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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2심 재판 뒤집힐 가능성은…가능성 작지만 사실오인 판례 있어

중앙일보 2018.08.15 14:59
안희정(53)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법원에 검찰이 즉각 항소 의사를 밝히면서 2심에서 판결이 뒤집힐 수 있을지가 법조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15일 중앙일보가 안 전 지사에게 적용됐던 주요 혐의인 '피감독자간음죄'와 관련한 판결문을 살펴본 결과, 1심에서 무죄를 받은 사건에서 2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경우는 드물었다. 다만 ‘사실오인’이 인정될 경우 2심에서 유죄가 인정되고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사례가 있었다.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4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무죄를 선고받았다. 변선구 기자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4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무죄를 선고받았다. 변선구 기자

전주지법은 2015년 중소기업 사장 A씨가 여직원과 단둘이 회식 중 연봉협상 및 업무협력 등에 대해 언급하며 성추행을 시도하고 자신의 차량 안에서 여직원을 성폭행한 사건에서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피해 여성이 회식 중 추행을 당한 뒤에도 자진해서 A씨의 차량의 탑승했고, 성폭행 이후 A씨의 차량을 타고 집으로 간 정황 등이 고려됐다. 또 피해여성이 직접 신고를 하지 않고 그 지인이 경찰에 신고를 한 점도 의심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원심을 파기하고 A씨에게 징역 8월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80시간을 명령했다. 2심 재판부는 "집에만 데려다 주겠다는 A씨의 말을 믿었다"는 피해여성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고, 성폭행 뒤 피해여성이 옷을 추스르기도 전에 A씨가 시동을 켜고 차량을 출발시켰다는 사실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또 피해 여성이 A씨의 회사에서 오랜 시간 일해온 상황에서 다른 의도를 갖고 신고할 이유가 없었다는 주장도 인정됐다. A씨는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대법원도 이를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법도 지난 2013년 의류판매업을 하는 B씨가 피팅모델에 지원한 20대 여성을 불러 촬영을 핑계로 추행과 성폭행을 일삼을 사건에서 B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성추행과 성폭행이 수차례 반복됐음에도 피해여성이 자진해서 B씨를 찾아간 정황이 고려됐다. 그러나 고등법원은 원심을 파기하고 B씨에 대해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 신상정보공개 3년을 명령했고 이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2심 재판부는 "촬영을 위해 신체접촉이 불가피하다"는 B씨의 말을 피해여성이 믿었다는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했으며, 같은 방식으로 피해를 입은 여성들이 있다는 정황도 참작됐다.  
수행비서 성폭력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왼쪽 사진)가 14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날 재판부는 고소인인 전 충남도 정무비서 김지은씨(오른쪽 사진) 진술의 신빙성이 낮다고 봤다. [중앙포토]

수행비서 성폭력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왼쪽 사진)가 14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날 재판부는 고소인인 전 충남도 정무비서 김지은씨(오른쪽 사진) 진술의 신빙성이 낮다고 봤다. [중앙포토]

 
법조계에서는 안 전 지사에 대한 2심에서 무죄가 유죄로 뒤집힐 가능성 자체는 사실상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노영희 변호사는 "그동안 위력에 의한 간음은 장애인 및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적용돼 왔고, 이번 판결에서 재판부도 위력에 대한 간음 부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 변호사는 "가능성은 낮지만 1심에서 탄핵당한 피해자의 주장이 사실로 받아들여질 새로운 증거나 정황들이 나와 사실오인이 인정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법리오해에 의해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도 제기한다. 최진녕 변호사는 "지금 상황에서는 1심 공소사실에 제기된 여러가지 증거 및 증언에서 새로운 사실이 나올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낮아보인다"며 "만일 유죄가 선고된다면 위력에 대한 법리적 해석을 2심 재판부가 다르게 함으로써 법리오해에 의한 원심 파기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명숙 변호사도 "1심 재판부가 위력에 의한 간음을 너무 좁게 해석한 측면이 있다"며 "사실오인을 떠나 위력에 대한 해석을 더 넓게 한다면 2심에서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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