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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On·Off 썸타는 반도체, 스마트폰의 ‘줄기세포’

중앙선데이 2018.08.25 01:00 598호 28면 지면보기
알고보면 쉬운 과학 원리 
반도체(semiconductor)는 도체와 부도체의 중간적인 성질을 나타내는 물질이다. 게르마늄(Ge), 실리콘(Si) 등과 같은 반도체는 순수한 상태에서 부도체와 비슷한 특성을 보이지만, 불순물이 첨가되면 전도도가 높아지기도 한다. 즉, 불순물이 섞인 반도체를 적절히 조절하면 도체와 부도체의 성질을 동시에 가지게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초기의 반도체 재료에는 게르마늄이 사용되었으나 오늘날에는 대부분 실리콘을 주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도체·부도체 중간 성질의 ‘스위치’
2진수로 표현, 트랜지스터 구성
손톱만 한 칩에 집적도 불꽃 경쟁

우리가 흔히 말하는 반도체 칩은 실리콘에 불순물(붕소, 인)을 넣어서 만든 것이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기술은 세계 최고다. 현대 반도체 산업은 손톱만 한 칩에 전자회로를 축소하여 집어넣는 경쟁이다. 우리를 먹여 살리고 있는 반도체 칩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그 원리를 알아보자.
 
반도체 칩을 만든다는 것은 바꾸어 말하면 스위치를 만드는 일이다. 잠시 벽에 붙어 있는 스위치를 생각해 보자. 스위치 박스 속에는 두 가닥의 전기선이 들어 있고, 그 선에는 전기가 흐르고 있다. 그리고 스위치를 작동하려면 손가락으로 눌러야 한다. 결국 스위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 두 가닥의 전선과 손가락이다. 우리가 말하는 반도체칩에도 두 가닥의 전선이 있다. 그리고 손가락 대신의 일을 하는 게이트가 있다. 게이트에 전기를 흘려서, 손가락 대신의 일을 하게 하는 것이 반도체의 핵심이다.
 
 
진공관이 하던 일 트랜지스터가 대신해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컴퓨터에서는 모든 숫자를 2진수로 나타내고, 2진수는 스위치의 연결(ON)과 단절(OFF)로 표현된다. <그림 1>은 전기를 단절하고 연결해 주는 단순한 스위치를 나타내고 있다. 이 스위치가 단절되면 2진수 0을 표현하고(그림 a), 연결되면 1을 표현한다(그림 b). 그리고 컴퓨터의 기억장치와 연산장치 등 거의 모든 중요 부품은 모두 이러한 스위치로 구성되어 있다. 이 스위치들을 전자적으로 만든 것이 트랜지스터(transistor)다.
 
<그림1>에서 보듯이, 스위치가 2진수를 표시하는데, 그러면 누가 이 스위치를 작동시킬 것인가. 이것이 바로 반도체 회로의 근원적인 질문이다. 손가락이 벽에 있는 스위치를 작동하듯이, 컴퓨터 속에서는 누가 그런 일을 하게 해야 한다. 처음에는 1904년에 영국의 존 플레밍이 개발한 진공관이 이 일을 해 왔다. 진공관을 이용한 초기의 컴퓨터는 크기가 집처럼 크고, 그 속에 있는 전기 배선은 거미줄처럼 복잡했다. 뭔가 간단한 것이 필요했다.
 
이에 대한 답을 찾은 사람이 바로 미국의 윌리엄 쇼클리다. 1947년 쇼클리 연구진은 반도체에 전자를 작용시키면 전도도가 달라지는 것을 알았다. 즉, 반도체로 스위치를 만들면 스위치의 전기 흐름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쇼클리 연구진이 발견한 반도체가 작동하는 방식은 <그림 2>와 같다. 예를 들어서 반도체 윗부분에 게이트를 붙이고, 전기선을 연결한다고 해 보자. 그림 (a)는 전기가 연결되지 않는 상태(OFF)를 나타낸다. 그래서 게이트와 반도체에 전하(electric charge)가 생성되지 않고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On·Off 상태 유지하는 게 메모리 반도체
 
이제 그림 (b)와 같이 게이트에 전기를 연결해 보자(ON). 게이트에 (+) 전기를 연결하면 게이트에 (+) 전하가 생성된다. 게이트의 (+) 전하들은 반도체에서 (-)를 끌어당기고, (+)를 배척한다. 그러면 그림과 같이 반도체 내에서 게이트 가까운 부분에는 (-) 전하가 모이고 먼 곳에는 (+)가 집중된다. 이러한 반도체의 성질이 트랜지스터를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특성이다. 즉, 게이트에 전기를 연결하고 단절함으로 해서 반도체 내부에 전하의 생성을 조절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반도체를 이용하여 트랜지스터(스위치)를 만드는 원리를 살펴보자. 먼저 <그림 3>과 같이 반도체를 구성한다. 윗부분에는 게이트를 설치한다. 아래 부분의 반도체는 3개 부분으로 구성된다. 왼쪽에는 전기의 출발지 그리고 오른쪽에는 도착지가 있다. 여기서 스위치라 함은 출발지와 도착지 사이의 연결 상태를 말한다.
 
<그림 3>의 (a)는 게이트에 전기를 연결하지 않는 상태(OFF)를 표현한다. 그래서 게이트와 반도체에 전하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당연히 출발지와 도착지 사이에 전하가 흐르지 않고, 스위치는 단절(OFF) 상태가 된다. 스위치가 단절된 상태는 2진수에서 0을 표현한다.  
 
<그림 3>의 (b)를 보자, 여기서는 게이트에 전기가 연결(ON)되었다. 게이트에 형성된 (+) 전하는 반도체에서 (-)를 끌어당기고, (+)를 배척한다. 그림과 같이 윗부분에 (-) 전하가 집중된다. 이제 출발지와 도착지 사이에 (-)가 이동할 수 있는 채널이 생겼다. 즉, 스위치가 연결(ON)된 것이다. 이 상태는 2진수의 1을 표현한다. 그리고 이 상태를 유지하면 2진수 1을 저장하는 셈이다. 게이트를 ON한다는 것은 손가락으로 벽스위치를 누르는 일과 같다. 게이트를 OFF한다는 것은 손가락을 떼는 것과 같다.  
 
이제 게이트(손가락)의 전기 흐름을 조절하여 스위치(출발지와 목적지)의 전기 흐름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스위치의 ON, OFF 상태를 유지하면 2진수가 기억된다. 이제 스위치와 기억장치가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스위치의 ON, OFF 상태를 변경시키며 계산하게 하는 것을 프로세서 반도체라 부른다. ON, OFF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메모리 반도체라 부른다.
 
앞서 말했듯이 현재 반도체 산업은 집적도 경쟁이다. 손톱 크기의 칩에 얼마나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어넣느냐의 경쟁이다. 최근에 출시된 스마트폰에 탑재된 칩의 기억 용량이 512기가라고 한다. 이 말은 칩에 5000억 개 이상의 트랜지스터를 넣었다는 뜻이다. 이런 5000억 개의 트랜지스터들이 전화도 걸어 주고 동영상도 보여 주고 사진도 찍어 준다. 트랜지스터를 발명한 쇼클리도 이렇게까지 발전할 줄은 몰랐을 것이다.
 
이광형 KAIST 바이오뇌공학과 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인공지능과 퍼지이론, 바이오정보, 미래예측 전문가다. 사단법인미래학회장과 국회미래연구원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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