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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號 한달, 홍준표 지우기 성공…지지율 답보, 혁신엔 물음표

중앙일보 2018.08.16 17:29
 17일 한국당 김병준호(號)가 출범 한 달을 맞는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6ㆍ13 지방선거 참패와 함께 이어진 극심한 혼란 및 무기력증과 지지율 하락 등 ‘내우외환’에 빠진 한국당에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김 위원장에 대한 한국당 내 평가는 대체로 ‘조금 더 두고 보자’는 평과 ‘이만하면 나쁘지 않다’ 정도다. 한국당의 한 중진 의원은 “홍준표 전 대표 시절엔 지역에 내려가면 지역주민들에게 많이 혼났다. 요즘엔 ‘야당이 잘 좀 해보라’는 말을 듣는다”며 “성공ㆍ실패를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분위기는 확실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앞줄 왼쪽)과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걸어오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앞줄 왼쪽)과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걸어오고 있다 .임현동 기자

취임 직후 당면한 큰 과제였던 내전 양상을 수면 아래로 가라앉히는 데는 성공했다는 평이다.
한때 김성태 원내대표의 퇴진을 강하게 요구했던 친박계의 목소리는 수그러들었다. 인선에 대한 잡음도 거의 나오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 인선에서 초선 김종석ㆍ재선 박덕흠 의원 등을 기용한 데 이어 비대위 산하 4개 소위에도 정진석ㆍ나경원ㆍ정양석ㆍ유민봉 의원 등 계파색이 옅은 인사를 세웠다. 
 
과거의 ‘종북’ 논쟁이 ‘가치’ 논쟁으로 전환된 것도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7일 취임 회견에서 “정치를 가치논쟁과 정책논쟁으로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 이래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국가주의’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1일엔 북한산 석탄 반입 의혹 관련해 “국가가 있어야 할 곳에는 없고, 없어도 될 곳에는 완장을 차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지난달 30일에도 정부의 ‘먹방(먹는 방송) 규제’ 예고를 비판하며 “어리석은 백성도 아닌데 먹방에 대해 규제하겠다는 가이드라인 자체가 국가주의적 문화“라고 비판했다.
 
‘종북’ 논란이 ‘국가주의’ 논란으로 대체된 모양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과거와 같은 막말 논란은 나오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홍 전 대표의 색깔 지우기에도 성공했다는 평이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6월 14일 지방선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여의도 당사를 떠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6월 14일 지방선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여의도 당사를 떠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당내 우호적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외부 평가는 아직 차가운 편이다.
 
무엇보다 지지율이 답보 상태인 점은 숙제로 남아있다. 새 비대위가 출범했음에도 전국 지지율은 10% 안팎에서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소위 ‘컨벤션’ 효과도 없다. 이를 두고 당의 한 관계자는 “홍준표 전 대표에 비해 품격은 있지만, 흥행요소는 없다”고 말했다. 돌출 언행으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홍 전 대표와 달리 대중의 시선을 잡지 못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집토끼(당ㆍ보수층)’를 잡는데 신경 쓰다 보니 ‘산토끼(중도층)’를 잡는 데는 소홀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수도권 의원은 “지난 총선 전 더불어민주당에서 영입한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과감한 우클릭과 인적청산으로 중도층을 잡은 것에 비하면 다소 미지근해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김 위원장도 최근엔 2030세대 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참이다.
16일 오전엔 송희경 의원이 주최한 경제청년 토론회 행사에 참석했다. 이어 이날 오후엔 젊은층에 인기가 많은 인터넷개인방송 아프리카TV의 청년시사발전소 라이브에도 출연했다. 한국당 측은 "취업과 주택 문제 등 청년층의 고민거리에 대해 가감없이 의견을 주고받는다"며 "김 위원장이 노무현 정부 시절 정책실장을 맡았던 만큼 기존의 '보여주기'식 방송 출연과는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엄태섭 서원대 행정학과 교수는 “김 위원장의 방식은 가치 논쟁을 통해 한국당을 외면했던 보수층까지 결집시킨 뒤 외연 확장을 하려는 것 같다”며 ”이런 방식으론 당장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김 위원장 스스로도 ”(지지율 회복은)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취임한 7월 3주부터 8월 2주까지 전국 지지율은 10~11%를 맴돌았다. 다만 안방인 대구ㆍ경북지역 지지율은 22%에서 28%로 소폭 상승했다.
 
한편 한국당 비대위는 16일 비공개 회의에서 우경수 용인시 소상공인연합회 지역회장(46)을 비대위원으로 추가 임명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청와대가 신설된 청와대 자영업비서관에 인태연 전 중소상인자영업자 총연합회 회장을 임명한 데 대한 대응으로 읽힌다. 
유성운·성지원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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