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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식사’ 어린이집 학대 7명 더 있었다 … 보조금도 1억 빼돌려

중앙일보 2018.08.16 00:02 종합 12면 지면보기
지난달 영아를 몸으로 눌러 숨지게 한 어린이집 교사가 평소 8명의 영아를 반복적으로 학대한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화곡동 어린이집 원장 자매 기소
이불 씌우는 등 학대 2주간 24회
“빨리 재우고 쉬려고 … 죽을 줄 몰라”
근무시간 등 속여 5년간 부정수급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아동학대 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 등으로 어린이집 보육교사 김모(59·여)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김씨의 쌍둥이 언니인 해당 어린이집 원장 김모씨와 담임 보육교사 A씨(46·여)도 김씨의 범행을 방조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18일 오후 12시33분쯤 서울 강서구 화곡동 어린이집에서 생후 11개월 원생을 이불로 뒤집어씌운 후 몸을 꽉 껴안고 올라타 질식사하게 했다.
 
애초 경찰은 김씨가 이 영아를 포함해 원생 5명을 학대한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 과정에서 피해를 본 영아는 8명으로 늘어났다. 검찰은 김씨가 지난달 4∼18일 24회에 걸쳐 영아 8명에게 이불을 뒤집어씌우고 몸을 껴안아 숨을 못 쉬게 하는 학대 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서울강서경찰서는 그 이전에도 학대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폐쇄회로TV(CCTV)를 분석하고 있다.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영아들을 빨리 재워야 나도 옆에서 자거나 누워서 편히 쉴 수 있기 때문에 영아들의 전신에 이불을 뒤집어씌워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방식으로 영아들을 재워왔다. 잘못된 방법인 것은 알았지만 죽을 줄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와 같은 방에 있던 원장 김씨와 A씨는 김씨의 행위를 방조했을 뿐 아니라 평소 영아를 밀치는 등의 학대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원장 김씨는 국가보조금을 부정으로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동생 김씨와 A씨가 실제 하루 5시간 근무를 했지만, 서류상으론 8시간 근무한 것처럼 꾸며 2013년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보조금 1억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가족을 보육교사로 허위 등록해 보조금을 부정수급하는 문제는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 6월 아들과 며느리까지 보육교사로 허위등록하고 근무시간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보조금 1억원을 빼돌린 원장이 적발되기도 했다. 국민권익위원회 복지보조금부정신고센터는 2013년 10월부터 지난 5월까지 5년간 보건복지 분야에 대한 총 1843건의 신고를 접수해 492억원의 부정수급을 확인했다. 김명자 보육교사연합회 회장은 “보조금을 받기 위해 사이버 과정으로 보육교사 자격증을 따서 가족을 등록시키는 경우가 많다”며 “다른 교사들이 원장의 부정행위를 잘 신고하지 못하는데 가족이 끼면 더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의 관리 감독을 더욱 확실히 해 이런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 강서구청은 영아가 사망한 해당 어린이집을 폐원하고 김씨 등에 대해선 2년간 보육교사 자격정지 처분을 하기로 했다. 보조금도 환수할 예정이다. 아동학대 혐의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보육교사 자격이 취소된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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