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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질책 다음날, 박능후 “68세 연금 지급 고려한 적 없다”

중앙일보 2018.08.15 00:02 종합 8면 지면보기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연금 지급 연령을 68세로 연장하는 방안을 고려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뉴스1]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연금 지급 연령을 68세로 연장하는 방안을 고려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뉴스1]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연금 수령 개시 연령을 68세로 늦추는 것을 고려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국민연금 개편의 기본 원칙으로 ‘노후소득 보장 확대’를 제시하며 복지부를 강하게 질책하자 즉각 반응했다.
 

“노후소득 보장 확대” 원칙 나와
복지부, 소득대체율에 중점 둘 듯
문 대통령 대선 땐 ‘50% 회복’ 강조
보험료 안 올리면 노후 보장 곤란

박 장관은 이날 오후 17일 4차 국민연금 재정계산 발표를 앞두고 재정 안정 방안으로 국민연금 수령 개시 연령 연장이 추진된다는 보도와 관련, “아직 65세로 연장되지 않았는데 68세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완전히 사실이 아닌 이야기”라고 말했다. ‘68세 연장 방안’은 재정계산 방안으로 거론된 방안 중 가장 반발이 심한 부분이다. 올해 국민연금 수령 연령은 62세로, 2033년까지 65세로 단계적으로 늦춰지게 돼 있다.
 
박 장관은 문 대통령이 노후소득 보장 확대 원칙을 강조한 것과 관련, “제 생각과 맥락이 겹친다”며 “문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에 중점을 뒀지만, 두 가지 중요한 제도, 즉 기초연금·퇴직연금을 연계해 사각지대 없이 노후소득이 보장되도록 전체를 보라는 뜻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올해 연금 개혁은 재정 안정과 노후소득 보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문 대통령과 박 장관이 노후소득 보장을 강조함에 따라 연금 개혁의 방향이 여기에 더 치중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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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국민연금 개혁과 인연이 깊다. 2007년 소득대체율(생애소득 대비 노후연금의 비율, 올해 45%)을 60%에서 40%로 낮추는 개혁을 할 때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다. 2003년 보건복지부가 ‘소득대체율 50%-보험료 15.9%’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본회의에서 부결됐고, 비서실장 시절 보험료 인상을 뺀 개혁을 완성했다.
 
그 후 문 대통령은 연금의 기능 회복을 강조했다. 2015년 야당(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때 공무원연금 개혁을 완성하면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40%에서 50%로 되돌리는 안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실무기구 합의안에는 이게 포함됐고, 여야 대표 합의문에는 빠졌다. 지난해 대선 TV토론에서 ‘50% 회복’을 주장했다. 13일 노후소득 보장 원칙 제시는 이런 맥락의 연장선이다.
 
하지만 50% 회복은 쉽지 않다. 보험료를 15.1%(2083년 2년 치 연금지급액 보유)로 올려야 한다. 문 대통령은 한 번도 재원 조달 방안을 명확하게 제시한 적이 없다. 지난해 대선에서 “국민연금 납부금(보험료)을 올리는 방법도 있고, 정부가 책임지는 방법도 있다. 많은 나라에서 국가가 직접 예산 편성해서 한다”고 말한 게 전부다.
 
문 대통령은 13일 국민연금 개편의 다른 원칙으로 ‘국민 동의와 사회적 합의’를 강조했다. 소득대체율을 높여 노후소득 보장 기능을 확대하려면 보험료 인상 없이는 불가능하다.  
 
20년 동안 보험료에 손대지 못한 이유는 국민 반발 때문이다. 국민 설득이 이번 개혁의 성패를 좌우한다.  
 
그래서 소득대체율을 50%로 되돌리지 말고 중간단계인 45%에서 멈추자는 제안이 나온다. 권미혁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이런 내용을 담은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제출한 상태다.  
 
하지만 이를 위한 재원 조달 방안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은 “435조원이 더 들고 기금 고갈이 6년 당겨진다”고 반대한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20대가 연금을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상황인데, 소득대체율만 갖고 얘기하는 건 큰 걸 두고 다른 얘기를 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재정을 지원해서라도 나중에 (연금을) 지급할 것처럼 얘기하는데, 기금이 고갈되고 부족한 부분을 세금으로 조달하면 그때 근로세대가 부담할 수 있을 것 같으냐”고 지적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세종=이에스더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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