탄소배출권 올라 英 친환경 전기가 더 싸져
 
 온실가스 배출 때 지불하는 비용인 탄소배출권(ETS)의 유럽 가격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톤당 18.28유로로, 2008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화석연료 발전의 비용이 비싸지면서 영국에선 재생 에너지가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태양 집열판을 설치한 이케아 매장 [EPA=연합뉴스]

태양 집열판을 설치한 이케아 매장 [EPA=연합뉴스]

 이케아는 2020년까지 전 세계 모든 생산 공정에서 쓰이는 전기를 재생 에너지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영국에선 점포에 태양 집열기를 달아 자신들이 쓰는 에너지의 41%를 자체 생산했다. 이케아 외에 유니레버, 코카콜라, 월마트 등도 100% 재생 에너지 사용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유니레버는 이를 위해 폐기물 감소와 에너지 절약에 나섰는데, 이 분야에서만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7억 유로(약 9057억원)의 비용을 절감했다고 발표했다.
 
 유니레버 에너지 절약, 10년간 9000억원 절감 
 기후변화 환경만 아니라 산업·일자리에 여파
 
 기후 변화를 생각할 때 대부분 사람은 해수면과 기온 상승, 녹는 빙하와 같은 환경적 결과를 떠올린다. 하지만 기후 변화는 돈 문제가 되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선 산업은 물론이고 일자리를 포함해 직장 생활에까지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글로벌 비즈니스 인맥 사이트인 링크드인(Linkedin)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가장 선호되는 기술은 클라우드 컴퓨팅, 검색 엔진 최적화 마케팅 등이다. 앞으로는 기후 변화가 미래의 노동력을 바꿀 수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에너지 분야에서 이런 진화가 등장했다고 BBC가 전했다.
 
 英 에너지 채용공고 신재생 분야가 절반 이상 
 석유·석탄에너지 일자리 창출 규모 앞질러
 
 지난 2014년 1/4분기 영국에서 풍력ㆍ태양ㆍ바이오에너지ㆍ수력ㆍ지열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의 채용 공고가 전체 에너지 분야 채용공고의 32.9%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이 비율이 51.5%로,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석유ㆍ석탄 관련 채용공고는 전체의 66.5에서 절반 이하(47.7%)로 떨어졌다. 재생에너지와 화석에너지의 일자리 창출 규모가 역전된 것이다.
영국 해안의 풍력발전기 [AP=연합뉴스]

영국 해안의 풍력발전기 [AP=연합뉴스]

 
영국에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비율은 지난해 30%까지 올랐지만, 석탄 사용 전기 생산 비율은 7%로 급락했다. 글로벌 유가 하락으로 석유 산업 일자리는 줄어들었다. 이와 달리 지난해 육지 풍력 발전량이 전년 대비 175% 늘어나는 등 성장세를 탄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일자리가 생겨났다.
 
 감당 못할 강우량, 6월 가뭄 등 기후 변화 
 토목공학도 새 변수 처리할 인력 필요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런 변화는 고용주와 구직자가 모두 기후변화에 관심을 보인 결과이기도 하다고 조지워싱턴대 타라 싱클레어 교수가 BBC에 말했다. 싱클레어 교수는 “에너지 분야 일자리의 변화는 세계적으로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고 소개했다. 다니엘 그리거 기후변화협회(ACCO) 회장은 “교량 등을 짓는 토목공학만 해도 지금까지는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엄청난 강우량을 예상하거나 6월에도 가뭄이 들 것이라는 계산은 하지 않았다"며 “앞으로는 이런 변수를 처리할 인력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기업에서 책임 및 지속가능 업무를 담당하는 이들의 연봉이 치솟고 있다 [EPA=연합뉴스]

기업에서 책임 및 지속가능 업무를 담당하는 이들의 연봉이 치솟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에 따라 임금도 변하고 있다. 2016년 구인회사 Acre 등이 실시한 근로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책임 및 지속가능 분야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대부분 유럽이나 북미에 거주하고, 평균 연봉이 6만1000파운드(약 8760만원)였다. 응답자의 12%는 10만 파운드(약 1억4360만원) 이상을 받았다. 설문에 참여한 영국 정규직 직장인의 평균 연봉이 2만8000파운드인데 책임 및 지속가능 분야 직장인은 평균 5만7000파운드로, 두배에 달했다.
 
 기업 책임 및 지속가능 업무 직장인 연봉 높아 
 英 평균 5만7000파운드로 정규직 평균의 두배 
 
 기후 변화에 대한 책을 저술한 앤드루 윈스턴은 BBC 인터뷰에서 “20년 전 모든 사람이 컴퓨터를 다뤄야 한다고 했고 오늘날 비즈니스에서 소셜미디어를 아는 게 필수라고 하는 것처럼, 앞으로는 기후 변화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에 반대해 '당신의 부인도 당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글귀를 내건 집회 참가자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에 반대해 '당신의 부인도 당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글귀를 내건 집회 참가자들 [AP=연합뉴스]

 브랜드 홍보대행사 콘 커뮤니케이션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87%는 그들이 신경 쓰는 문제에 대한 기업의 자세를 보고 제품을 구매할 것이라고 답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3분의 2가 일자리를 고를 때 회사의 사회적·환경적 약속을 본다고 밝혔다. 2016년 한 연구는 기온 상승이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생산성에 악영향을 미쳐 2030년까지 세계 경제에 2조 달러 이상의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기업 기후 고려 없이 사업 불가능" 
 美 기후협약 탈퇴 상관 없이 변화 이미 시작  
 
 윈스턴은 “글로벌 대기업 중 지속 가능성이나 기후에 관해 얘기하지 않는 곳이 없다. 그렇게 하지 않고 사업을 운영할 수도 없다"고 진단했다. BBC는 “이게 바로 골드만 삭스에서 페이스북에 이르는 기업의 경영진이 미국의 파리 기후협약 탈퇴에 분노하는 배경"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기후변화 협정 참여와 상관없이 변화는 이미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 관련 기사 BBC How climate chagne could transform the work for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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