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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살인범이 우리집을 쫓아온다

중앙일보 2018.08.16 00:02 종합 23면 지면보기
‘목격자’의 이성민. 아파트 베란다에서 범죄를 목격하고 살인마의 위협에 시달린다. [사진 NEW]

‘목격자’의 이성민. 아파트 베란다에서 범죄를 목격하고 살인마의 위협에 시달린다. [사진 NEW]

한밤중 아파트 단지 한가운데 야외 마당에서 잔혹한 범죄가 벌어진다. 그 시간에 깨어 있던 사람이 아주 없을 리 없건만, 누구 하나 경찰에 제대로 입을 열지 않는다. 이 아파트에 집을 사서 어린 딸과 아내와 함께 얼마 전 이사온 상훈(이성민 분)도 그렇다.
 

이성민 주연 스릴러 ‘목격자’
초반부 긴장감 갈수록 약해져

15일 개봉한 ‘목격자’(감독 조규장)는 도시괴담이라고 할만한 설정이 흥미를 끄는 영화다. 도시 생활에 흔한 아파트가 배경인데다, 범죄세계와 거리가 먼 소시민 가장이 주인공인 점에서 생활밀착형 스릴러라고도 할 수 있다.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처지가 역전된 것도 특징. 숨진 피해자는 이 아파트 주민이 아니고, 다른 단서도 없다. 경찰은 누굴 쫓아야 할 지, 용의자도 쉽게 찾지 못한다. 주민 대표는 아파트 값 떨어진다며 경찰 탐문에 응하지 말자고 입단속에 나선 참이다.
 
반면 상훈은 점점 쫓기는 심정이 된다. 사건이 벌어진 밤, 술자리를 마치고 늦게 귀가한 상훈은 비명을 듣고 고층 아파트에서 베란다 아래를 내려다보다 범인과 눈이 마주쳤다. 무자비하게 흉기를 휘두르던 범인이 목격자를 의식하고 어느 집인지 아파트 층수 세는 것까지 봤으니, 온가족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상훈의 공포는 이만저만 아니다.
 
주위를 맴돌며 위협을 더해가는 살인마(곽신양 분), 커지는 불안과 남모를 죄책감에 시달리는 목격자. 이것만으로도 좋은 심리 스릴러가 될 재료가 충분한 것 같은데 이 영화는 자동차 추격전, 진흙탕 격투를 더해 액션 스릴러로 나아간다. 영화 전체에 대한 평가가 크게 갈릴 대목이다. 액션이 인물의 갈등이나 초반에 구축한 긴장과 밀착되지 않는데다 살인마의 신출귀몰함, 경찰의 무능함 등은 기존 영화의 익숙한 요소를 답습하는 인상을 준다. 결국 범인에 맞서 맨몸을 던지는 상훈의 활약도 카타르시스보다는 아쉬움을 안겨 준다. 5년 전 여름의 ‘숨바꼭질’ 이후, 도시괴담과 냉정한 세태를 아우르는 아파트 스릴러의 새 명품을 기대했던 관객이라면 더 그럴 것 같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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