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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단체장 임명권 돌려달라”vs“공무원법 우선,인사교류해야”

중앙일보 2018.08.16 09:48
부산시청 앞에서 1인 시위하는 오규석 기장군수.[사진 기장군]

부산시청 앞에서 1인 시위하는 오규석 기장군수.[사진 기장군]

무소속 오규석(60·4선) 부산 기장군수가 지난달 23일을 시작으로 주 1회 점심시간에 30분가량 부산시청 앞에서 부단체장 임명권을 돌려달라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도 했다. 과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출장을 간 지난 10일에는 국회의사당 1번 출구 앞에서 시위했다. 주·월 1회씩 부산시청과 국회의사당 앞에서 무기한 시위하겠다는 게 오 군수 입장이다. 
 

오규석 기장군수 무기한 1인 시위
“부단체장 임명권 돌려달라”요구
부산시 “인사교류 필요하다”며 반박

그의 주장은 ‘시의 부시장, 군의 부군수, 자치구의 부구청장은 시장·군수·구청장이 임명한다’는 지방자치법(제110조 4항)에 근거한다. 그는 “법 규정이 있는데도 광역단체장이 기초단체의 부단체장을 임명(인사)하는 건 관선 시대 관행이자 분권·자치시대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했다.     
  
부산시는 오 군수 주장이 터무니없는 건 아니라면서도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지방공무원법에 ‘시·도지사는 시·도에 두는 인사교류협의회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관할구역의 장에게 인사교류를 권고할 수 있다. 이 경우 해당 자치단체의 장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인사교류를 하여야 한다’고 돼 있어서다. 
부산시청 앞에서 1인 시위하는 오규석 시장군수.[사진 기장군]

부산시청 앞에서 1인 시위하는 오규석 시장군수.[사진 기장군]

 
또 자치단체 간 인력의 균형배치와 지방행정의 균형발전을 위해 5급 이상 공무원이나 6급 기술직렬 공무원을 교류하도록 명시한 지방공무원 임용령을 내세워 오 군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지방자치법 시행령(자치구 사무의 특례)에도 공무원 임용·교육·훈련은 자치구에서 처리하지 않고 광역시에서 맡아 처리하도록 사무규정이 돼 있다고 부산시는 밝혔다. 
 
앞서 부산시는 지난달 27일 기초차지단체 부단체장을 임명하면서 기장군 윤포영 현 부군수를 유임시켰다. 윤 부군수는 오는 연말 퇴임을 앞두고 있다. 
 
조용규 부산시 인사과장은 “공무원 임용 관련해서는 특별법이 지방공무원법이다. 지방자치법보다 지방공무원법이 우선한다”며 “부단체장 등의 인사교류가 이뤄지지 않으면 기장군 공무원의 승진기회가 줄어든다. 시정과 군정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부단체장 인사를 놓고 광역·기초단체 간 갈등이 자주 발생한다는 점이다. 민선 7기가 출범하면서 해소되긴 했지만, 지난 3년간 부단체장 등 인사교류를 하지 않은 서울시와 강남구의 충돌이 대표적 사례다. 광역단체의 부단체장 인사 때마다 전국 곳곳에서 기초단체 공무원 노조는 ‘낙하산 인사’라며 반발하기도 한다. 그럴 경우 광역단체는 기초단체에 주는 지방교부금을 깎겠다고 하는 등 예산을 앞세워 압박하면서 인사를 관철하곤 한다. 
 
부산시청 앞에서 1인 시위하는 오규석 시장군수.[사진 기장군]

부산시청 앞에서 1인 시위하는 오규석 시장군수.[사진 기장군]

지방자치법상 기초단체장이 부단체장 임명을 하지 말라는 규정은 없다. 하지만 기초단체장이 공무원 임용·교육·훈련을 직접 할 경우 더 큰 혼란과 함께 ‘자기 사람 심기’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 광역단체와의 인사교류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가뜩이나 승진 기회가 적은 기초단체 공무원의 승진문은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게 관가의 해석이다. 
 
이와 관련, 기장군 공무원 노조는 원칙적으로 부단체장 임명권 반환에 동의하면서도 오 군수 시위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성명을 낸 바 있다. 오 군수는 “임명권 보장과 인사교류는 완전 별개의 문제다. 임명권을 주고 인사교류를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는 지방자치법과 지방공무원법의 충돌이자 임명과 교류 인사에 대한 해석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많다. 이 때문에 지역 관가에서는 지방자치법에 단서조항을 다는 등 법 개정과 함께 부산시와 기장군이 회의 테이블에 앉아 합리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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