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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명 영아 학대하고 1억원 보조금 챙긴 화곡동 어린이집 원장 자매

중앙일보 2018.08.15 10:11
지난달 20일 화곡동 어린이집 영아 사망 사건 관련 긴급체포된 보육교사 김모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0일 화곡동 어린이집 영아 사망 사건 관련 긴급체포된 보육교사 김모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서구 화곡동 어린이집에서 지난달 발생한 영아 학대 치사 사건과 관련, 해당 어린이집 교사들이 총 8명의 원생을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구속된 보육교사 김모(59)씨와 쌍둥이 자매인 어린이집 원장 김모(59)씨가 1억원 상당의 보조금을 부정으로 받은 정황이 새롭게 밝혀졌다.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강수산나)는 화곡동 어린이집에서 11개월 영아를 재우면서 이불을 뒤집어씌운 뒤 눌러 질식사에 이르게 한 보육교사 김씨를 아동학대치사·영유아보육법 위반 혐의로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고 이날 밝혔다. 원장 김 씨와 또 다른 보육교사 김모(46)씨는 아동학대치사 방조·영유아보육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보육교사 김씨는 지난 18일 피해 영아의 얼굴과 전신에 이불을 뒤집어씌워 약 6분간 움직이지 못하게 껴안고, 엎드린 자세로 피해자의 몸 위에 올라타 8초간 눌러 사망에 이르게 했다.
 
검찰은 폐쇄회로TV(CCTV) 분석을 통해 김씨가 총 24회에 걸쳐 비슷한 방식으로 영아를 재운 것을 확인했다. 피해 아동은 8명(남아 4명, 여아 4명)으로 당시 5개월 된 영아도 포함됐다.
 
누워서 편히 쉬려고...멍석말이 형태로 아이 재워 

 
검찰에 따르면 김씨가 이런 식으로 영아를 재운 이유는 아이들이 빨리 자야 자신도 옆에서 자거나 누워서 편히 쉴 수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암막 커튼으로 방안을 컴컴하게 한 뒤, 멍석말이 형태로 영아들의 전신에 이불을 씌우고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김씨는 조사에서 "잘못된 방법인 것은 알았지만 죽을 줄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장 김씨와 또 다른 보육교사 김씨는 같은 방에서 이를 아무런 제지 없이 방조했으며 영아를 학대한 혐의도 받고 있다. 원장 김씨는 15개월 영아의 양다리를 붙잡고 거꾸로 들어 올렸다 손을 내팽개쳐 학대했으며 보육교사 김씨도 온몸이 이불에 둘둘 말려 있는 13개월 영아를 확 잡아당긴 뒤 구석으로 밀쳐 학대한 사실이 CCTV 영상을 통해 확인됐다.  
 
지난달 18일 서울 강서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생후 11개월된 남자 아기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어린이집 교사 김 모씨(59)는 아이를 재우는 과정에서 몸을 누르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이날 긴급체포 됐다.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의 사건 발생 어린이집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뉴스1]

지난달 18일 서울 강서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생후 11개월된 남자 아기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어린이집 교사 김 모씨(59)는 아이를 재우는 과정에서 몸을 누르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이날 긴급체포 됐다.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의 사건 발생 어린이집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뉴스1]

"보조금 위해 가족 등록하는 어린이집 많아"...관리감독 필요
검찰에 따르면 원장 김씨가 보육교사 김씨와 또 다른 보육교사 김씨를 1일 8시간 근무하는 보육교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담임 보육교사로 올린 뒤 1억원 상당의 보조금을 부정수급한 혐의도 받고 있다. 1일 5시간 근무하는 시간제 교사 A씨도 지난 6월부터 근무시간을 부풀려 194만원을 부정수급했다.
  
가족을 보육교사로 허위 등록해 보조금 부정수급하는 문제는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지난 6월 아들과 며느리까지 보육교사로 허위등록하고 근무시간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보조금 1억원을 빼돌린 원장이 적발됐다. 권익위 복지보조금부정신고센터는 2013년 10월부터 지난 5월까지 5년간 보건복지 분야에 대한 총 1843건의 신고를 접수해 492억원의 부정수급을 적발했다.  
  
김명자 보육교사연합회 회장은 “보조금을 위해 사이버 등으로 보육교사 자격증을 따서 가족을 등록시키는 경우가 많다"며 "원장의 부정행위를 보고 다른 교사들도 잘 신고를 못하는데 가족이 끼면 더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서류가 완벽하면 보조금이 지급되는 지금의 방식보다 현장의 관리 감독을 더욱 확실히 이런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서구청은 이 어린이집에 대한 폐원조치 및 피의자들에 대해 2년간 보육교사 자격정지 처분 예정이며 부정으로 받은 보조금에 대해서도 환수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아동학대 혐의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에는 보육교사 자격이 취소된다.
  
검찰 관계자는 "7월 중 2주간의 CCTV만 분석한 게 20여건 이상의 학대가 발견됐다. 이전 날짜의 CCTV까지 확인되면 별도 입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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