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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환 많은 넥센은 어떻게 3위를 노리게 됐나

중앙일보 2018.08.16 06:50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 높다. 15일 대구 삼성전을 3-2로 이기면서 11연승을 달렸다. 2008년 창단한 이후 팀 최다 연승 기록이다. 지난 4월 8위까지 처졌던 넥센은 어느새 61승 56패를 기록하면서 4위에 안착했다. 내친 김에 3위 한화 이글스(62승 51패)를 3경기 차로 쫓고 있다. 넥센의 어떻게 11연승을 질주하게 됐을까.
 
승리 후 기뻐하는 넥센 선수들. [뉴스1]

승리 후 기뻐하는 넥센 선수들. [뉴스1]

 
그라운드 안팎으로 사건사고 빗발쳤는데…
 
넥센을 올해 구단 안팎으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이장석 전 대표이사는 지난 2월 결국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지난 5월엔 주전 투수 조상우와 포수 박동원이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 와중에 설상가상 넥센이 지난 10년간 SK 와이번스를 제외한 8개 구단과 '뒷돈 트레이드'를 한 것으로 밝혀져 야구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그야말로 넥센 선수단 분위기는 암울했다. 
 
선수단 내에선 줄부상이 심각했다. 박병호(1루수), 서건창(2루수), 이정후(중견수), 김하성(유격수), 고종욱(좌익수), 마이클 초이스(우익수) 등 주전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고생했다. 주전 야수진이 부상으로 인해 한 번씩은 경기를 나오지 못했다고 보면 된다.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는 타구에 맞아 손가락이 부러져 한국을 떠났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이 정도로 부상자가 많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한숨을 쉴 정도였다. 
  
[포토]해커,더위에도 호투

[포토]해커,더위에도 호투

 
해커 영입으로 완성된 선발 로테이션
 
그런데도 넥센의 성적은 중위권을 유지했다. 시즌 초반이었던 지난 4월 8위에 머물렀는데 5월에는 6위, 6월에는 5위까지 상승했다. 7월에는 삼성 라이온즈 기세에 밀려 6위로 떨어지면서 포스트시즌행이 어려워질 것처럼 보였다. 내부 분위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도 넥센은 성적을 포기하지 않았다. 올해를 끝으로 넥센 타이어와 메인 스폰서 계약이 끝나기 때문에, 다른 스폰서를 구하기 위해서라도 높은 성적이 중요했다. 
 
넥센은 과감히 지난 6월말 투수 로저스 대신 에릭 해커를 데려왔다. 해커는 이미 KBO리그에서 검증된 베테랑 투수다. 2013∼17시즌 NC 다이노스에서 뛰면서 5년간 통산 56승 34패, 평균자책점 3.52를 올렸다. 해커는 최근 반년 넘게 실전 경기를 치르지 않아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지만, 7경기 나와 3승 2패, 평균자책점 4.44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15일 삼성전에서 선발로 나와 8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면서 넥센의 11연승을 이끌었다. 
 
해커의 컨디션이 올라오면서 최원태(13승), 한현희(9승), 제이크 브리검(7승), 신재영(7승) 등의 넥센의 선발진이 완성됐다. 넥센은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 투구)가 56회로 두산 베어스와 함께 1위다. 11연승 동안 팀 평균자책점은 3.42로 역시나 1위다. 선발진이 안정되면서 불펜진도 힘을 내고 있다. 5.47이었던 불펜 평균자책점이 11연승 동안 3.62로 떨어졌다. 
 
[포토]박병호 투런포,너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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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넥벤져스 탄생, 쉴어갈 타순이 없다
 
2014년 준우승을 차지했던 넥센 타선은 '넥벤져스(넥센+어벤져스)'로 불렸다. 마블코믹스 영웅이 총집합 된 어벤져스처럼 KBO리그 최강 타자들이 즐비했기 때문이다. 홈런왕 출신 박병호가 올 시즌을 앞두고 미국에서 국내로 돌아오면서 넥벤져스 부활 조짐이 보였다. KBO리그 사상 최초로 200안타를 기록한 서건창, 강정호의 뒤를 이어 거포 유격수로 자란 김하성, 지난해 신인 최다 안타(179개)를 기록한 이정후 등과 박병호가 어우러지면 새로운 넥벤져스가 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들의 줄부상으로 넥벤져스가 제대로 가동된 적이 드물었다. 오른 정강이 부상이었던 서건창이 지난 11일 130일 만에 1군에 돌아오면서 주요 타자들이 함께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넥센은 11연승을 달리는 동안 팀 타율 0.403을 기록하면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또 타점(102개), 득점(106개) 등이 모두 가장 많다. 아울러 이정후는 타율 0.545를 기록하며 엄청난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박병호는 7홈런을 몰아치면서 홈런 2위(33개)까지 치고 올라갔다. 돌아온 서건창도 3경기 연속 안타를 치면서 살아나는 모습이다. 
 
넥센은 여기에 또다른 히든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마이클 초이스 대신 데려온 제리 샌즈가 16일 서울 잠실 두산전에서 첫 선을 보인다. 샌즈는 템파베이 레이스, 클리브랜드 인디언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등에서 뛰었고 메이저리그 통산 156경기에 출장, 타율 0.238, 10홈런, 57타점을 기록했다. 샌즈까지 터진다면 넥벤져스는 더 무시무시해질 전망이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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