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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면죄부 아니다"…김경수 영장에 업무방해만 쓴 이유

중앙일보 2018.08.16 11:00
김경수 경남도지사(왼쪽)와 ‘드루킹’ 김동원씨의 모습.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15일 김 지사가 김씨와 댓글조작을 공모해 포털 업무방해를 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뉴스1]

김경수 경남도지사(왼쪽)와 ‘드루킹’ 김동원씨의 모습.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15일 김 지사가 김씨와 댓글조작을 공모해 포털 업무방해를 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뉴스1]

"구속영장을 발부받으려 댓글조작 혐의만 적용했지 공직선거법에 면죄부를 준 건 아닙니다."
 

특검팀 "확실한 혐의만으로 구속 판단 받겠다"
도두형 변호사 영장기각 분석 후 결론

허익범 특별검사팀 관계자는 16일 김경수(51) 경남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빠진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을 높이려 하나의 혐의에만 집중하는 수사 기법이란 주장이다.
 
특검팀은 지난 2일 김 지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할 당시 댓글조작으로 인한 네이버 등 포털 업무방해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15일 청구한 구속영장에는 '드루킹' 김동원(49·구속)씨와 댓글조작을 공모했다는 업무방해 혐의만 적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지사가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를 계속해 부인하고 있다"며 "우선 이를 반박할 다수의 물증을 확보한 댓글조작 혐의만 집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이 이를 위해 15일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김 지사의 범죄 사실을 소명하기 위한 수천 페이지의 수사 기록을 첨부해 법원에 제출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6일 오전 경남도청에 출근하면서 취재진에게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6일 오전 경남도청에 출근하면서 취재진에게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수사 기록에는 드루킹 김씨가 보안 메신저인 시그널과 텔레그램을 통해 김 지사에게 보고하고 댓글을 조작한 기사 내역과 두 사람이 공모 관계임을 드러내는 다수의 메시지, 드루킹 측근들을 통해 확보한 복수의 진술이 첨부됐다.
 
특검팀은 구속영장에는 적시하지 않았으나 김 지사가 김씨에게 6월 지방선거를 도와달라며 센다이 총영사 등 공직을 제안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도 계속해 수사할 예정이다.  
 
앞서 김씨의 측근인 도두형(61) 변호사에 대한 영장이 두 차례나 기각당한 것도 특검팀이 이번 결정을 내리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지난 8일 고(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에게 불법정치자금을 건네고 증거 위조를 교사한 혐의를 받는 도 변호사에 대해 댓글조작으로 인한 업무방해 혐의를 추가해 영장을 재청구했지만 기각당했다.
 
지난달 19일 도 변호사에 대한 첫 구속영장이 기각당한 뒤 댓글조작 혐의를 추가했는데, 특검팀은 오히려 혐의를 추가한 것이 영장이 기각당한 주된 이유라 판단하고 있다.
김경수 지사에게 구속영장 청구를 결정한 15일 허익범 특별검사가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김경수 지사에게 구속영장 청구를 결정한 15일 허익범 특별검사가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특검팀 관계자는 "도 변호사 측에서 다른 혐의와 달리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선 강하게 부인하며 법리 다툼이 벌어졌다"며 "피의자에게 적용된 혐의가 늘어난다고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특검팀의 영장 청구에 대해 16일 경남도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시 한번 대단히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지사는 "특검이 사건의 실체와 진실을 밝혀줄 것이란 일말의 기대가 무리였던 것 같다. 법원이 현명하게 판단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인·정진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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