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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 ‘궁중족발’ 건물주 “나는 인민재판 받고 있다”

중앙일보 2018.08.15 01:00
'궁중족발 망치폭행사건' 당시의 CCTV 화면. [건물주 이모씨 페이스북 캡처]

'궁중족발 망치폭행사건' 당시의 CCTV 화면. [건물주 이모씨 페이스북 캡처]

지난 11일 서울 체부동 212번지 태성빌딩 1층 궁중족발 자리는 철거가 이뤄졌다. 건물주 측의 강제 집행을 막기 위해 임차인 측이 건물 입구에 쌓아놓은 집기 등을 모두 들어낸 것이다. 건물주와 궁중족발 쌍방 간의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진 지난해 10월 이후 1년 만이다. 이로써 지난 2016년 1월 이후 건물주가 바꾸며 3년째 이어진 ‘궁중족발 사건’은 결국 식당이 없어지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지난 11일 서울 체부동 태성빌딩 1층 궁중족발 음식점 자리를 건물주측이 철거하고 있다. 김영주 기자

지난 11일 서울 체부동 태성빌딩 1층 궁중족발 음식점 자리를 건물주측이 철거하고 있다. 김영주 기자

하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다. 지난 6월 7일 임차인 김모씨가 건물주 이모씨를 갈등 끝에 망치로 폭행한 사건에 대한 재판이 다음 달 초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다. 또 정부와 국회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궁중족발 분쟁은 상징적인 사건으로써 여론의 관심이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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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주 이씨는 중앙일보와 수차례 전화 통화를 통해 “피해자인 내가 인민재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정한 계약갱신 5년 만료 후 “합법적으로 (임차인에게) 나가라”고 했는데, 여론은 자신을 ‘악덕 임대업자’로 취급한다고 항변했다. 명도소송에서 승소한 이후 법적 절차에 따라 강제집행을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씨는 “그쪽(임차인)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는데 잘 됐다. 검사가 제사한 증거들을 보고 일반국민 배심원이 어떻게 판단할 지 (나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궁중족발사건’은 “법을 지키지 않는 임차인의 불법 점유에서 시작됐다”며 “경찰이 (김씨를) 중간에 잡아갔으면 벌금형으로 끝났을 일”이라고 주장했다. 
 
태성빌딩(궁중족발이 있던 3층 건물)을 48억원에 매입해 최근 70억원에 내놓았다는 게 맞나.
“얼마에 샀는지 기억이 안 난다. 근데 그게 왜 궁금하나. 내가 건물을 얼마에 사든, 얼마에 내놓든 그게 무슨 상관인가. 20년 동안 임대업을 하면서 한 번도 건물을 되팔 목적으로 사지 않았다. 그 건물도 개축후 세를 놓으려고 매입한 것이다.”
 
매입 후 월세를 4배 올렸다는 얘기가 있다
“임대료는 훨씬 뒤에 나온 얘기고, 처음엔 ‘나가라’고 했다. 그 이후에 월 700만~800만원 주고 들어온다는 사람이 나타나서 1000만원 얘기는 한 적이 있다. 사람들이 잘 모르면서 이러쿵저러쿵 하는데, 월세 1200만원은 있지도 않은 얘기다. 지금 문제의 핵심은 그게 아니다.”
 
그렇다면 ‘궁중족발사건’ 문제의 핵심은
“임차인을 포함해 맘상모(맘 편히 장사하고픈 상인모임)가 법을 지키지 않고 무력시위를 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명도소송 승소 후 11월 집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임차인) 김씨와 맘상모가 다시 뚫고 들어왔다. 사인 간의 분쟁을 해결하는 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억지를 펴고 무력을 쓰는 게 맞나. 법을 인정했으면 벌써 해결됐을 일이다. 대한민국은 3심제를 거치고도 인민재판을 한 번 더 받아야 하는 나라인가.”
 
임대차 계약에서 아무래도 임차인이 약자라고 보기 때문 아니겠나. 그래서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는 것 아닌가.
“누가 약자인가. 임차인을 일방적으로 약자라고 볼 수 있나. 상가임대차보호법도 계약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한다고 하는데, 결국 부담은 임차인에게 돌아가게 돼 있다. 10년 동안 임차인을 내보내지 못한다고 하면 건물주는 계약 기간 10년을 고려한 임대차 계약을 맺으려 할 것이다. 또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보상해줘야 한다고 하는데, 임대인이 바보가 아닌 이상 애초 임차인에게 내줄 권리금을 계산해서 받아내려고 할 것이다. 결국 임대료 인상만 부추길 뿐이다.”
 
지난 2016년 1월 건물 매입 이후 2년 넘게 이 씨를 지켜본 주변 서촌 상인들은 이 씨를 “프로 임대업자”라고 말했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이 씨는 태성빌딩을 48억원에 매입했는데 최근 70억원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매가 이뤄진다면 2년 만에 수십억 원의 시세차익을 거두는 셈이다. 또 상인들은 이씨에 대해 “독특한 건물주”라고 평했다. 인근 상인 곽모씨는 “중재를 하러 간 한 지인이 (건물주에게) 욕만 먹고 왔다고 하더라”고 했다. 또 다른 상인 유모씨는 “이전에 서촌에서 보던 건물주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씨는 궁중족발이 있던 태성빌딩 말고도 빌딩을 여러 개 소유한 수백억원대 자산가로 알려져 있다. 또 임대업을 하기 전엔 가구 수입업자로 일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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