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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 직전 배우자 증여, 약보다 독이 되는 이유

중앙일보 2018.08.25 07:00
[더,오래] 최용준의 절세의 기술(24)
상속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김 씨 가족이 불과 1년 만에 상속세를 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뀐 이유는? [사진 pixabay]

상속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김 씨 가족이 불과 1년 만에 상속세를 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뀐 이유는? [사진 pixabay]

 
김 씨는 세무서로부터 작년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상속세를 납부하라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1년 전 상속세 상담을 받았을 때만 해도 상속세는 내지 않아도 된다기에 상속세 신고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속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김 씨 가족이 어떻게 불과 1년 만에 상속세를 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뀐 걸까?
그것은 김 씨 가족의 아주 사소한 실수 때문이었다. 이 문제를 이해하려면 먼저 상속공제에 대해 알아두어야 한다. 상속세를 계산할 때 공제되는 상속공제 항목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일괄공제’와 ‘배우자상속공제’이다. 일반적으로 일괄공제로 5억원이 공제되고, 배우자상속공제로 최소 5억원에서 최대 30억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배우자 상속 공제 최대 30억원
배우자상속공제는 ‘실제로 배우자가 상속받은 재산액수’을 상속세 계산에서 공제해 주는 것이다. 단, 배우자의 법정 상속지분을 한도로 하되 30억원까지만 공제된다. 배우자는 자녀보다 상속지분이 1.5배 많다. 상속인이 배우자와 자녀 1명이라면 배우자의 법정 상속지분은 60%가 되는 것이다. 만약 배우자가 상속받은 재산이 없거나 5억원 미만을 상속받게 되더라도 최소한 5억원은 공제해 준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1년 전 김 씨가 상속세 상담을 받았을 때 아버지의 재산은 부동산 9억원과 예금 6억원이었다. 김 씨는 부동산 6억원을, 어머니는 부동산 3억원과 예금 6억원 총 9억원을 상속받을 예정이었다. 그 경우 일괄공제 5억원과 배우자 상속공제 9억원, 그리고 금융재산상속공제 1억2000만원(금융재산의 20%)을 감안하면 결국 상속세는 내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김씨는 상속세 신고를 신고조차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왜 지금은 상속세를 내야 한다는 것일까. 문제가 된 것은 상속 전에 무심코 아버지가 예금 6억원을 어머니 계좌로 옮겨 둔 것에서 시작됐다. 행여 아버지가 사망하게 되면 당장 예금을 찾아 쓰기가 불편해질 것을 염려해 아버지의 예금 6억원을 모두 어머니 계좌로 옮겨 두었다가 일부는 어머니가 사용하도록 하고 일부는 어머니 명의의 예금 등에 가입하도록 해 둔 것이다. 그러나 세법에서는 배우자 계좌로 입금한 순간 이를 ‘증여’한 것으로 본다.
 
물론 배우자에게 6억원까지는 세금 없이 증여할 수 있기 때문에 어머니는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문제는 이로 인해 배우자상속공제 금액이 9억원에서 5억원으로 크게 줄어든다는 것이다. 어머니가 미리 증여받은 예금 6억원을 제외하고, 상속으로 받은 부동산 3억원에 대해 배우자상속공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결국 최소금액인 5억원만 공제받을 수 있게 되면서 상속세 부담이 매우 커지는 부작용이 발생한 것이다.
 
임종 전 증여했다간 상속세 부담만 늘어 
어머니가 미리 예금 6억원을 증여받지 않고 조금 더 기다려 상속을 받았다면, 상속받은 예금 6억원과 토지 3억원에 대해 배우자상속공제로 9억원을 공제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중앙포토]

어머니가 미리 예금 6억원을 증여받지 않고 조금 더 기다려 상속을 받았다면, 상속받은 예금 6억원과 토지 3억원에 대해 배우자상속공제로 9억원을 공제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중앙포토]

 
만일 어머니가 미리 예금 6억원을 증여받지 않고 조금 더 기다려 상속을 받았다면 어땠을까? 어머니가 상속받은 예금 6억원과 토지 3억원에 대해 배우자상속공제로 9억원을 공제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더구나 예금 6억원을 그대로 상속받았으면 금융재산상속공제 1억2000만원을 받을 수 있었겠지만 미리 증여받은 바람에 이 공제도 받을 수 없게 됐다.
 
그 결과 상속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김 씨 가족은 상속재산 15억원 중 일괄공제 5억원과 배우자상속공제 5억원을 공제받아 결국 약 8500만원에 대해 상속세와 가산세까지 내야 하는 상황이 되고 만 것이다.
 
김씨의 경우처럼 상속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데 안타깝게 사소한 실수로 상속세를 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임종 전에 배우자나 자녀에게 송금할 경우 세법에서는 이를 증여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결국 증여세와 상속세가 추징된다. 김씨의 경우처럼 배우자 상속공제가 줄어들면서 상속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임종 전에는 재산과 관련된 의사결정에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세무법인 다솔 WM센터 최용준 세무사 tax119@ms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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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준 최용준 세무법인 다솔 WM센터 세무사 필진

[최용준의 절세의 기술] 재산을 불리기 위해선 돈을 이리저리 굴려 수익을 올리는 재테크를 해야 한다. 그러나 저금리·저성장 시대라 재테크가 잘 듣지 않는다. 돈을 굴리다 오히려 재산을 까먹기 일쑤다. 그렇다고 은행에 넣어두고만 있을 수 없는 일. 물가상승을 고려하면 수익은커녕 손실을 볼지 모른다. 방법은 있다. 비용을 줄이면 실질 수익은 올라가게 돼 있다. 세금을 절약하는 절세는 재테크 보릿고개에 실질 이익을 얻는 방법이다. 물론 정부가 세수 확보를 위해 징세를 강화하는 바람에 절세의 여지가 자꾸 좁아지고 있긴 하다. 그래서 더욱더 필요해지는 절세의 기술이다. 돈 많은 부자가 아닌 보통 사람도 있는 재산을 지키려면 보유해야 할 무기다. 국내 최고의 세무전문가가 생생한 사례를 통해 절세의 기술을 전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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