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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만 45%! 아르헨티나에 투자할 방법 없을까?

중앙일보 2018.08.15 04:00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마돈나가 함께 촬영했던 영화 에비타.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마돈나가 함께 촬영했던 영화 에비타.

‘터키발 충격’에 외환위기에 직면한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1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45%로 끌어올렸다. 세계 최고 수준에 한국 기준금리(연 1.5%)의 30배다. 1억원을 투자하면 1년 만에 4500만원을 더 얹어 돌려주는 은행. 한국 어디를 둘러봐도 없다. 2%대 금리에 지친 한국 투자자로선 아르헨티나에 투자할 방법이 없나 궁금할 수 있다.  
 

국내에서 아르헨티나 직접 예금 방법은 없어
미국 시장 상장된 아르헨티나ETF는 가능…"신중하게 판단해야"
전문가들, 재테크 대피처로 커버드콜ETF, ELS 등 추천

15일 본지는 증권사ㆍ은행 프라이빗뱅커(PB)와 투자 전문가에게 아르헨티나 금융 투자 방법을 물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그림의 떡’ 아니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일단 돈을 넣어놓기만 해도 연 45% 이상의 꿈같은 금리를 주는 아르헨티나 예금 상품을 국내에서 가입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김주형 유안타증권 고객자산운용본부장은 “국내에서 아르헨티나 금융 상품은 취급하지 않고 있다”며 “아르헨티나와 국내 시장의 연결 고리가 없어 직접 투자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배승호 하나금융투자 PB도 “아르헨티나 금융 상품은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국내 증권사 내부 심의를 통과해 시장에 들여오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이번 아르헨티나의 금리 인상은 해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 유동운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아르헨티나는 해외 투자를 이미 IMF 구제 금융을 통해 받고 있다”며 “이번 금리 인상은 구제 금융 과정에서 부실 대출 등을 털어내기 위한 것인 만큼, 해외에 있는 개인 투자자가 직접 투자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Handout photo released by the Argentinian Senate's press office of the view of the square of the Dos Congresos in Buenos Aires on August 8, 2018 where people (L) gather in support of the approval of the bill legalizing the abortion and other (R) supporting the rejection of the bill already approved by the lower chamber. (Photo by PABLO GRIMBERG / Prensa Senado / AFP)/2018-08-09 05:19:36/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Handout photo released by the Argentinian Senate's press office of the view of the square of the Dos Congresos in Buenos Aires on August 8, 2018 where people (L) gather in support of the approval of the bill legalizing the abortion and other (R) supporting the rejection of the bill already approved by the lower chamber. (Photo by PABLO GRIMBERG / Prensa Senado / AFP)/2018-08-09 05:19:36/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그렇다고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에 투자할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미국 시장에 상장돼 있는 아르헨티나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미국 시장에 상장된 아르헨티나 ETF로는 글로벌×MSCI 아르헨티나ETF와 아이쉐어즈MSCI아르헨티나&글로벌엑스포저ETF등이 있다. 두 ETF 모두 7월 초 저점을 찍고 반등했으나, 8월 들어 다시 하락세를 보이며 저점을 향하는 추세다. 13일 글로벌×MSCI 아르헨티나ETF는 지난 8월 1일 대비 7.9% 하락한 27.40달러에, 아이쉐어즈MSCI아르헨티나&글로벌엑스포저ETF는 같은 기간 8.0% 하락한 23.21달러에 장을 마쳤다. 
 
유동운 연구원은 “통상적인 IMF의 구제금융 과정을 생각해보면, 처음에는 주식 시장이 바닥을 치다가 금리가 점차 하락하면서 주식 가치가 다시 상승한다”며 “아르헨티나 시장이 바닥을 치고 나아질 것이라 생각한다면 지금 아르헨티나 ETF에 투자한 뒤 때를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ETF에 투자를 하기 전 주의해야할 점이 있다. IMF의 구제 금융으로 한 고비 넘겼지만, 여전히 경제 위험성이 해소되지 않은데다가 증시와 채권의 ‘동반 부실화’ 가능성도 제기되기 때문이다. 페소화 가치가 지금보다 더 떨어지면 펀드 수익률이 높다 하더라도 환차손을 입을 수도 있다.  
 
이민홍 한국투자증권 상품전략부 팀장은 “아르헨티나 투자는 지금 상황에서 위험하다고 판단해 개인 투자자에게 권유하고 싶지 않다”며 “터키를 비롯해 이머징 마켓의 환율이 매우 위험한 상황이고, 아르헨티나의 경우 자체 경제도 안정적이지 않은 만큼 투자 결정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처럼 터키,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 마켓의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자 지수가 하락하면 이윤을 얻는 인버스ETF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도 느는 추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3일 기준 일주일 동안 국내 시장의 인버스ETF로 444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역외펀드까지 고려한다면 유럽이나 신흥국 지수를 추종하는 인버스펀드의 자금 유입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인버스ETF는 개인투자자에게 위험한 상품”이라고 조언했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인버스ETF는 장이 조금만 변동해도 원금까지 다 잃을 수 있을 만큼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이 쉽게 생각하고 접근했다간 큰 손해를 입을 수 있다”며 “전문 투자가가 아니라면 인버스ETF는 거리를 두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대신 전문가들은 ‘재테크 피난처’로 커버드콜ETF와 ELS 등을 추천했다. 커버드콜은 주식을 매수하면서 동시에 콜옵션을 매도해 ‘옵션 프리미엄(가격)’을 얻는 전략으로, 커버드콜ETF는 시장이 하락할 때 보유 주식의 손실을 옵션 프리미엄으로 일부 상쇄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증시 하락 시 커버드콜ETF는 포트폴리오를 방어하는 효과가 있다”며 “주식 시장이 하락해도 콜옵션을 보유하게 되는 만큼, 지금처럼 증시가 불안한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에게 안정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현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ELS를 추천하며, “ELS에 편입되는 게 홍콩과 유럽 주식이 주로 사용되지만, 추가적인 예상 하락 폭이 적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가입하는 것은 괜찮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을 고루 배분해 투자하는 자산배분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변동성 장세에서는 괜찮은 재테크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지수펀드(ETF)=특정한 지수의 움직임에 연동해서 운용되는 인덱스 펀드의 일종으로, 거래소에 상장돼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다. 국내 시장지수뿐 아니라 해외 주요 국가의 시장지수 등과 연계된 상품 등 종류가 다양하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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