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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진단 안 받은 BMW 2만여 대 … 첫 운행정지 명령

중앙일보 2018.08.15 00:12 종합 1면 지면보기
화재 사고가 끊이지 않는 BMW의 리콜 대상 차량에 대해 사상 초유의 운행정지명령 절차가 개시됐다. 시·군·구에서 BMW 차주에게 개별적으로 발송한 명령서가 도착하는 즉시 효력이 발생하며 긴급안전점검을 받으면 운행정지 명령이 해제된다. 명령서는 대부분 다음주 초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1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BMW 차량 운행정지 결정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김 장관은 이 자리에서 “13일 자정 현재 리콜 대상 차량 10만6317대 중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차량은 25%가량인 2만7246대”라며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긴급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차량에 대해 자동차관리법 37조에 따라 점검 명령과 함께 운행정지명령을 발동해줄 것을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차량에 대한 점검 명령과 운행정지명령 권한은 시·군·구가 갖고 있다. 그는 또 “리콜 대상 차주들은 불편함이 있더라도 더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달라”며 “BMW 측은 차주가 원할 경우 무상 대차 등 편의 제공도 차질 없이 이행하고 최근 제기되고 있는 모든 의혹에 대해 책임 있고 명확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의 실효적 강화, 결함 은폐 및 늑장 리콜에 대한 엄정한 처벌 등 자동차 안전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렌터카 대책없이 강행 … BMW 차주들 “정부가 책임 전가” 
 
14일 오후 서울 성산BMW 서비스센터에 안전진단을 맡긴 BMW 차량들이 센터 주차장은 물론 뒤쪽 인근 초등학교 운동장까지 주차돼 있다. [오종택 기자]

14일 오후 서울 성산BMW 서비스센터에 안전진단을 맡긴 BMW 차량들이 센터 주차장은 물론 뒤쪽 인근 초등학교 운동장까지 주차돼 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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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국토부는 이날 오후 전국 시·도 교통국장 회의를 열고 운행정지명령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또 국토부는 이날 자정에 긴급안전진단이 마감되면 진단을 받지 않은 BMW 차량 현황을 파악해 각 시·군·구에 보내 운행정지명령서를 발송토록 할 계획이다. 대상은 2만 대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운행정지명령서는 우편으로 발송되며 이를 받은 차량은 긴급안전점검 목적 외에는 운행해서는 안 된다.
 
김경욱 국토부 교통안전실장은 “우편 외에 문자나 전화 등을 통해서도 안전진단을 받도록 독려할 방침”이라며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채 무리하게 운행을 강행하다 사고를 내는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에 대해 BMW 차주들은 격앙된 분위기다. 정부가 차주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BMW 520d 차량 소유주는 “피해자들을 구제하기는커녕 피해자들의 불편함을 가중시키고 불안감을 조성하는 정책”이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운행정지명령을 받은 차량이 무리하게 운행하다 사고를 낼 경우 처벌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한 반발도 나온다. 하종선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정부의 무능으로 발생한 사태의 피해를 차량 소유주에게 전가하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차주들에게 필요한 렌터카가 충분히 준비됐는지도 논란이다. 정부의 이번 조치로 2만여 명의 BMW 차주가 운행정지명령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BMW 520d 차량 소유주는 “10~12월에나 개량된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를 교체할 수 있는 상황에서 렌터카가 원활하게 공급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도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한 자동차업체 관계자는 “에어백·브레이크 등 부품 결함으로 자발적 리콜을 할 경우 운행정지 가능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향후 불똥이 튀지 않을까 예의 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앞으로 특정 차종에서 화재가 연이어 발생할 경우 국토부가 이에 대해 운행정지명령을 내리지 않는다면 이번 BMW 운행정지 결정은 두고두고 형평성 논란을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문희철 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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