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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출시 앞둔 갤럭시노트9 사전예약 한숨

중앙일보 2018.08.25 00:01

중국 시장에서 삼성 스마트폰이 역전의 발판을 잡을 수 있을까.

이달 하순 ‘갤럭시노트9’ 가 중국 시장에 정식 출시된다. 갤럭시노트9은 2016년 발생한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 이후 내리막길을 탄 삼성폰이 반전을 노리고 내놓은 카드다.    
사전 예약 상황은 어떨까.
중국의 IT매체들은 한국 시장에서 갤럭시노트9이 갤럭시S9의 사전 예약 판매량을 넘어섰다며 관심을 보였다. 중국 시장에선 어떨까. 중국 스마트폰 판매 플랫폼 1위인 징둥닷컴에 갤럭시노트9을 검색해보자.  
 
6999위안(약 114만원)짜리 세 가지 색깔의 128G 모델은 24일 오후 4시 현재 2152건 예약에 그쳤다. 용량이 큰 8999위안(약 146만원)짜리 512G 모델은 783개가 예약됐다.
[사진=징둥닷컴 캡처]

[사진=징둥닷컴 캡처]

[사진=징둥닷컴 캡처]

[사진=징둥닷컴 캡처]

실판매까지 3일 여가 남긴 했지만, 현지 매체는 ‘쑥스러운’ ‘처량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갤럭시노트8은 어땠을까. 같은 시점 64G,128G,256G 세 가지 모델의 사전 예약은 약 10184만 건이었다. 

갤럭시폰이 나올 때면 며칠 전부터 난리법석을 떨었던 이전 상황과 비교하면 그들의 '쑥쓰럽다'는 표현을 과장으로 치부할 만큼 부자연스럽게 들리지 않는다. 

삼성이 던진 회심의 카드, 갤럭시노트9
갤럭시노트9은 삼성이 그간의 실지를 회복하겠다며 던진 야심작이다. 배터리 용량도 역대 노트 시리즈 가운데 최대이고 S펜 기능도 향상됐다. 외신의 긍정적 평가도 잇따른다. 블룸버그는 “S펜이 올해의 하이라이트”라며 “S펜은 갤럭시노트9 카메라를 원격으로 제어하고 프리젠테이션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S펜을 사용하면 정확하게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점도 호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노트북에 필적하는 갤럭시노트9의 컴퓨팅 역량을 칭찬했다.    
[사진=중앙포토]

[사진=중앙포토]

삼성폰은 지금 중국 시장에서 주변부로 밀리고 있는 중이다. 진위 여부를 떠나 중국 현지에서 삼성의 톈진 휴대폰 공장 철수설이 나돌 정도로 중국 사업은 악화되고 있다. 
 
삼성폰이 잘나가던 2013년 업황이었다면 연간 3600만대씩 생산하는 주력 공장 철수 얘기가 호사가들 입에 오르내릴 리 없었을테니 말이다. 올해 삼성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1% 안팎을 등락하고 있다. 0.8% 점유율을 찍었을 때도 있었다.  
[사진=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

[사진=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

삼성의 광둥성 후이저우(惠州) 공장에선 휴대폰 7200만대를 생산하고 있는데 사정이 이 정도면 중국 내수시장에 팔기 위해 인건비와 물류 비용이 오르고 있는 중국 현지 생산에 목 맬 이유가 없어진다.  

[사진=163닷컴 캡처]

[사진=163닷컴 캡처]

오히려 중국보다 더 비용 조건이 좋은 인도나 베트남 공장으로 주력 생산 라인을 옮기는 게 합리적 선택이다.
중국 업계에선 삼성폰을 두고 ‘다이빙 왕자’로 부른다는 얘기도 있다. 브랜드는 분명 고귀한 왕자인데, 점유율은 수직낙하하고 있다는 걸 풍자하는 말이다. 
자, 이번엔 애플과 비교해보자
애플은 중국 로컬 핸드폰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점유율 5~10%를 오가면서 5강을 유지하고 있다. 충성도 높은 고객들이 가성비보다 브랜드 만족도에 높은 점수를 주면서 좀체로 로컬폰으로 갈아타지 않는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삼성과 애플이 희비의 쌍곡선을 그린 이유는 뭘까.

중국 소비자들의 iOS에 대한 평가다. 애플의 iOS와 이와 연계된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의 가치를 차별화시킨다. 엄밀히 말해 삼성폰은 안드로이드 체제의 수많은 스마트폰 가운데 하나다. 그중 사양이 좋고 브랜드가 잘 구축돼 있어 하이엔드 시장에서 팔리는 것이다.
 
반면 독자적인 iOS를 쓰는 애플폰은 앱스토어, 애플뮤직, 아이클라우드 등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디바이스로 인식된다. 구글의 안드로이드OS를 쓰는 스마트폰은 구글·유튜브·구글게임 같은 핵심 어플리케이션이 가상사설망(VPN)서비스 없이는 구동이 안된다.  
[사진=중앙포토]

[사진=중앙포토]

이런 소비자 이용 환경과 인식에서 갤럭시폰과 애플폰이 극명하게 갈린다.    

 
하이엔드 프리미엄 시장에선 원천적으로 애플폰에 밀리고 이 가격으로는 중급 이상의 4대 중국 로컬폰과 가성비 대결이 안되는 구조적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갤럭시노트9이 중국에서 반전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이는 삼성의 전체 글로벌 전략에도 적잖은 충격을 줄 수 있다. 삼성은 이제 중국 뿐만 아니라 인도, 아프리카 등 다른 지역에서도 1위 아성을 중국폰에 빼앗길 판이다. 아프리카와 인도에선 촨인(傳音)과 샤오미에 추월당하고 있다. 과시성 소비 특성이 있는 러시아 시장에서도 지난 6월 기준 화웨이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글로벌 시장은 이제 가성비 괜찮은 차이나폰이 가세하면서 더욱 험난한 레드오션이 되고 있다.

갤럭시폰은 여전히 판매량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차이나폰의 도전이 만만치 않다. 그 도전을 뿌리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단초가 바로 갤럭시노트9이다. 그러기에 저조한 사전 예약은 더 큰 중압감으로 다가온다.
 
차이나랩 정용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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