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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운행정지 앞두고 비상 걸린 지자체 … “전화·문자로도 안전진단 독려”

중앙일보 2018.08.15 15:52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16일부터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BMW 리콜 대상 차량 차주들에게 ‘안전진단·운행정지 명령서’ 발송에 착수한다. 14일 국토교통부가 화재 사고가 끊이지 않는 BMW 리콜 대상 차량에 대해 ‘운행정지’ 조치를 취한데 따른 것이다. 현행법상(자동차관리법 37조) 차량에 대한 점검 명령과 운행정지명령 권한은 시·군·구가 갖고 있다.  
 

16일 명령서 발송 착수, 다음주 초 수령 예상
서울에선 약 1000대 ‘운행정지명령’ 받을 듯
인천시, 경찰과 합동 계도 나서 진단 안내까지
육안으론 안전진단 여부 몰라 실효성 의문도
“BMW 차주도 피해자, 안전진단 독려에 주력”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BMW 차량에 대한 운행정지명령을 앞둔 15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사설 주차장에 진단을 받기 위한 BMW 차량이 주차돼 있다.[연합뉴스]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BMW 차량에 대한 운행정지명령을 앞둔 15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사설 주차장에 진단을 받기 위한 BMW 차량이 주차돼 있다.[연합뉴스]

사상 초유의 운행정지명령을 앞두고 전국 지자체는 비상이 걸렸다. 국토부는 16일 각 시·군·구에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BMW 차량 현황을 보내 명령서를 발송토록 할 계획이다. 15일 국토부에 따르면 운행정지명령을 받게 될 차량은 1만대 수준이 될 전망이다. 14일 자정 기준으로 리콜 대상 차량 10만6317대 중 81.2%인 8만7041대가 안전진단을 마쳤다.  
 
각 지자체는 명령서를 대상 차주들에게 우편으로 발송한다. 차주 대부분은 이 명령서를 다음주 초쯤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지자체는 문자나 전화 등을 통해서도 안전진단을 받도록 독려한다. 이 명령서는 차주가 수령하는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채 무리하게 운행하다가 사고를 내는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BMW 차량에 대한 운행정지명령을 앞둔 15일 대전의 한 BMW 서비스센터에 차량들이 안전진단을 받기 위해 대기해 있다.[연합뉴스]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BMW 차량에 대한 운행정지명령을 앞둔 15일 대전의 한 BMW 서비스센터에 차량들이 안전진단을 받기 위해 대기해 있다.[연합뉴스]

서울시는 서울에 있는 리콜 대상 BMW 중 1000대 가량이 ‘운행정지’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지우선 서울시 택시물류과장은 “지난 12일 기준 5000대였지만, 15일까지 이 중 상당수가 안전진단을 마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는 16일 국토부로부터 명령서를 전달받는 즉시 25개 자치구에 전달한다. 자치구들은 이 명령서를 해당 차주에게 등기 우편으로 보낸다. 차주가 우편을 받았다는 확인이 되어야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편물 분류 작업 등을 고려하면 자치구들이 실제로 명령서를 발송하는 시점은 17일로 예상된다. 지우선 과장은 “명령서는 20일쯤 돼서야 차주들에게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16일 오전 10개 군·구 교통과장과 긴급회의를 연다. 동시에 해당 차주들에게 명령서를 등기 우편으로 보내고, 휴대전화 문자로 이를 알릴 계획이다. 20일부터는 인천지방경찰청과 합동 계도도 할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경찰의 차적 조회를 통해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차량이 발견되면 시 직원이 동승하거나 차량으로 안내해 진단 가능한 BMW 서비스센터까지 동행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차주들이 서둘러 안전진단을 받도록 전화와 문자 발송도 병행한다.   
15일 전북 전주시 BMW전주서비스센터 차고지에 있는 차량 내부에 안전점검 완료 안내문이 붙어있다.[뉴스 1]

15일 전북 전주시 BMW전주서비스센터 차고지에 있는 차량 내부에 안전점검 완료 안내문이 붙어있다.[뉴스 1]

 
이번 조치의 실효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BMW의 안전진단 여부를 알 수 있는 방법은 경찰이 차적 조회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도로를 달리는 차량을 일일이 단속하는 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일부 지자체는 경찰과 합동 단속을 하기엔 인력도 부족하다. 부산시 관계자는 “단속은 2인 1조로 해야 하는데, 구청마다 자동차관리사업 담당자는 1명뿐이다. 구청에서 단속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안전진단 여부를 표시하는 차량용 스티커 등을 배포할 계획도 없다.  
 
차주들의 반발도 지자체에 부담이다. 최모(30)씨는 리콜 대상 BMW(2016년식 X4 xDrive20d)를 소유했지만, 아직 안전진단을 받지 않았다. 그는 운행정지 명령서를 받는 순간부터 차를 사용하지 못한다. 그는 “업무상 차가 필요한데 너무 막막하다”고 말했다. 경상북도의 한 관계자는 “본격적인 단속이 이뤄지면 차주들의 반발과 항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자체들은 단속과 처벌보다는 안전진단을 독려하는데 주안점을 둘 계획이다. 문광일 부산시 자동차관리팀장은 “BMW 차주도 피해자란 접근이 필요하다. 대상 차주들이 안전 진단을 받도록 독려하겠지만, 운행정지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고 고발하는 등의 적극적인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준태 경기도 교통국장은 “이번 사태는 차주의 과실이 아니라, 제작사의 문제에서 비롯된 만큼 차주에게 벌금을 물리기보다 안전진단을 받게 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리콜 대상 BMW는 15일부터 정부서울청사와 세종청사 등 전국 10개 정부청사에 주차가 제한됐다. 행정안전부는 이들 차량이 ▷청사 주차장 ▷인화성 물질이 있는 주차구역 ▷화재에 취약한 필로티 구조건물 주차장 등을 이용할 수 없도록 했다.
 

임선영 기자, 인천·대구·부산·수원=임명수·김윤호·이은지·최모란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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