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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은 놔두고 또 돈으로 땜질 … 소상공인 “29일 총궐기”

중앙일보 2018.08.23 00:08 종합 4면 지면보기
22일 정부세종청사 인근 상가의 안내판이 임차인이 없어 빈 곳이 많이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이날 소상공인·자영업자 재정지원을 확대키로 했다. [연합뉴스]

22일 정부세종청사 인근 상가의 안내판이 임차인이 없어 빈 곳이 많이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이날 소상공인·자영업자 재정지원을 확대키로 했다. [연합뉴스]

당정은 22일 내놓은 ‘8·22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에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자영업자 단체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소상공인 관련 단체에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 추천권을 부여하고 최저임금 관련법을 위반할 경우에도 처음엔 시정 기회를 주는 등 요구사항을 많이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업종·규모별 차등적용 반영 안 돼
임차인 보호는 법 개정 실행돼야
수수료 인하는 카드업계서 반발
자영업·소상공인 단체 "미흡하다”

그러나 소상공인·자영업 단체는 이날 당정의 지원 대책에 대해 “아쉽다” “미흡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700만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법정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번 대책만으로는 분노한 소상공인의 민심을 되돌리기엔 부족하다”며 “최저임금 문제는 최저임금 제도의 개선으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록 최저임금위 사용자위원 추천권을 받았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을 다시 반듯하게 세울 대책이 빠져 있다는 입장이다. 최저임금위는 공익위원 9명,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등 총 27명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들어 공익위원들이 노동계의 손을 드는 상황이다. 정부가 선정한 9명의 공익위원 전원은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 표결에서 노동계 편을 들었다. 이러한 구조가 개선되지 않고는 계속 ‘기울어진’ 결정이 나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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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최저임금위 개편 등 진정성 있는 대책이 필요한데 그것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29일로 예정된 ‘전국 소상공인 총궐기의 날’을 계획대로 진행한다. 최 회장은 “오늘 발표가 공감대를 얻었다면 궐기대회 동력이 약해졌을 테지만 오히려 꼭 필요하다는 인식이 굳어졌다”고 덧붙였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전편협)는 더욱 강경하다. 당정은 이날 카드수수료 종합개편방안을 통해 담배 등 일부 품목의 제외 여부를 12월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편협은 "그간의 요구가 또 미뤄졌다. 즉각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편의점주들도 29일 총궐기에 나설 계획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편의점주는 “서울보다 지방의 분위기가 훨씬 안 좋다. 전세 버스 등 궐기대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 주요 과제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 주요 과제

상가 임대차 분쟁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 역시 실망을 표출했다. 당정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을 통해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고, 보호 범위를 정하는 환산보증금을 상향 조정(서울의 경우 6억1000만원에서 30~50% 인상)하는 등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추진’ 또는 ‘검토’한다는 내용이다. 서울 노량진에서 3년째 임대인과 분쟁을 겪고 있는 박지호씨는 “수년 전부터 하겠다고 한 내용이지만 입법화 등 실행되지 않는 대책”이라고 꼬집었다.
 
실효성 문제도 여전하다. 대표적인 것이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다. 카드업계가 가만히 순응할 리 없기 때문이다. 카드 수수료는 3년마다 결정하는 체계를 따르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슈가 있을 때마다 수수료 인하 방안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 경우 수수료 산정 체계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소상공인의 어려운 입장은 공감하지만 무슨 일이 터질 때마다 일방적으로 카드사에만 새로운 부담을 떠안기는 것은 너무하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계가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최저임금의 업종별·규모별 구분 적용에 대해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것도 문제다. 당정의 지원 대책을 환영한다는 중소기업중앙회의 공식 성명에서도 “최저임금의 업종별·규모별 구분 적용이 반드시 추진되기를 기대한다”며 아쉬워했다. 조정숙 고용노동부 일자리안정자금지원추진단 과장은 “지원 대책 준비 과정에서 최저임금의 업종별·규모별 구분 적용은 논의하지 않았다”고 못 박았다.
 
강병철·김영주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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