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재판 방청한 김지은씨 “법정서 정조 얘기할 때 결과 예견”

중앙일보 2018.08.15 00:08 종합 2면 지면보기
김지은

김지은

‘무죄’
 

“안희정 범죄 법적으로 증명할 것”

두 글자 제목으로 시작하는 글을 통해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비서였던 김지은(33·사진)씨는 14일 “부당한 결과에 주저앉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이날 1심 재판부가 안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직후다.
 
김씨는 변호사를 통해 내놓은 1장짜리 입장문에서 “어둡고 추웠던 긴 밤을 지나 여기까지 왔다. 무서웠고 두려웠다. 침묵과 거짓으로 진실을 짓밟으려던 사람들과 피고인의 반성 없는 태도에 지독히도 아프고 괴로웠다”고 심정을 밝혔다. 그는 “그럼에도 지금 제가 생존해 있는 건 미약한 저와 함께해주는 분들이 있어서였다”며 “숱한 외압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진실된 목소리를 내주셨고, 함께해 주셨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김씨는 이날 재판 결과에 대한 아쉬움도 표현했다. 그는 “재판정에서 ‘피해자다움’과 ‘정조’를 말씀하실 때 결과는 이미 예견되었을지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김씨가 이렇게 말한 건 지난달 6일 2차 공판(비공개) 때 겪었던 일 때문이다. 당시 사정을 아는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대표는 “당시 재판부가 김씨에게 ‘정조를 허용했냐’고 말해 피해자 변호사가 이의를 제기했다”며 “재판부가 ‘피해자다움’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16시간의 심문에서 ‘피해자답지 못하다’는 식으로 다그치듯 질문했다. 이에 김씨가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글에서 “제가 굳건히 살고 살아서 안희정의 범죄 행위를 법적으로 증명할 것이다. 권력자의 권력형 성폭력이 법에 의해 정당하게 심판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약자가 힘에 겨워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세상이 아니라 끝까지 살아남아 진실을 밝혀 범죄자는 감옥으로, 피해자는 일상으로 돌아가는 초석이 되도록 다시 힘을 낼 것”이라며 “끝까지 함께해 달라. 간절히 부탁한다”고 글을 맺었다.
 
이날 김씨는 검은색 재킷에 검은색 뿔테 안경을 쓰고 짧은 머리를 뒤로 묶은 모습으로 법정에 나와 선고를 들었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