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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백수 남편의 겸연쩍은 미소에 담긴 뜻

중앙일보 2018.08.17 07:01
[더,오래] 강인춘의 마눌님! 마눌님!(44)
[일러스트 강인춘]

[일러스트 강인춘]

 
“저…. 저녁까지 먹고 들어 올 거지?”
여고 동창생 모임이 있어 밖으로 나가려는 나에게
남편은 겸연쩍은 미소를 그리며 떠듬떠듬 묻는다.
 
어쩌면 저 말속에는
“아니야! 집에 와서 당신하고 같이 먹을 거야”라는
내 대답을 은근히 기다리는 의미와 더불어 아쉬운 눈빛까지 섞여 있었다.
 
어쩌다 백수, 삼식이까지 되어
그 의기양양하던 사나이 기백이 저렇게 초라한 모습으로까지 변했을까?
가끔은 얄밉고 그래서 내 화를 돋우기도 했지만
어쩌랴! 어쨌거나 그 덕에 자식들 키우고 가르치고, 출가시키고
그리고 늘그막에 별 아쉬움도 없이 밥 먹고 사는데….
 
“친구들이랑 잘 놀다 와! 내 걱정은 뚝! 크하하하”
여보! 백수 남편! 삼식이 남편!
이렇게 호탕하게 웃으면서 시원하게 손 흔들어 봐. 바보야!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kangcho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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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춘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필진

[강인춘의 웃긴다! 79살이란다] 신문사 미술부장으로 은퇴한 아트디렉터. 『여보야』 『프로포즈 메모리』 『우리 부부야? 웬수야?』 『썩을년넘들』 등을 출간한 전력이 있다. 이제 그 힘을 모아 다시 ‘웃겼다! 일흔아홉이란다’라는 제목으로 노년의 외침을 그림과 글로 엮으려 한다. 때는 바야흐로 100세 시대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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