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호남 송영길, 경기 김진표, 충청 이해찬…지역 거점 찍고 플러스 알파 공략

중앙일보 2018.08.15 06:00
민주당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송영길, 김진표, 이해찬 후보(기호순). [연합뉴스]

민주당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송영길, 김진표, 이해찬 후보(기호순). [연합뉴스]

 
‘호남 송영길, 경기 김진표, 충청 이해찬.’
8ㆍ25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각 후보의 ‘지역 거점’이다. 송영길ㆍ김진표ㆍ이해찬 후보(기호순)의 지역 기반은 표면적으로 호남·경기·충청이다. 하지만 지역이 표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당권을 둘러싼 복잡한 함수와 셈법이 있어서다. 후보들은 이를 적절히 활용하고 계산한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당대표 후보가 1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당대표 후보가 1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흥 출신, 인천시장 지낸 송영길
기호 1번 송영길 후보의 상징성 중 하나는 유일한 호남(전남 고흥) 후보라는 점이다. 송 후보가 당선된다면 2008년 7월부터 2년간 민주당 대표를 역임한 정세균 전 국회의장 이후 10년만의 호남 당 대표가 된다. 당내에 잠재돼 있던 ‘호남 리더’에 대한 갈증을 송 후보가 해소할 수 있다고 송 후보의 캠프는 주장한다.
 
민주당 내 호남 권리당원은 전체의 27%인 약 19만 명이다. 권리당원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서울ㆍ경기ㆍ인천 당원의 3분의 1가량도 호남 출신이다. 호남 당원의 표심이 판세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거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송 후보는 “호남 출신 당 대표가 영남 출신 대통령과 균형을 맞춰 지역 통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송 후보의 또 다른 지역 기반인 인천은 어떨까. 그는 인천시장을 지냈고, 인천 계양을이 지역구다. 인천시당위원장인 재선의 윤관석 의원(남동을), 신동근 의원(서을)이 송 후보를 직간접적으로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홍영표 원내대표 등 인천 지역 범친문계 의원들과는 가는 길이 다른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당대표 후보가 13일 광주 동구 계림동 광주4·19혁명기념관에서 호남4·19혁명단체총연합회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당대표 후보가 13일 광주 동구 계림동 광주4·19혁명기념관에서 호남4·19혁명단체총연합회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원 출신 김진표, 전해철과 도움 주고받아
경기도는 수원에서 태어나 수원에 지역구를 둔 기호 2번 김진표 후보가 우세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방선거 때 경기지사 경선에 나섰던 ‘친문’ 전해철 의원이 김 후보를 전폭 지원하고 있다. 당시 김 후보가 전 의원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전 의원은 당시 이재명 현 경기지사와 경선에서 경기도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 66명 중 53명의 지지를 받았다.
 
반면, 김 후보는 다른 두 후보에 비해 호남 지지세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광주ㆍ전남과 달리 전북에서는 김 후보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한다. 김 후보는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오래전부터 저를 지지해왔다”고 말했다.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정 의원은 전북 진안 출신의 5선 의원이다. 5번 중 3번은 고향에 출마해 배지를 달았다.

 
김 후보는 강원도와의 인연도 강조하고 있다. 1980년대 초 강원 영월 세무서장으로 부임해 그곳에서 가족과 함께 살았다고 한다. 김 후보는 지난 10일 페이스북에서 “아이들이 영월에서 학교를 다녔고 저와 아내는 학부형이었다”며 “작은 가게를 하는 분들이 세금에 대한 문의를 많이 주셨고 부당한 것들을 많이 바로잡아 드렸더니 저를 ‘세금 깎아주는 세무서장’이라고 불러주셨다”고 회고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당대표 후보가 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당대표 후보가 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세종시의 상징 이해찬, 경남지사와 돈독
호남, 서울, 경기 다음으로 권리당원 수가 많은 충청권에선 기호 3번 이해찬 후보가 상대적으로 좋은 입지를 갖고 있다. 충남 청양 출신인 데다, ‘세종시 수도 이전’을 상징하는 장점을 가졌다. 이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 국무총리로서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을 강력히 밀어붙였다. 이 후보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 때인 2016년 ‘친노 좌장’으로 낙인 찍혀 공천에서 배제되자 세종시에서 무소속 출마해 당선됐다. 이 후보가 20대 국회에 들어와 처음으로 발의한 법안이 세종시 국회 분원 설치를 골자로 한 국회법 개정안이다.
  
반면 이 후보는 ‘충북 홀대론’을 관리해야 하는 입장이다. 세종ㆍ대전ㆍ충남에 비해 충북은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KTX 세종역 신설을 놓고 KTX 오송역이 있는 충북 지역은 달갑지 않은 입장이다. 김진표ㆍ송영길 후보는 명확하게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는 지난 6일 대전 TV토론회에서 세종역 신설 재추진 의사를 밝혔지만, 반발이 거세지자 최근에는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남아있는 부산ㆍ경남 역시 이 후보에게 유리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이 후보는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해 “누구보다 곧고 선한 마음으로 정치하는 사람이다. 이해찬이 지켜내겠다”며 돈독함을 과시하고 있다.
 
이처럼 후보들에겐 자타가 공인하는 지역 거점이 있지만, 대놓고 내세우기가 어려울 때도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특정 지역을 거점으로 삼아 선거 운동을 하면 다른 지역에서 반감을 살 수 있기 때문에 후보 입장에선 난감한 문제”라며 “결국 다양한 지역 출신이 모여있는 서울 표심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